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수소에너지 상용화 기술로 장영실과학기술대상 등을 수상한 대체에너지 업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법원(판사 권기춘)은 4일 특정경제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에너지마스타 조길제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지난 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세계 최초로 일반 수돗물에서 수소를 분리시킨 뒤 이것을 태워 나오는 에너지로 448%의 열효율을 얻어 '물로만 보일러' 등 제품을 상용화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밝혔으나 검찰 수사결과 열효율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장영실과학기술대상을 수상하는 과정에서 수여기관인 사단법인 '장영실선생기념사업회'측에 7000만원을 건넨 사실도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조 대표는 자신을 '공학박사'이자 '제조물(PL)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이라고 말해왔지만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조 대표 등 회사 측은 수사기간 동안 기술검증단을 속이려 하는 등 증거인멸을 꾀했고, 지난 달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실질심사에는 아예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에너지마스터 김아무개 본부장은 잠적,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확보에 나서고 있다.

진보신당 측은 "해당 업체가 그동안 증거를 인멸하고 갖은 방법으로 정부의 기술 검증단마저 기만하고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잠적한 상태"라며 "그런데도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진보신당 측은 이 업체가 터무니없는 기술로 환경부장관상 등 각종 상을 받는 과정에서 정관계 및 과학기술계 불법로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수소에너지 효율성 실험 결과를 허위로 발표하는 방법으로 전국 22개 총판과 209개 대리점을 통해 169억여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진보신당 김양호 정책위원은 "조길제 대표가 '자체개발된 것이 단 한 개도 없고, 모두 타사의 제품을 개조한 것'이라고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장을 기각했다"며 "고소한 9명의 투자자를 제외한 160여명의 투자자를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구속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에너지마스타에 3천만원을 투자한 피해자대책위 대표 김익흥씨는 "지난해 3월 운영하던 가게를 정리하고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계를 위해 공사판에서 일하고 있다"며 "다른 투자자들도 고소에 동참해 사기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생업에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투자자중 상당수가 이 업체를 믿고 제품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에너지마스타는 고발당한 이후에도 '월간CEO'와 '해드라인뉴스' 1월호를 통해 자신들의 기술을 소개했다. 또 이 잡지를 대리점계약자들에게 배포하여 사기행각이 아님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