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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맛집 공원통장어 기본 상차림입니다.
 여수 맛집 공원통장어 기본 상차림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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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의 향토음식 붕장어구이입니다. 소금구이를 주문했습니다. 상차림이 놀랍습니다. 넉넉한 인심에 풍요로움이 남도의 기본 상차림입니다. 그래서 남도에서 어지간해서는 사실 명함도 못 내밀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자, 보실까요. 장어구이의 기본 상차림을, 이거 놀랍지요. 잠시나마 맛돌이가 이거 한정식을 주문했나 하는 착각에 빠졌다니까요. 이러다 정신줄 놓으면 안 되는데….

문어와 갑오징어를 이용한 새콤달콤한 초무침입니다.
 문어와 갑오징어를 이용한 새콤달콤한 초무침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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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즐겨먹었다는 굴구이입니다.
 천하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즐겨먹었다는 굴구이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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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와 갑오징어를 이용한 새콤달콤한 초무침, 양념을 발라 내놓은 서대구이, 천하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즐겨먹었다는 굴구이를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집니다. 이게 기본 상차림입니다. 주 메뉴인 붕장어구이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이거만 먹어도 훌륭합니다.

헌데, 이 녀석들이 은근히 술을 부릅니다. 하기야 장어구이에 복분자 빠지면 팥소 없는 찐빵이지요. 붕장어구이까지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으니 취하면 부모도 몰라본다는 낮술이지만 한잔 아니 할 수가 없지요.

붕장어 소금구이 상차림이 놀랍습니다.
 붕장어 소금구이 상차림이 놀랍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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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은 위험합니다. 세상은 말짱하게 돌아가는데 사실 자신만 취해 있으면 위험천만 아니겠어요. 송아지 한 마리에 1만 원 하는 웃기는 대한민국이지만 그렇다고 정신줄 놓으면 안 되잖아요. 낮술 좋아하지 마세요. 이거 맛돌이도 입맛 돋우려고 딱 한 잔만 했답니다.

장어 아주 실합니다. 그놈 힘 좀 쓰게 생겼는걸요. 아직도 녀석이 살아서 퍼덕입니다. 꼼수 안 부리고 진솔하게 내왔네요. 여느 집에 가면 장어대가리와 내장은 단골에게만 내주거나 달라고 부탁을 해야 주거든요. 

노릇하게 구워 특제소스에 찍어먹습니다.
 노릇하게 구워 특제소스에 찍어먹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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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장어구이가 유별난 맛의 근원은 싱싱함입니다.
 붕장어구이가 유별난 맛의 근원은 싱싱함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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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하게 구워 특제소스에 찍어먹습니다. 맛이 좋아요. 소스는 한약재와 과일을 갈아 만들었다는데 은은하고 자극적이지 않네요. 원재료의 풍미를 제대로 살려주는 역할에 아주 충실한 맛이에요. 백김치와 배추김치 등의 기본 찬도 맛깔납니다.

차별화된 맛을 내는 대는 싱싱한 식재료 때문입니다. 이곳 주인장 배희숙씨(43)의 빼어난 음식솜씨와 전남 진도에서 자연산활어 중매인을 하는 형부가 매일 직송해주는 펄펄 뛰는 붕장어 때문이지요. 붕장어구이가 유별난 맛의 근원은 이러한 이점 때문이었습니다.

칼칼하고 구수한 장어탕이 또 한 번 맛돌이를 놀라게 합니다.
 칼칼하고 구수한 장어탕이 또 한 번 맛돌이를 놀라게 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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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는 만재도 장어를 선보인다고 하네요. 재물을 가득 실은 섬이라는 뜻을 가진 만재도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있습니다. 한때 돈이 많은 보물섬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요. 잊혀진 섬 만재도는 최근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전파를 타 세상에 널리 알려졌지요. 거시기 홍어가 유명한 흑산도 남쪽 45km 지점에 있습니다.  

주 메뉴인 붕장어를 구워먹고 나서 공기밥(1000원)을 주문하면 정갈한 상이 또 차려집니다. 장어탕과 함께 나오지요. 시래기와 된장, 장어가 어우러진 탕입니다. 밥 한 술 말아 먹어보니 칼칼하고 구수한 장어탕이 또 한 번 맛돌이를 놀라게 합니다. 남도의 맛집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붕장어구이, #장어탕, #남도의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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