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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장외 투쟁 100일' 때문에 중앙일보 마음이 불편한 모양이다. 4일자 중앙일보 사설 <민주당의 동네방네 미디어법 거짓말>에서 "민주당의 베짱이들은 전국 곳곳을 돌며 희대의 거짓말 경연을 벌이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민주당이 베짱이가 된 이유를 사설은 이렇게 설명한다. 정치권의 8월은 '개미의 계절'로 가을의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예산심의를 위해 땀 흘리며 준비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언론악법 원천무효 100일 투쟁'이라는 이상한 간판을 내걸고" 밖으로 나돌아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에 더욱 중요한 때라면서, "의석수가 여당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도 국감을 통해 정권의 부실과 비리를 파헤치고 예산심의로 제1야당의 실력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참 이상한 논리이다. 8월은 '휴가의 계절'이다. 시민들은 휴가 떠나기에 바쁘다. 이명박 대통령도 휴가를 떠났다. 특히 국회 소식통이 전하는 한나라당 의원의 40%에 해당하는 70여 명이 이미 외유를 떠났다는 것을 사설은 정말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미디어법 처리했다고 외유 나간 한나라당 의원들과 언론악법이라고 8월 땡볕에서 온 나라를 다니면서 시민들에게 알리는 민주당 의원들 중 누가 베짱이고 개미일까? 시민인 내가 보기에는 외유나간 한나라당 의원들이 베짱이고, 땡볕에 다니면서 언론악법을 부르짖는 민주당 의원들이 개미로 보인다. 사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사설은 한 발 더 나아가 8월 땡볕 투쟁을 하고 있는 "민주당의 베짱이들은 전국 곳곳을 돌며 희대의 거짓말 경연을 벌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하루아침에 '베짱이'와 '희대의 거짓말 경연'을 버리는 당이 되어 버렸다.

 

사설은 또 "민주당 지도부의 언사나 홍보물을 보면 당은 국민을 거의 바보로 여기는 것 같다"며 "해괴한 논리와 현실 왜곡을 쏟아내는데 당에 과연 이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사설이 해괴한 논리와 현실 왜곡으로 몰아붙인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은 미디어법이 시행되면 '조·중·동TV'와 '땡박뉴스'가 등장할 거라 한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설은 "'땡박뉴스'라 했는데 오히려 1980년대에 '땡전뉴스'의 주역은 민주당이 옹호하고 있는 현재의 일부 지상파 방송이다"라고 비판했는데 참 궁색하다. '땡전뉴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기자들과 언론구성원들이 피와 땀을 흘렸는지 정녕 모른다는 것인가?

 

편집권과 언론 자유를 위해 파업을 했다. 그 파업을 할 때 조중동이 언제 동조 파업을 했던 일이 있었던가? '땡전뉴스' 기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고통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지금 싸우고 있다. 땡전뉴스 시절에 조중동이 한 일에 대해 반성부터 하는 것이 먼저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빌려 민주당을 비판한다. "민주당은 재벌이 방송을 가지면 서민·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재벌만 선전할 거라 한다"며 "국민을 2 대 8로 나누었던 노무현식 갈등 조장 선전법이다"고 했다. 사설은 지금은 국민을 1대 9로 나누어버린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요즘 대통령이 '서민'을 입에 달고 다니지만 서민은 진짜 없어서 배고프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되기 위해 배고프다. 이 진실을 알고 있는가?

 

정말 배꼽잡는 내용은  "대기업이 지상파TV를 소유했던 70년대에 오히려 광우병 방송 같은 선동방송이나 '땡전뉴스'는 없었다"고 한 것이다. 70년대에는 당연히 광우병 방송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광우병은 1986년 영국에서 16마리의 소가 이 병에 걸린 것이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언론사 통폐합은 1980년 11월에 있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에서 조중동은 제대로 보도한 일이 있었는가? 지상파 방송의 '땡전뉴스' 비판하지 말고, 중앙일보다 광주 실상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것 반성하는 것이 언론이 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의 거짓말·선동은 모두 기록에 남는다. 그 기록은 두고두고 부메랑이 되어 민주당의 양심을 공격할 것이다"고 했다. 그래 역사와 민주주의는 누구가 진실 편에 섰는지 밝혀줄 것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부메랑은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누가 민주주의의 부메랑 심판을 받게 될지 기대된다.


태그:#민주당, #언론악법, #베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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