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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후변화 속에 환경을 지키자는 녹색생활 실천운동이 사회 전반에 퍼지는 분위기다. 때문인지 녹색이라는 단어가 안 들어간 곳이 없다. 심지어 소비에서도 녹색소비라는 단어가 요즘 주목을 끌고 있다. 소소한 문구류부터 사무기기, 가전제품,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이들 제품이 녹색제품인지 먼저 확인하고 구매함으로써 녹색소비를 실천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환경 친화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녹색소비가 녹색생활의 한 실천방안으로 자리매김했다. 불필요하거나 충동적인 소비는 하지 않고 심지어 꼭 필요한 물건을 소비할 때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이나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고르는 등 기후변화와 자원고갈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한국소비자원(서울시 서초구 염곡동 소재)에서 배순영(47)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을 만나 녹색소비정책의 현주소와 향후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배순영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은 녹색소비는 소비자, 기업, 정부 모두가 협력해야 괄목한 만한 진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배순영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은 녹색소비는 소비자, 기업, 정부 모두가 협력해야 괄목한 만한 진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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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소비 생활이란 무엇인가요.
"(저탄소)녹색소비란 소비의 경제적 가치는 물론 환경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한 소비를 말합니다. 녹색소비 앞에 저탄소를 빼고 통상 녹색소비(Green Consumption)라고 부르고 있죠.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사용→처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 및 자원 사용을 의식적으로 저감하는 소비행태로 나타납니다.

친환경주택, 그린 카, 친환경농산물, 에너지고효율 가전, 친환경생활용품, 생태관광 등 녹색산업의 성장은 녹색소비를 시대적 트렌드로 부상시켰습니다. 녹색소비가 이슈트렌드를 넘어 메가트렌드(Megatrends․현대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시대적 조류)로 진전될 때 녹색성장의 기반이 완성되겠죠.

일반적으로 녹색소비는 개인소비자의 선호 측면도 있지만 공동체적 생활양식의 성격이 강하므로 소비자, 기업, 정부 모두가 협력해야 괄목한 만한 진전이 가능합니다. 특히 도입단계에서는 정부의 녹색소비정책 드라이브가 중요하죠."

- 이와 관련된 정책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네. 녹색소비를 촉진하고 유도하며 지원하는 정책이 바로 '녹색소비정책'입니다. 이와 비슷한 정책들이 과거에도 있었지만 특히 지난 2009년 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녹색소비정책은 크게 4개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번째는 소비자가 자신의 삶의 영역에 녹색생활양식을 수용해 실천하는 것으로 식품리사이클링, 에너지 및 물 절약 등이 이에 속합니다. 두번째는 소비자가 정부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탄소포인트제도 등 정부의 녹색소비 촉진제도에 소비자가 참여해 실천하는 것으로 녹색표시정책, 대중교통 이용 등이 포함됩니다. 세번째는 소비자가 기업과 관계를 맺는 영역으로 녹색선택정보, 녹색소비전과정 평가 및 각종 녹색표시제도 에코파머 네트워크화 등이 해당됩니다. 마지막으로 네번째는 소비자가 정부, 기업과 동시에 관계를 맺는 것으로서 '그린카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린카드를 이용하면 전기나 수도 절약,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인증제품 구매 등의 다양한 친환경 활동 시 에코머니(경제적 혜택으로 돌려주는 포인트 리워드 서비스)를 적립할 수 있습니다."

- 녹색소비정책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녹색 생산 및 소비문화의 확산, 녹색생활실천 운동 촉진, 녹색실천교육홍보 확대 등에 관련된 정책들이 여기에 속하며 5년 단위로 추진됩니다. 올해 2009년 시작한 1차 사업을 마무리 짓고 내년도에 2차 사업이 새롭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난 5년간은 녹색소비를 위한 로드맵을 수립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녹색시민은 2009년 50만 명에서 2013년 100만명으로 2배 늘었습니다. 녹색가구 또한 16만 가구에서 30만 가구로 증가했고요."

-음료수에 부착된 '탄소라벨링' 등도 녹색소비의 일종입니까.
"그렇습니다. 탄소라벨링 제도는 제품의 생산~유통~소비 등 전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품 겉면에 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탄소 소비문화 확산을 유도해 시장주도의 온실가스 감축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도입됐으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인증해주는 제도입니다. 이 인증 제품은 친환경상품에 포함돼 공공기관 우선 구매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며 탄소라벨링(=탄소성적표지) 인증 품목의 경우 5년새 10배나 증가했습니다."

-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녹색소비 실천 수준은 어느 정도죠.
"녹색소비나 녹색구매에 있어 시장의 미성숙과 불신이 여전히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5년간 주로 녹색소비정책을 세우고 진행하다보니 소비자들의 녹색소비 마인드를 심어 주는데는 다소 부족했죠. 비싼 가격, 소비자의 정보 및 상품 다양성 부족 등이 녹색상품 구입의 장애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문제점 해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굵은 뼈대가 세워졌으니 이제는 살을 붙여나가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일상생활 속 녹색소비 확산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요. 무엇보다 녹색 생활양식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1인당 에너지 소비가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만큼 절약 패턴 정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탄소포인트제 등 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부의 녹색소비촉진제도에 대한 가입을 증대시킬 필요가 입으며 특히 전력피크제 등 새로운 수요관리 정책에 대한 소비자 인지 및 참여도 현재보다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녹색소비를 더욱 보편화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쓰레기 분리해서 배출하기, 적정실내 온도 유지하기 등에서는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절수형 기기 사용에서는 참여도가 낮았습니다. 한편 2011년 대비 실천율이 증가한 것으로는 내복입기,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 등이 있으며, 이와 반대로 프린터 카트리지 재사용, 자동차 요일제 참여 등은 실천도가 내려갔습니다.

최근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적정실내온도 유지하기는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밖에 ▲내복 착용으로 온(溫)맵시 실천하기 ▲전력피크 시간대 에너지사용 자제 ▲장바구니 사용하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참여 등 의식주 전반에 걸친 녹색생활을 실천이 녹색소비로 이어질 것입니다."

배순영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배순영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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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조사한 소비자의 녹색생활실천 인식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0년과 2008년 각각 가정 내 조명끄기나 플러그 뽑기 등의 old item은 인식과 행동면에서 별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구매 시 친환경제품 선택과 같은 new item에 대해서는 인식과 행동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배 팀장은 "에너지가격 인상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old item와 new item을 포함한) 녹색실천 item이 갖고 있는 life cycle 단계가 다른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녹색패러다임을 폭넓게 수용하기 위해서는 시대변화에 따른 새로운 item을 도입해 녹색경험의 폭을 넓히고 실천 수단을 진일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녹색소비 생활의 보편화를 위해서는 녹색정보가 많아야 한다. 그러면 녹색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폭이 넓어져 일상생활에서도 녹색소비를 실천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어떤 제품에 바코드나 (스마트폰을 이용한)QR코드처럼 제품이 생산되고 유통되는데 까지 쓰인 탄소관련 정보 등이 포함된다면 유용할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 배순영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서울대 소비자학 학사 ▶동 대학원 소비자학 석·박사 ▶現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現 한국소비자원 연구위원 ▶現 한국소비문화학회 상임이사 ▶前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

▣ 주요 연구물
▶(2013) 배순영, "녹색소비정책 현황 및 과제", 한국환경정책연구원 공동연구집
▶(2012) 배순영·곽윤영, "녹색표시 그린워싱 모니터링 및 개선", 한국소지바원 정책연구보고서
▶(2012) 배순영. "Rio+20정상회의 동향과 지속가능소비 시사점", 한국소비자원 정책동향 보고서 외 다수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녹색소비, #에코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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