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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0․28 재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사람들은 누가 당선되느냐에 앞서 남해 출신인 박 대표의 양산 출마를 용납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높다.

박 대표는 양산과 연고를 강조하면서 재선거 출마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지역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내가 양산과 인연이 없다고 하는데 인연이 있다"면서 "아내와 처음 만난 곳이 양산 내원사"라고 말했다는 것.

오는 10월 양산에서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높다. 사진은 양산시가지 전경.
 오는 10월 양산에서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높다. 사진은 양산시가지 전경.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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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1963년 10월 중순경 군법무관 시절 양산 내원사에서 친구의 소개로 부인 김행자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하루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도 했다.

박 대표는 7월 중 양산 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창원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국정보고대회에 박 대표가 참석할 예정인데, 이날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높다.

양산은 한나라당 소속 허범도 전 의원이 동생․회계책임자의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해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역에서는 김양수 전 의원(현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동주 전 의원,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장권 전 도의원, 박상준 해운청소년수련원 이사장, 이상대 부산외대 겸임교수, 이창진 (주)조은이웃 대표, 한충민 한양대 교수, 김정희 전 경남대 교수, 류수열 변호사, 배재욱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외부인 '낙하산 공천'이냐" 여론

양산 사람들은 박희태 대표가 출마할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직은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17대와 18대 때 이른바 '낙하산 공천'을 했다. 이로 인해 한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거기에 한나라당은 이번 재선거의 원인을 제공했는데, 반성에 앞서 당 대표의 출마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양산시민신문>은 최근호에서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양산은 이미 두 차례 이른바 '낙하산 공천'으로 홍역에 휩싸였던 만큼 지역을 잘 아는 지역정치인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산지역 한 인사는 "시민 전체 분위기는 '또 낙하산 공천이냐'며 시끌시끌하다"며 "박희태 대표는 거물 정치인이라고 하지만 양산에서는 거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물 정치인이 나와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 대표가 재선거에 당선할 경우 후반기 국회의장이 되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장이라는 개인적 욕심을 위해 지역 정치가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은영 민주노총 양산지부 사무차장은 "양산은 원래 토착세력의 분위기가 강한데, 지금까지 두 차례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외부인을 낙하산 공천하면서 반감이 컸다"면서 "지역민의 정서는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든지 간에 양산 출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거물급 정치인을 이번 재선거에 투입한다는 말도 있는데, 지역에서는 반감이 큰 것 같다"면서 "한나라당이 중앙에서 전략 공천할지,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진채 민주노동당 양산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아직 양산시민의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본다"면서 "전체 민심을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주변에 몇몇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박 대표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나라당은 낙하산 공천을 했고 부정선거까지 했는데 다시 낙하산 공천을 하는 것은 지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면서 "박 대표가 재선거에 당선해 후반기 국회의장을 할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개인의 사리사욕 때문이며 지역 정치를 생각한다면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진 의원이 돼야 지역 발전한다"

한나라당 소속 경남도의원들은 "예민한 문제다"거나 "당원들도 함구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규식 경남도의원(양산2)은 "지금까지 두 명이 '낙하산 공천'으로 했다가 결국에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다보니 반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도의원은 "양산은 시장이 무소속이기에 당원이라고 해서 제대로 표시를 내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계관 도의원(양산1)은 "박희태 대표의 출마에 대해 지역 여론은 부정적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원들도 개개인마다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는데, 누가 되고 안 되고라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2년반 정도 임기가 남았는데, 어느 분이 오신다고 해도 같다고 본다"면서 "조금 힘이 있는 중진인사가 와서 양산을 변화시키는 것도 괜찮다고 보며, 김양수 전 의원도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 두 분 중에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성 도의원은 "지역 출신이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있는데, 인물도 봐야 한다"면서 "당원이니까 누구든 공천을 받아오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박성진 <양산시민신문> 편집장은 최근호에서 "지역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집권당 중진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지역실정을 모르는 외부인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무성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의 민심이나 여론이 그동안 무시될 대로 무시됐지만 이번만큼은 의외의 권리행사를 할지도 모른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역출신 여부가 아니라 누가 흩어진 민심을 자기 편으로 모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고 덧붙였다.


태그:#10월 재선거, #양산시, #박희태, #양산시민신문, #낙하산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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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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