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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최된 2차공청회는 기대와 달리 소득없이 끝났다.
 25일 개최된 2차공청회는 기대와 달리 소득없이 끝났다.
ⓒ 부산장신대학교 학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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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장신대학교가 한 교수의 재임용 탈락을 둘러싼 이사회와 교수회, 그리고 학교와 학생들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그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사회를 중심으로 두 번째 공청회를 실시했다. 첫 번째 공청회가 학생회를 중심으로 배현주 교수의 재임용탈락 원인을 밝히는 자리였다면, 이번 두 번째 공청회는 이에 대해 총동문회와 이사회가 그 입장을 밝히는 자리여서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 3월 25일 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공청회는 약 5백 여명의 학생 및 이사회, 총동문회원 등이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이사회가 배현주교수의 재임용탈락을 결정지은 회의록 별지의 작성자에 대한 추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의혹을 풀 만한 소득은 없었다.

문제는 별지의 작성자가 누군가보다는 이사회가 이 별지를 근거로 배 교수를 탈락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는 별지의 존재를 부정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사회는 왜 자신들이 회의하고 첨부까지 한 자료에 대해서 작성자와 작성과정을 부정하는 것일까.

학교 교수회의 천병석 교수(전 기획처장)는 "자료(배 교수의 논문중복 판단여부의 근거가 되는)에 근거한 재임용 심사 기준과 기획위원회 자료가 이사회에서 반려되고 다시 기획위원회에서 재평가 된 자료가 이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채 인사위원회는 별지에 의해 평가되었다"고 했다.

그만큼 기획위원회에서 평가를 받은 배 교수의 논문중복여부 판단이 이사회에서 반려됐고, 다시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이사회는 기획위원회의 자료가 아닌 자신들이 작성한 '별지'에 의해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별지'의 존재를 껄끄러워 하고 있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학교 이사장인 이성만 장로를 비롯해 인사위원회 조지제 장로는 교수회의 거듭되는 질문에도 결국 '별지'작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빈축을 사기도 했고, 이사장은 공청회 도중에 자리를 떴다.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키는 이사회, 회의록 별지 "누가 썼는지 몰라..."

이처럼 이사회가 '별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자신들 스스로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행위라는 것이 교수들의 견해다. 모 교수는 "이사회는 회의록을 비롯한 자료를 철저히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더욱이 그 자료가 후폭풍이 예상되는 인사와 관련한 자료일 경우에는 작성자와 작성근거, 그리고 인사결정의 근거가 되는 모든 자료를 보존해서 대응해야 하지만, 이번 이사회는 자료의 존재조차 부정하면서 스스로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사회가 배현주 교수의 연구평가 자료를 반려하는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점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학교 기획처장인 왕인성 교수는 공청회에서 교원심사자료가 교원인사위원회와 총장을 거치고 이사회로 가는 과정이 정상이라며, 만약 재임용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역순으로 오는 것이 타당하지만 이사회는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가 개강을 앞둔 시점에 본인에게 탈락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또 교수협의회는 공청회를 마친 지난 27일 성명서를 통해(표 참조) 배현주 교수의 즉각적인 복직과 적절한 명예 회복, 사무처장의 해임, 그리고 이사회 주요 책임자의 용퇴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배현주 교수, 재임용 탈락에 명예훼손 피소까지.. 4월 2일 경찰에서 입장 밝힐 듯 

한편 배현주 교수는 자신의 재임용 탈락의 부당함을 알리는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당시 학교 행정을 담당하던 박 모 교수를 언급해 해당 교수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배 교수는 글에서,  

"교무처장이신 000교수님께 개인적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교무처장직에서 물러나주시고 몇 년 쉬신 후 다시 맡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본인은 물러나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계속 반려했다면 왜 교수님만을 교무처장에 두려고 하는지 그 뜻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중략) 교무처장이라는 교수공동체의 리더십자리에 있는 분이 동료교수를 보호해주시기는커녕 위에서 시키신 일이라고 밤늦게 아파트까지 찾아오셔서 충실하게 교무처장직을 감당하신 점에 대해서는 참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중략)   또한 교무처장이신 교수님은 제4차 생명목회 생명선교 워크샵에 오신 외부강사들에게 인사차 참여하지도 않으셨고 하필이면 그날 본인이 지도하는 동아리(혹은 연구모임) 학생들을 이끌고 엠티를 가셨습니다. 교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사랑은 인정하지만 동료교수들에 대한 기본적인 인간적 예의와 배려 그리고 공동체적이고 관계적인 감수성을 결여하신 모습은 신학교육적으로 참 위험하다고 느낍니다."(2월23일 학교 홈페이지)

이에 대해 해당 교수는 3월 2일, 배현주 교수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는데, 

"학문의 전당에 로고스의 흔적은 소멸되고 마녀사냥의 광기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여성신학자이신 교수님의 판단과 의도가 절대로 그러한 것이 아니었으리라 믿습니다. 교수님의 그 글 때문에 여론이 본질을 한참이나 벗어나 왜곡되어 확산이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그 어떠한 조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교수님과 본인의 사적인 문제를 공적인 장에서 적시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본인을 곤란한 처지에 몰아넣어서 교수님이 얻고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존경하는 교수님. 힘드신 것 이해합니다. 그러나 본인도 한 인간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매도될 수는 없습니다. 본인의 명예를 위해 호소합니다. 내일 즉 3월 3일 화요일 채플시간 시작 전까지 교수님이 올리셨던 동일한 장소에 공식적인 사과문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그 시간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사태는 전적으로 그 책임이 교수님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3월2일 배현주교수 홈페이지)

한편 고소장을 접수한 김해경찰서는 지난 25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배 교수가 다른 스케줄을 이유로 오는 4월2일로 출석을 연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의 입장에서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부담이 클 것"이라며 "접수가 된 이상 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고, 시작한다면 공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태그:#부산장신대학교, #공청회, #교수임용, #사립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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