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과 메리 영화의 두 주인공

▲ 팀과 메리 영화의 두 주인공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아름다운 영화다. 뭐 다른 이야기가 필요 있을까? 이름도 몹시 어려운 돔놀 글리슨(남자 주인공 팀 역)의 어눌한 표정연기와 귀엽고 사랑스런 표정의 레이첼 맥아담스(여자 주인공 메리 역) 조화, 아버지 역 빌 나이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최근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담백한 아름다움이었다.

시간에 대하여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엔딩 크레디트가 오르면서 영화관에 불이 켜지면 왠지 영화가 내게 이렇게 물어오는 듯하다, "삶이 다 그렇지 않은가?"라고.

삶의 진행은 단 한순간도 멈출 수 없는 절대적 연결이다. 단 1초도 돌이키지 못하는 시간의 몰인정함에 가끔은 절망한다. 하지만 또 가끔은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우리 삶의 과정에서 과거의 일정시점으로 되돌아가 다시 선택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지금의 삶을 택할 것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영화는 이 가정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팀은 과거 일정시점으로 돌아가 선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자신의 사랑을 얻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매우 많은 것을 파생시킨다는 것과 그로부터 현재는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행히 현실에서 시간의 흐름을 거스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어서 이런 가정은 오로지 영화에서만 가능해지는데, 다른 영화에서처럼 그 가정이 괴기스럽거나 기이하거나 엉뚱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의 일상과 소소한 관계에서만 일어나게 하는 절제가 있어 이 영화는 매우 유쾌해질 수 있었다.

팀 어버지 역의 빌 나이 매력적이며 유쾌한 중년의 영국 사람으로 등장한다.

▲ 팀 어버지 역의 빌 나이 매력적이며 유쾌한 중년의 영국 사람으로 등장한다.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영화의 품격과 행복함

품위 있는 영국 중년의 모습과 유쾌함이 공존하는 팀의 아버지 빌 나이의 연기는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영국 콘월지방의 풍광을 더욱 밝고 아름답게 한다. 조금은 억센 느낌도 없지는 않지만 정돈된 영국식 발음이 주는 청량감과 품위는 강요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은근히 배어있는 향기처럼 기분을 좋게 한다.

레이첼 맥아담스(매리 역)의 연기 또한 나른한 듯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생기 있고, 헤픈가 싶으면 또 때론 정숙한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데 이 묘한 분위기가 주인공 팀의 연기와 어우러져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결코 벅차지도 또 슬픔으로부터 오는 것도 아닌 편안한 일상의 행복,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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