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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의 인기 멤버인 지연이 등장했다는 동영상으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내용인 즉슨, 한 여학생이 음란화상채팅(은어로 '몸캠')을 했는데, 그것이 티아라의 지연이란 얘기입니다. 이에 논란의 당사자인 지연양은 물론 소속사에서 해명에 나섰습니다. 당연히 본인이 아니란 것이고, 최초 유포자를 찾아 강력대응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는 이 논란을 보면서 마음이 참 불편해 왔습니다. 지금 논란의 방향이 사건의 본질과 무관하게 엉뚱한 얘기가 오고 가기 때문입니다. 그 동영상의 주인공이 지연이냐, 아니냐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문제의 핵심이 다음과 같은 세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미성년자가 음란물의 주인공으로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 보도와 사진을 보니 그 여학생은 기껏해야 중학생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참 어려 보이더군요. 그런데 그 여학생이 이런 영상을 찍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누군가와 대화를 하며 그렇게 되었겠지요. 또 혼자 있다보니 별다른 제재 없이 그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즉, 그 여학생이 방치되어 있던 상황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 먼저란 것입니다. 또한 그 여학생을 유도한 인물의 심리적 상태와 아무 거부감 없이 그 여학생이 영상을 찍게 된 계기 즉, 올바른 성가치관의 부재를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성년자 영상이 공유되는 건, 역겨운 일

 

둘째, 우리 사회는 아무런 제재와 반성없이 이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들만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의 문제 역시 심각함을 의미합니다. 도대체 우리 사회의 성가치관이 어디까지 추락한 것인지요. 저는 그 영상의 주인공이 지연이든 아니든 미성년자의 알몸이 드러난 영상이 아무런 제재 없이 공유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역겨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영상만이 아닙니다. 청소년 또는 어린이가 등장하는 이른바 '야동'은 너무나도 흔합니다. 애들이든 어른이든 우리는 단돈 200~300원만 지불하면 단 2~3분 만에 한 시간짜리 야동을 구할 수가 있습니다. 아무런 제재도 없이 말이지요.

 

셋째, 연예인의 알몸과 같다 생각하며 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음증이지요. 본인이 직접 성적 위해를 가하거나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평소 낯이 익은 인물 또는 공인의 알몸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물론 인간은 누구나 관음증을 갖고 있다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를 공유하며 이제 겨우 10대 후반인 여학생을 지목하는 건 집단적 폭력이 됩니다. 동영상의 주인공이 지연 양이든 아니든 이미 그 소녀 또는 소녀들은, 집단적 관음증의 희생양이 되어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입니다.

 

IT강국의 면모가 야동의 공유와 미성년자 주인공을 들여다보는 데 쾌감을 느끼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몸과 성에 대한 우리의 가치관과 이 사회의 성문화가 보다 건강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라이프]하늘바람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관음증, #사회적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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