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그만한 시골 마을 홍콩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 1860년 3월 2차 아편전쟁 당시 홍콩의 모습 조그만한 시골 마을 홍콩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 중화왕(中華網)

관련사진보기


신흥 산업자본의 자유무역 요구에 밀린 영국은 1834년 영국 의회가 아시아 무역에 대한 동인도회사의 독점권을 종결시키면서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중국에서 유럽 각국과 미국 상인들의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아편 거래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1820년대 매년 대략 은 200만 냥이 중국 밖으로 흘러나갔는데 1830년대에는 연간 약 900만 냥으로 증가했다. 1816년 중국황제가 요구하는 '3궤9고의 예(三跪九叩之禮)'를 거부해 중국 시장개척에 실패한 영국은 1839년 흠차대신 린쩌쉬(林則徐)가 1359톤에 달하는 아편을 몰수하여 폐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쟁을 승인하게 되는데 바로 아편전쟁이다.

중국근대사의 문을 여는 아편전쟁을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으로 기록하는 사가도 있을 정도로 아편전쟁은 영국이 강제적으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한 무역전쟁이자 중국의 영토를 넘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이었던 셈이다.

'자딘&매더슨' 등 전쟁을 위한 의회 로비와 전쟁자금 지원에 적극적인 아편 무역회사들을 등에 업고 조지 엘리엇 함장의 지휘 아래 4천 명의 병사, 새로 고안된 4척의 무장증기선, 16척의 군함, 28척의 수송선, 540개의 대포, 연료용 석탄 3천 톤을 싣고 중국과의 일전을 벌였다.

당시 영국의 군함 철제외륜선 네메시스호는 돛과 증기기관을 이용하여 7-8노트로 항해하며 수송선 역할뿐만 아니라 대포, 로켓탄 등을 탑재하여 막강한 화력을 뽐냈으니 중국은 그 적수가 되지 못했다.

아편전쟁 중이던 1841년 1월 26일, 영국군은 홍콩을 점령했다. 그로부터 1997년 6월 30일 완전 철수 때까지 영국군은 156년 5개월 4일 동안 홍콩에 주둔하게 된다.

아편전쟁에 승리한 영국은 청 정부와 1842년 8월 29일 난징(南京)조약을 체결하는데 제 3조에 "빅토리아 여왕과 그 후손들이 영원히 홍콩 섬을 소유하고, 그들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지배하도록 할 것"이라는 조항을 넣어 홍콩을 식민지로 만든다. 또 제1, 2차 베이징조약을 통해 홍콩뿐만 아니라 구룡(九龍)반도, 신계(新界)와 부속도서까지 할양받게 된다.

찰스 엘리엇이 홍콩을 할양받고 배상금 600만 달러를 받아냈지만 영국 정부의 파커스턴은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하지 못한 것에 분노하여 엘리엇을 파면한다. 이때 파커스턴은 "하역도, 건설도 어려운 쓸모없는 바윗덩어리 섬 홍콩"에 대해 특히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조그만 한 바윗투성이 어촌 마을 홍콩은 1905년 구룡에서 광둥(廣東)을 잇는 철도가 개통되자 물산의 집산지이자 해외진출 화교의 중심 거점이 되었으며 1970년대에는 가공무역과 자유무역항으로 외자 도입이 확대되면서 아시아의 가장 빛나는 '동방의 진주'로 거듭났다.

그리고 1984년,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과 영국의 대처수상은 신계에 대한 할양기간이 끝나는 1997년에 홍콩 전 지역을 중국에 반환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마침내 1997년 7월 1일, 금싸라기 땅이 된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귀속되었다.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청나라를 타산지석 삼은 일본은 1853년 미국이 통상을 요구할 때 적극적으로 개국의 길에 들어서며 근대화에 성공한 반면, 조선은 청이 홍콩을 영국에 빼앗기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중국황제를 모셔야 한다는 화이질서(華夷秩序)의 국제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식민지배의 아픈 역사를 감내해야 했다.

덧붙이는 글 | 아편전쟁과 관련한 역사자료는 조너선 D.스펜서의 <현대중국을 찾아서1>을 참고하였습니다.



태그:#아편전쟁, #홍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