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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천지개벽", "4대강 사업이 (마무리) 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의 꿈이 이뤄지는 것", "4대강 살리기의 핵심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해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자원을 확보하자는 것", "4대강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시는 분도 많지만 아마 금년 가을 완공된 모습을 보게 되면 아마 모두가 수긍할 것"

 

MB "세계가 나를 '녹생성장'아버지라 불러"

 

4대강 사업을 천명으로 여기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남기신 4대강 사업에 대한 주옥같은 어록이다. 그리고 서울이 물폭탄으로 물바다가 되었던 27일에는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보고회에서 "(내가)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을 제안하면서 이를 세계가 받아들이고 세계적인 용어가 됐다. 그리고 녹색성장을 한국이 주도할 것이라고 모두가 얘기한다"며 "나를 '녹색성장의 아버지'라고 하는데, 세계는 모두 다 그렇게 인정하고 있는데 솔직히 부끄럽다"고 했다고 <뷰스앤뉴스>는 보도했다.

 

대통령 중에 이런 자화자찬은 처음이다. 그것도 서울이 물바다가 되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런 말을 하는 데 밑에 있는 자들과 국영방송을 자처하는 KBS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서 작게는 50cm, 크게는 3.5m 수위가 낮아졌다"면서 "이로 인해서 이전에는 100년만에 오는 비를 견딜 수 있었다면, 이제는 200년만에 오는 비도 견딜 수 있다"-6월 26일 <YTN>과 박연수 전 소방방재청장 인터뷰 

 

"전체적으로는 큰 피해가 없다. 우리가 준설한 게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사 중에 생기는 피해는 당연한 거다."-4일 <오마이뉴스> 심명필 4대강추진본부장 '둑이 무너져도... "공사중 피해는 당연한 것"'

 

"농업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이번 장마 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15일 KBS1<9시뉴스>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으로 '홍수 예방'

 

"과거보다 3배 정도가 홍수가 더 많이 왔습니다. 그런데 많게는 4배 가까이, 적게는 2배 정도 홍수위가 낮아졌습니다."-18일 KBS1 <9시뉴스> 김철문 4대강 본부 사업지원국장 인터뷰

 

소방방재청장과 KBS "4대강으로 홍수예방"

 

물론 이 대통령도 한 말씀하셨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개최를 확정하고 귀국하자 11일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조금 전 보니까 이전에 비해 피해가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4대강살리기' 누리집에 들어가면  4대강 사업은 "홍수조절능력 증대 등으로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안전한 강'구현"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27일 서울에는 하늘이 뚫렸는지 500mm 물폭탄이 터졌다.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옛날에는 가난한 사람들, 낮은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이번 비는 이것도 가리지 않았다. 강남은 진흙 천지였고, 올림픽 대로는 '운하'였다. 누리꾼들은 이명박 정권이 바라던 운하가 서울에서 생겼고, 오세훈 시장이 꿈에도 바랐던 베네치아가 서울 한복판에서 생겼다며 '오세이돈'이라고 분노했다. 4대강이 서울 물폭탄을 막지 못한 것이다.

 

4대강은 '오세이돈 둥둥서울'을 막지 못해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서울에서만 17명이 숨졌고, 강원도 춘천 소양강 근처 산사태로 13명, 경기도 광주 곤지암천 범람으로 6명이 숨지는 등 온 나라에서 40여 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특히 대한민국 수도 서울 우면산 서쪽 기슭 전원마을에서 6명, 방배동 래미안 아파트 등 이 지역 아파트 3곳에서 6명 등 총 17명이 숨진 것은 이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격'을 완전히 떨어뜨린 것이다. 

 

그리고 강남역과 대한민국 심장부 광화문은 물벼락을 맞아 둥둥섬이 되었다. 누리꾼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을 베네치아로 만들겠다면 1조 2천억 원을 들여 한강르네상스를 밀어붙였지만 결국 물바다로 만들었다며 '오세이돈'이라는 자랑스러운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러면서 모피쇼로 유명해진 '세빛둥둥섬'을 빗대어 '둥둥서울' 되었다고 비꼬았다. 이럴 때 서울시민이 참 불쌍하고, 내가 서울 시민이 아니라는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지난해도 서울은 오세이돈이 만든 둥둥서울을 경험했다. 9월 21일 수도권에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큰 피해가 난 서울 신월동 한 이재민 가정을 방문했다. 그런데 그만 "마음을 편안하게 먹어요. 기왕에 된 거니까. 편안하게...(편안하게 먹을 수가 있어야죠.)사람이 살아야지"라고 해 거센 비판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보다 20일 앞서 우리나라에서 태풍 '콘파스'가 내습했다. 콘파스는 비가 아니라 강한 바람으로 큰 피해를 주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한 자리에서 "이번 태풍은 남북 쌍방이 큰 피해가 없이 지나갔다"며 "공사현장(4대강) 등도 피해가 적었다는 것은 아주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피해가 적었다는 말이 무섭게 서울은 물바다가 된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올해도 소방방재청장과 4대강 관련부서는 4대강이 홍수를 예방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서울은 500mm 물폭탄에 마비가 되어버렸다. 4대강이 오세이돈 둥둥서울을 전혀 막지 못한 것이다.

 

서울 500mm에 물바다, 일본 850mm에 비해 거의 없어

 

이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 그리고 4대강 관련자들은 하루에 500mm 비는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천재'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달랐다. 지난 20일 태풍 '망온'은 일본을 강타했다. 그 중에 고치현에는 하루동안에만 850mm라는 엄청난 비가 내렸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렸다면 인명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망온으로 입은 인명피해는 7월 20일 오전 4시 현재까지 1명이 실종되고 51명이 부상을 입은 것이 전부였다.

 

일본과 우리를 단순비교할 수 없다거나, 한꺼번에 생각하지도 못한 비가 내려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은 하지 말아야 한다. 4대강으로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자랑하지 않았던가. 이번 재앙은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삽질과 오세훈의 한강르네상스로는 홍수 피해를 절대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제 삽질은 끝내야 한다.


태그:#4대강, #서울물바다, #오세이돈,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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