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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양화(陽畫)사진은 필름에 피사체의 색채나 톤이 실제의 피사체와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영어로는 'positive film'이라 표기하지요. 글 써 먹고사는 '쓰새' 언니 변지혜와 사진으로 먹고 살길 소망하는 사진학과 '찍새' 변지윤은 자매애로 뭉쳐, [변자매의 양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순간이! 자칫하면 지나치고 말았을 아름다운 무언가를, 선명하고 긍정적인 느낌의 사진으로 담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 기자말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하며 씩씩하게 지내다가도 순간 휘청이게 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 스치듯 지나가며 내뱉은 말 한 마디에,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잊고픈 기억에, 정리해도 자꾸만 떠다니는 회색 먼지빛 우울감 등에 말이죠. 세상사 빛과 달콤함만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마는 그럼에도 때론 위로가 절실한 순간이 있습니다.

바보 같아 보이는 날 위로하고 보듬어주어야 할 때… 저는 자주 가는 백화점 회전초밥 코너에서 색색의 접시에 담긴 초밥을 실컷 먹기도 하고, 보물 1호인 사진 앨범들을 들춰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땀이 날 때까지 운동을 하거나 손걸레를 들고 온 집안을 광나도록 닦기도 하고요.

하지만 발가락 끝으로도 뭘 건드리기 싫을 정도로 기운이 없는 날. 그저 이불 속에 누워 눈만 껌뻑이고 있게 될 때. 그 때 위로가 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변자매의 양화 ① 오렌지 주스 마시는 햄스터 보셨나요? 에서 소개해드렸던 우리 집 햄스터 변밍키와, 새로운 식구 지민 그리고 달콤이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눈이 맑아지는 느낌에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병아리같은 달콤이와 지민이
 병아리같은 달콤이와 지민이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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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와 달콤이의 뒷모습
 지민이와 달콤이의 뒷모습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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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늙어(?) 가는 밍키를 보며 늘 걱정을 금치 못했던 동생은 결국 햄스터 두 마리를 더 데려왔습니다. 작고 하얗고 노란 털이 조금 있는 아이가 지민이, 온통 노란색 털로 뒤덮여있는 아이가 달콤이입니다.

도망자 달콤
 도망자 달콤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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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에 쓰는 물건인고?"
 "뭣에 쓰는 물건인고?"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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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병아리처럼 연약하고 어린 아이들은 무던히도 다투며 하루를 보냅니다. 온종일 자다 일어나 눈만 뜨면 서로를 찾아 밀치고 때리다가도 밥 때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먹이통에 고개를 박고 모르는 척 합니다. 작은 머루 같은 눈으로 서로를 보는 지민이와 달콤이의 모습에 반나절이 멀다하고 다투다 이내 손잡고 뛰놀던 동생과의 어린 시절을 떠올립니다.

싸움은 언제나 지민이 승리
 싸움은 언제나 지민이 승리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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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아이는 일곱 살의 눈으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은 또 그의 눈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애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흠집을 내고 싶은 이는 분노의 눈으로… 누구든 그 자신의 눈으로 나를 보고, 자신만의 언어로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우리 집 햄스터 밍키, 달콤, 지민이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까요? 무슨 생각을 하며 긴 하루를 보낼까요? 문득 진심으로 궁금해집니다.

무럭무럭 자라기를
 무럭무럭 자라기를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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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움직임에, 약도 먹지 않았는데 몸이 낫는 느낌입니다. 세상만물 살아있는 모든 것은 상처를 받고 또 그 상처를 치유해나가며 하루하루를 보내겠지요. 살아있는 모든 이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밍키, 달콤, 지민이가 가능한 한 오래 건강하기를 소망합니다.

밍키
 밍키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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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하는 밍키 - "다 잘 될거에요!"
 윙크하는 밍키 - "다 잘 될거에요!"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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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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