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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대사님 나라인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하여 얼마나 노력하셨습니까?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지만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감명받습니다.

 

임기 말년인데 공적인 임무 때문에 돌아보지 못한 대한민국 곳곳을 여행하는 것도 훗날 대사님께서 대한민국 대사로 봉직하셨을 때를 회상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인데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사라는 직업이 정말 조국을 위하여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하는 것임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한국의 주미대사가 버시바우 대사님만큼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합니다.

 

대사가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전심전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주재국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말하면서 자국의 이익만을 관철하는 일은 외교관례상 그리 좋은 일은 아닙니다.

 

요즘 대사님의 주재국인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현상 하나가 무엇인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유는 대사님 조국인 미국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와 거리 행진입니다.

 

한마디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 안전하지 않으니까 재협상하라는 말입니다. 대한민국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 노출되어 있다는 말에 굉장히 자존심이 상했을 것입니다. 별 것 아닌 대한민국이 대국인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의심하는 것 자체가 모욕으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과학을 조금 배우라 했습니다. 미국은 과학이 발달하였는데 대한민국은 과학이 미천하다. 미개하다는 말입니다. 과학도 잘 모르는 미개한 백성들 분노에 휩쓸려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이 대국인 미국 대사관을 찾아 대사님께 고시 유보와 30개월령 이상을 수출하는데 자율규제를 해달라고 했으니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미국)가 실망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I can’t deny that we are disappointed)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직접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기자들에게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미국이 실망했다고 말입니다. 한글에서 '실망'은 "희망이나 명망을 잃음. 또는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하여 마음이 몹시 상함"을 뜻합니다. 대사님이 쓰신 'disappointed'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사님과 미국은 잘못이 없는데 대한민국이 잘못하고, 국민들이 과학도 모르기 때문에 미국과 미축산업자, 미국산 쇠고기가 모욕을 당한 느낌을 가졌으니 실망감은 엄청 났을 것입니다.

 

대사님은 '실망'이라는 말을 자주 쓰십니다. 지난 달 21일에도 대한민국 1야당인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하여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손학규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30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저는 대사님이 지적하신 과학도 모르는 무식한 대한민국 시민입니다. 그럼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미국은 과학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우주왕복선도 만들고, 의학이 발전했습니다. 사람 죽이는 무기도 잘 만듭니다. 그런데 과학을 그토록 잘 하는 미국은 소들을 도축할 때 전수검사를 하지 않습니까? 능력이 없는 것 아닙니까? 과학이 가장 발전했으니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전수검사를 해야 합니다. 0.1%정도만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과학에 전지전능한 나라인 미국이라면 일년에 도축되는 1000만리 소 전체를 전수검사하여 광우병 없는 미국임을 증명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대사님 조국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사료를 먹이는 것이 과학입니까? 그것은 과학이 아닙니다. 미국은 지금 30개월령 이하의 소는 주저앉는 소(다우너)라도 모두 사료로 사용가능합니다. 다우너는 광우병 의심 제 1순위 아닙니까? 소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전체 40Kg 중에 0.6Kg인 뇌와 척수만 제외하고 나머지 34Kg의 SRM을 사료로 만들어 가축에게 먹이고, 이것이 마지막에는 사람 먹을거리가 되게 하는 것이 과학입니까? 누가 무식한 사람인지 말씀하십시오.

 

그리고 버시바우 대사님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습니다. 외교관은 겉과 속이 다른 발언을 하는 사람입니다. 협상장에서는 고성이 오가지만 브리핑을 할 때는 서로 존중한다는 말을 해야 합니다.

 

주재국 야당 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실망했다라고 말하고, 주재국 국민이 무식하다는 듯한 말을 쉽게 하는 것을 보고 외교관이 가져야할 기본 자세를 갖추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런 말은 개인 사이에서 잘 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너는 과학도 잘 모른다고 할 수 있습니까? 인격 모독입니다.

 

버시바우 대사님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조용히 계십시오. 앞으로 어느 나라 대사로 갈지 모르겠지만 그 오만과 교만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대사님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사실 미국은 이미 지는 해입니다. 정오를 지나 서산에 넘어가는 해라는 말입니다. 다른 나라 사람을 모독하는 발언을 되풀이 하면 할수록 미국은 초라해집니다.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태그:#버시바우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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