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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의 원통형 수족관. 직경 10m, 수심 4.8m, 377톤의 바닷물로 만든 원통형 수족관에는 살아있는 연근해 상어와 가오리가 전시되어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의 원통형 수족관. 직경 10m, 수심 4.8m, 377톤의 바닷물로 만든 원통형 수족관에는 살아있는 연근해 상어와 가오리가 전시되어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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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해양 종합박물관인 국립해양박물관이 9일 문을 열었다. 10일 찾은 박물관은  입소문을 타고 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가장 먼저 시선에 들어온 것은 독특한 외관이었다.

물방울을 형상화했다는 특이한 모양은 보기에 따라 사발 그릇의 모습 같기도 했다. 2만5870㎡의 건축연면적에 지하 2층, 지상 4층에 건립된 박물관의 내부는 다양한 볼거리로 채워져있었다. 1층에서 관람객들이 처음 만나는 것은 베니치아에서나 보던 곤돌라(베니치아에서 수상교통 수단으로 사용되는 보트)였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들여온 제품이다.

이외에도 1층에는 2만 5000여 권의 해양도서를 갖춘 해양도서관도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도서관이 책만 보는 것이란 고정관념은 깨진다. 통유리로 된 벽 너머로는 부산항 북항의 모습이 눈높이에서 펼쳐진다. 부산항으로 입항하는 대형 화물선도 바로 앞으로 지나간다. 책보다는 바깥 풍경을 보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만 빠져있다면 곤란하다. 3층은 해양박물관의 자랑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직경 10m, 수심4.8m의 수조에 377톤의 바닷물을 채워만든 원통형 수족관이 관람객을 끌어들인다. 머리 위로 가오리가 지나가고 연근해 상어가 헤엄친다. 원통형 수족관에 들어선 아이들은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르고, 어른들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바쁘다.

아이들과 어른이 같이 즐길 수 있는 국립해양박물관

1646년 제작된 Dudley 해도첩 초판도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시아에 유일하게 해양박물관에만 전시되어 있는 이 해도에서는 동해가 한국해 (Mare di Corai)로 표기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1646년 제작된 Dudley 해도첩 초판도 국립해양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시아에 유일하게 해양박물관에만 전시되어 있는 이 해도에서는 동해가 한국해 (Mare di Corai)로 표기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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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물을 보는 것만으로 아쉽다면 직접 만져볼 기회도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해양생물체험 코너에서는 불가사리나 멍게 같은 바다생물들을 직접 꺼내서 만져볼 수 있다. 전자돋보기로 비추어보면 작은 빨판까지 생생하게 모니터에 떠오른다.

작은 보트를 원격조종해볼 수 있는 코너도 있다. 핸들을 돌리는 대로 수조 위에 뜬 배가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던 RC카를 조종하는 듯한 기분도 든다. 이뿐 아니라 박물관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끔 꾸며져 있다. 전시물의 송화기를 들면 바다와 관련된 전래동화가 나오고,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등대를 직접 그려보는 식이다.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체험시설이지만 못내 체면이 거슬린다면 전시물 관람도 추천할 만하다. 박물관 측이 가장 먼저 손꼽는 전시물은 세계최초의 해도첩인 'Dudley 제작 해도첩'이다. 1646년 제작된 초판으로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이곳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다. 해도에는 동해가 한국해 (MARE DI CORAI)라는 이름으로 표기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18세기와 19세기에 제작된 지구의와 천구의에서도 동해는 한국해로 표기되어있다. 8억이 넘는 돈을 들여만든 조선통신사선도 박물관의 자랑이다. 조선시대 사료를 근거로 복원한 조선통신사선은 실제 선박을 1/2로 축소했다지만 그 크기가 상당하다. 이런식으로 박물관이 보유한 유물만 1만점이 넘는다.

실물 1/2크기로 복원된 조선통신사선은 국립해양박물관의 자랑. 복원비용으로만 8억2천만원이 들었다.
 실물 1/2크기로 복원된 조선통신사선은 국립해양박물관의 자랑. 복원비용으로만 8억2천만원이 들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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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4층은 해양산업과 과학, 영토를 주제로 삼았다. 1985년 국내 최초로 남극에 파견됐던 극지탐험대가 썼던 실제 관측 장비도 실감나게 전시가 되어있다. 이들의 극지연구는 1988년 세종과학기지와 2014년 들어설 예정인 장보고 과학기지의 시초가 되었다. 박물관에서는 한국 극지 연구의 역사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놓았다.

현재 박물관의 유일한 유료 관람시설인 4D 상영관에서는 입체감 있는 영상을 온 몸으로 즐길 수 있다. 해양 관련 4D 애니메이션이 30분 간격으로 상영되는데 흠이 있다면 상영시간이 5분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박물관의 어떤 층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바다지만 4층에서 바라보는 탁트인 바다는 청량감이 돌 정도로 시원하다.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도 어느새 성큼 다가와있다. 이렇게 국립해양박물관은 눈과 귀, 손끝을 만족시키는 재미로 가득차 있다. 어린이들의 체험교육 현장으로는 완벽하고, 어른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도 부족하지 않다.

박물관 측은 어린이를 대상으로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한 거북선 만들기와 독도 모형 만들기, 화석 생성원리 수업, 도자기 만들기 수업 등이 준비되어 있다.

덧붙이는 글 | 국립해양박물관 - 부산광역시 영도구 동상동 혁신도시 내 (한국해양대학교 인근)
입장료 무료 (유료특별전시, 4D영상관은 제외)
평일: 09:00~18:00, 토요일 09:00~21:00/ 일요일 09:00~19:00 (입장은 한 시간 전까지만)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월요일 공휴일일 경우 공휴일 다음 첫 번째 평일이 휴관일)



태그:#국립해양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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