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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 일대로 답사를 갈 일이 많이 생겼다. 전통 가옥을 테마로 해 괴시리 마을과 인량리 마을을 자주 찾았다. 영덕 읍내도 제법 익숙해졌고, 영해 시장도 자주 방문하게 됐다. 지난 11월 27일 찾은 영덕, 겨울 바다는 이제 쌀쌀한 날씨 속에 겨울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영덕바다 풍경
▲ 영덕바다 풍경 영덕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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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해시장
▲ 영해시장 영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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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 창수면 인량리는 5대 성씨 여덟 종가가 거주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걸출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양반 마을이다. 하지만 아직도 답사객들에게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마을이다.

충효당 전경
▲ 인량리 충효당 전경 충효당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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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안에는 1리와 2리에 결쳐서 중요 민속자료 제168호 영덕 충효당을 비롯해 경상북도 기념물 84호 갈암종택(葛菴宗宅),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274호 지족당(知足堂), 문화재 자료 307호 우계종택(愚溪宗宅), 민속자료 제61호 용암종택(龍岩宗宅), 문화재 자료 209호 만괴헌(晩槐軒) 등 고가들이 남아있다.

그중 제일 잘 지어진 집이라 불리는 삼벽당을 찾았다. 인량 1리 마을회관에 차를 대고, 용암종택을 지나 마을 끝자락으로 걸었다. 산 아래쪽, 넓은 마당에 좋아 보이는 집이 있다.

용암고택
▲ 용암고택 용암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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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벽당(三碧堂)은 조선 중기의 문신인 하연공파 이중량(1504~1582)의 종택이다. 이중량은 농암 이현보(1467~1555)의 넷째 아들로 1528년(중종 23년)에 진사시에 합격했고, 6년 뒤(중종 29년) 식년시에서 병과(丙科)로 급제해 내외의 여러 관직을 거쳐 1570년(선조 3년)에 강원도 관찰사에 임명됐다. 이 집은 조선 중기에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벽(三碧)'이란 세 가지 푸른 것을 말하는데 소나무, 대나무, 오동나무라고 전해져 온다.

삼벽당 전경
▲ 삼벽당 전경 삼벽당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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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벽당 사랑채는 남자들의 공간이며, 누마루이다. 안채 안쪽으로는 광이 있고 밑쪽의 작은 문이 있는데, 이를 '태실'이라 한다. 명당이나 길지의 태실에는 주로 위대한 인물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진다.

삼벽당에서 가옥 설명을 듣고 있다.
▲ 삼벽당 설명 삼벽당에서 가옥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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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집주인이 가옥에 대해 직접 설명을 해줬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5일간 KBS <인간극장>에 나온 곳이란다. 젊은 집주인이 구석구석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오늘에서야 한옥 구조와 이 집의 특징, 그리고 한옥을 보는 방법에 눈뜨기 시작했다. 대청마루 서까래 아래 삼벽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사랑채 내부에 걸여 있어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 삼벽당 현판 사랑채 내부에 걸여 있어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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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전통가옥에 가면 안채나 구석구석 내부 구조를 둘러보고 싶어도 남이 사는 곳이라 선뜻 그렇게 하지 못하고 사랑채나 일부 바깥 제한된 개방 공간만 한번 둘러보고 온 게 전부였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이곳에서 구석구석 마음 놓고 둘러볼 수 있었다.

안채로 들어가는 문
▲ 안채로 들어가는 문 안채로 들어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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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는 높은 축대가 인상적이었다. 축대로 올라가서 밖을 내려다 보니, 사실 바깥 풍광은 잘 들어오지 않고 하늘만 보인다. 보수하면서 단을 일부 높여서 그런 점도 있지만, 이 가옥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한다.

삼벽당 안채
▲ 삼벽당 안채 삼벽당 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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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에 바닥 중간 중간에도 보수 과정에서 그대로 남겨둔 흔적들이 있었다. 물론 수수께끼처럼 잘 찾아야 할 정도였지만.

삼벽당 안채 마루바닥
▲ 삼벽당 안채 마루바닥 삼벽당 안채 마루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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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함께 온 가족단위 답사객들은 아이들 공부시키기에 바빠 보였다. 아이들도 관심이 있는지 눈여겨 보고, 설명도 의외로 잘 듣는다.

삼벽당 가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삼벽당 설명 삼벽당 가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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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 동쪽으로 토석 담장을 일부 둘렀는데, 겨울철 활동 때 찬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안채 앞쪽 날개채 방에는 아궁이와 굴뚝이 매우 흥미롭게 설치돼 있다. 모두 보온효과를 생각해서 설치된 구조라 하니, 조상들의 생활상을 다시금 생각해 보고 한옥의 우수성을 알 수 있었다.

안채에 날개방에 굴뚝
▲ 안채에 날개방에 굴뚝 안채에 날개방에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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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같아도 30분 정도 설명을 듣고 나니 참석한 이들 모두 우리 한옥에 대해 관심이 커진 듯하다. 길지에 있어서인지 주변 풍광도 좋고, 이런 한옥에서 하룻밤 묵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삼벽당 설명
▲ 삼벽당 설명 삼벽당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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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벽당에 가면 천연 염색과 한옥 고택체험을 할 수 있다. 아직은 홍보가 잘 안 돼 많은 사람이 찾지는 않지만…. 편리함이 강조되는 시대에 조금 불편하더라도 예스러움이 묻어나는 한옥의 정취를 느껴 보고,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과 마을 구경을 하고 싶다면 주말을 이용해 이곳에 들려도 좋을 듯하다. 경북 영덕은 바다도 좋지만 이런 전통 마을도 참 좋기 때문이다.


태그:#영덕 인량리 전통마을, #삼벽당, #전통가옥, #우리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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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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