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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인천시 학익동 대추나무 동네의 그 분은 무정부주의자입니다.

 

당신의 어머니와 당신의 아들은 모를 겁니다. 심지어 당신도 모를 것입니다.

 

야채 노상을 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매일 새벽 삼륜 개조 오토바이를 몰고 농산물시장에 나가시는 게 하루의 시작입니다.

 

언제인가 그 분은 신경마비된 반신을 이끌고 간만에 친구들과 소주 한잔을 했지요. 주점 앞에 삼륜차를 둔 지 2시간여… 밖의 소란을 들어보니 주차 시비에 당신의 애마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싸웠습니다. 일단은 양보했습니다. 주차 이동을 할려고 시동을 걸고 움직이는데 경찰은 뒤늦게 와 놓곤 음주측정을 하더군요. 그래서 면허 취소가 되었습니다.

 

지금 그 분은 무면허로 새벽시장에 나갑니다. 

    

그 분의 아들은 먼 시골로 위장 전입하여 살다가 도시가 그리워 올라온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고등학교를 자퇴해서 시간이 많은 편이지요. 밤에 일을 했습니다.

 

언제인가 편의점 야간일을 하는데 후배 녀석이 찾아와 놀리길래 때렸습니다. 그리고 후배아빠가 개인 합의를 원하시길래 기분이 더러워서 끝까지 합의를 안했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보호관찰소에 교육 받고 사회봉사기관으로 가야하는데, 안 나갔습니다. 그리고 관찰소 직원이 전화를 해서 욕을 하더군요. 똑같은 욕으로 응수했습니다. 결국은 소년분류심사원에 갔습니다.

 

얼마 전 그 분이 소주 한잔 하며 그러시더군요. 내일부터 3개월여 연락이 안될 거라네요.

 

이유는 묻지 말라는데, 결국은 말하시더군요.

 

올해 초까지 잘 타던 장애인용 전동스쿠터를 도둑 맞아 동사무소에 재발급 문의를 했는데, 분실은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해서 신고했는데 분실자 이름을 조회하면서 그러더래요, 당신은 현재 수배자십니다. 음주로 면허취소 후 벌금이 체납되었고 불이행이 되어 현재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어젯밤에 경찰이 전화를 해서 수배자 확인이 됐으니 내일 오전에 강제송환하겠다네요. 구치소 가면 세 끼 밥 잘 나오고 벌금도 까지니까 오히려 잘 됐는데 걸리는 것이 아들이랍니다.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나온 그 아들이 밥 잘 챙겨먹고 사회봉사 잘 마치도록 저보고 도와달라고 부탁하시네요.

 

어제부터 그 분의 아들. 그 녀석이 사회봉사 마지막 D-2일인데, 연락이 안 되네요. 보호관찰소에서는 에누리가 없네요.

 

그 분의 가족에게는 정부가 없습니다.


태그:#무정부주의, #장애인 , #장애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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