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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일은 '방송의 날' 이었다. 이 날은 1947년 국제무선통신회의에서 한국이 호출부호 HL을 배당받은 날로 일본으로부터 전파 주권을 회복하고 모든 방송인이 공공봉사를 다짐하는 날로 한국방송대상도 이날 시상된다.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PD, 작가, 배우, 스텝들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좋은 방송,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낸다 해도 중간에 방송국이나 무선국 등에서 전파 신호를 전달받아 수신 장치가 있는 범위내의 우리 집 TV로 방송을 송출해 주시는 분들의 도움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늦었지만 지나간 방송의 날을 계기로 우리에게 고마움을 주시는 분들을 찾아가 보았다. 바로 남산에 위치한 'KBS 남산 송신소'이다!

 KBS 남산 송신소는 어떤 곳일까?

  KBS 남산 송신소 외관
 KBS 남산 송신소 외관
ⓒ 송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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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남산 송신소 사무실
 KBS 남산 송신소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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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 용산동 서울타워에 위치한 KBS 남산 송신소는 해발 243M 높이에 있다. 1961년 12월 31일 개소하여 TV방송의 시작을 함께한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인 곳으로 1980년 12월 1일 컬러 방송을 실시하고, 지난 2002년부터는 DTV송출을 개시 했다. 2005년에는 DMB 송출을 시작했고, 2010년 현재 TV 6매체, FM 1매체, DMB 2매체를 운용 중이다. 2012년 12월 31일,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대비하여 송신기기의 디지털 전환에 힘쓰고 있으며 우리가 내는 수신료를 재원으로 하고 있다. EBS교육방송 또한 이곳에서 송출대행을 하고 있다.

 KBS남산송신소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송신소의 모든 시설을 제어하고 방송 송신을 모니터하는 조정실

  조정실
 조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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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소 사무실 안쪽에 위치한 조정실은 송신소 전체를 제어하는 곳으로 송신실의 기기들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방송이 나가는 것을 모니터한다. 송신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은 24시간 불철주야로 일하는 곳으로 혹시 모를 방송 사고에 대비하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 방송국에서 보내온 전파를 출력·증폭하는 송신실

방송국에서 보내온 전파를 출력하고 증폭하는 송신실은 사람은 한명도 없고 기계들만 즐비했다. 알고 보니 모든 기계를 조정실에서 제어하고 있기 때문에 상주할 필요 없이 정해진 시간마다 순찰을 돌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을 동시 송출하고 있기 때문에 송신실 또한 두 개였다.

 ◇ 아날로그 방송 송신실

  아날로그 방송 수신실
 아날로그 방송 수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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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 전파 전송관
 아날로그 전파 전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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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방송 송신실에는 1TV와 2TV 송신기 각각 3대, EBS의 송신기가 2대 있었다. 방송 사고를 대비하여 3개 중 2개씩 돌아가고 있었다. 공기를 냉각시키는 방식의 블로어가 송신기의 열을 냉각시키고 있었는데 그 소리가 굉장했다. 2012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 시 이 송신실은 사라진다. 위 사진에 있는 아날로그 전파 전송관은 송신기에서 출력·증폭된 전파가 철탑으로 이동하는 관이다.

 ◇ 디지털 송신실

 디지털 방송 송신실
 디지털 방송 송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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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전파 전송관
 디지털 전파 전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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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B 방송 수신기
 DMB 방송 수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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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방송 FM 라디오 송신기
 국군방송 FM 라디오 송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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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방송 송신실에는 채널별 송신기가 2대씩 있었다. 이곳에서는 물을 이용하여 송신기의 열을 식히는 수냉식 블로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날로그 방송 송신실에 비해 소음이 적은 장점이 있다. 오른쪽 위의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 관은 열을 식히는 물이 지나가는 관이고 검은색 관은 전파가 지나가는 관이다. 이곳에는 TV뿐만 아니라 DMB방송과 국군방송 FM 라디오의 송신기도 있다.

 - 전파를 각 가정의 TV에 송신하는 철탑

전파를 각 가정의 TV에 송신하는 철탑 역시 아날로그 송신탑과 디지털 송신탑으로 나누어져 있다. 아날로그 송신탑은 서울타워에, 디지털 송신탑은 디지털 송신실 위쪽에 있는데, 디지털 송신실 위로 올라가 디지털 송신탑을 자세히 관찰해 보았다.

 디지털 방송 송신탑
 디지털 방송 송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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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신탑 내관
 송신탑 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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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신탑이 마치 에펠탑이나 도쿄타워같이 생겼다. 이곳에서는 송신기가 출력˙증폭시킨 전파를 철탑 위에 있는 안테나를 통해 우리 가정으로 송출하는데, 송신탑 내관 사진에 보이는 검정선은 송신실에 있던 전파 전송관이 이어져 올라오는 것이다. 이 전파는 수도권 일원 뿐 아니라 충청도 및 강원도 일부지역까지 송출된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 있는 송신탑까지 이용하면 KBS방송은 난시청지역이 없다고 한다.

 송신소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이야기

KBS남산송신소에는 총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력 업무 담당, 통신 업무 담당, 행정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TV방송이 끝나도 라디오와 DMB는 계속해서 송신해야하기 때문에 송신소는 24시간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1년 365일 이곳은 잠들지 않는다. 잠들지 않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조정실에서 일하시는 고석환 차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조정실에서 일하시는 고석환 차장
 조정실에서 일하시는 고석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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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실에서 어떤 일을 맡고 계시나요?
"방송을 송출하고 있습니다. 방송국에서 보내주는 제작프로그램을 시청자들에게 보내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이 잘 방송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송을 모니터 하고 있습니다."

-일하실 때 어렵거나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지만 큰 출력을 내기 때문에 송신기 자체가 예비 되어있다 하더라도 혹시 모르는 방송 사고에 대비하여 늘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사고에 대한 대처 능력을 항상 공부해야 하고 방송 사고에 대한 염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송신소에서는 일반 회사에서는 안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남산이라는 위치 때문에 청소도 직접 하고 근처에 식당이 없기 때문에 끼니도 사무실 내에서 직접 장을 보아 해결하고 있습니다. 또한 버스가 출근시간 이후에 운행하고, 눈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출근이 더욱 힘듭니다. 관악산의 경우 케이블카를 타고 출근하는데 그것보다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요^^ 또한, 24시간 시스템으로 4조 3교대로 일하고 있는데요. 야간 근무가 힘들기도 하지만 야간 근무 이후에는 2일간 휴식을 갖기 때문에 일장 일단이 있습니다^^" 

- 실제로 방송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었나요?
"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화면이 멈추는 등의 사고가 날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앞에서 말했듯이 재빨리 대처해야 하죠. 방송 사고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일이 있네요. 송신 전파 소리가 너무 커서 송신소를 옮기라는 민원 전화가 여러 번 왔는데, 민원 전화 하신 분이 요구를 안 들어주자 고압전선을 끊은 적이 있었습니다. 예비전력으로 방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너무 인상적이라서 기억에 남네요."

 남산송신소 주변은?

 서울타워 자물쇠 경관
 서울타워 자물쇠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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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져진 열쇠
 던져진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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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송신소 주변에는 송신소가 위치한 서울타워와 산 아래 '젊은이들의 거리'인 명동이 있다. 서울타워에서는 송신탑을 바로 볼 수가 있다. 연인들이 추억으로 거는 자물쇠가 많은 이곳에서 사랑을 약속하며 던지는 열쇠가 송신소로 날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디지털 방송 송신실 앞에 그 열쇠가 있었다. 송신소 주변에는 특고압의 전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위험해서 열쇠나 자물쇠를 던져서는 안된다고 한다.

남산송신소에 다녀온 후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가 저 멀리 다른 지역까지 도달하여 TV화면에 나오는 것이 신기하고 대단한 발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송신소에서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일하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추석 때도 일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에는 추석 때 가족들과 다함께 TV를 시청한 것이 떠오르며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평소에는 일반인들의 견학이 불가능하지만, 특별한 날에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송신소 시설 견학을 실시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송신소에 방문하여 방송 송신의 신비도 알고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보자.


태그:#KBS, #남산송신소, #서울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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