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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 교육전문직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범행과정에서 14대의 대포폰이 사용됐다며 해당 대포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충남도교육청 교육전문직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범행과정에서 14대의 대포폰이 사용됐다며 해당 대포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충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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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 교육전문직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2일 도교육청 본청 소속 장학사 김아무개(50)씨와 조아무개(52)씨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4일 중 법원이 영장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이 사건으로 인한 구속자는 모두 4명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충남지방경찰청 수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장학사와 교사들이 보여준 행태는 전문 브로커 범죄조직을 떠올리게 한다. 우선 지난 1월 구속된 장학사 노아무개(47)씨는 시험 응시자들에게 미리 돈을 받고 논술 6문제와 면접 3문제를 알려줬다. 함께 구속된 A교사(47)는 돈을 주고 시험문제를 받아 합격했는데 건넨 액수는 2000만 원이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관련자 100여 명의 통화내역과 계좌를 추적한 결과 김 장학사와 조 장학사가 문제 유출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12일 이들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상자 선정 → 문제지 전달 → 출제위원 포섭 → 특정 문제 출제유도

경찰은 충남도교육청 장학사 등이 교육전문직 시험 문제를 유출하고 대가로 중등 분야 응시자 16명과 초등 분야 응시자 2명 등 모두 18명으로부터 모두 2억 6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충남도교육청 장학사 등이 교육전문직 시험 문제를 유출하고 대가로 중등 분야 응시자 16명과 초등 분야 응시자 2명 등 모두 18명으로부터 모두 2억 6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 충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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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3명의 장학사들은 시험 공고 전후 돈을 받을 시험 응시 대상자를 미리 선정했다. 이어 미리 문제를 만들어 응시자에게 전달했다. 이후 시험출제위원으로 선발된 자 중 일부를 포섭해 이미 응시자에게 배포한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이들이 합격자들로부터 받은 돈은 1인당 1000~3000만 원이다. 이들이 중등 분야 응시자 16명과 초등 분야 응시자 2명 등 모두 18명으로부터 문제유출 대가로 받은 돈은 모두 2억 6000만 원에 이른다. 이들 중 일부는 현금으로 돈을 받은 뒤 이를 고향 선배에게 맡겨 돈세탁까지 하려 했다. 경찰은 수사 착수 이 후 일부 돌려 준 것을 제외한 2억 3800만 원을 압수했다.

드러난 연루자 모두 27명... '윗선' 어디까지?

충남지방경철청 수사과 관계자가 충남교육청 교육전문직 시험문제유출사건 중간수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충남지방경철청 수사과 관계자가 충남교육청 교육전문직 시험문제유출사건 중간수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충남지방경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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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밝혀진 연루자는 돈을 건넨 응시자 18명(1명 구속)과 3명의 장학사 등 모두 21명이다. 하지만 경찰은 추가 연루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교사들이 구속된 장학사가 아닌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사람에게 문제를 받았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수사 관계자도 "현재까지 드러난 연루자는 구속된 장학사들에게 포섭돼 범행에 가담한 출제위원(논술 2명, 면접 2명)과 돈을 건넨 합격자 등 모두 2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주된 관심은 윗선 연루여부다. 구속된 장학사들이 핵심부서인 인사 및 감찰 부서에 근무한데다 범행과정에서 14대의 대포폰을 사용한 것도 윗선 개입여부를 의심하게 하고 있다.

이중에는 김종성 교육감이 사용한 대포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속된 장학사 중 한 명이 김 교육감에게 직접 대포폰을 만들어줬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지난해 가족 행사 당시, 축의금을 관리하던 자신의 통장을 모 장학사에게 맡겨 관리하도록 했다.

전교조충남지부 "대포폰 사용한 교육감, 더 이상 숨지마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충남지부는 14일 성명을 통해 "주로 범죄 집단이 범죄 사실을 숨기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포폰"이라며 " 지역 교육계의 수장이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하니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도교육감은 더 이상 뒤로 숨어 문제를 덮으려 하지 말고 인사비리와 잘못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비서실 관계자는 14일 "지금으로서는 교육감께서 해명 등 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모든 관계자를 입건 및 신병처리하고 수사를 확대해 추가로 범행에 개입한 관계자가 있는지 밝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사람은 전원 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충남도교육청, #교육전문직, #장학사, #김종성 교육감, #전교조충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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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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