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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여름휴가 갔다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가을에는 어디로든 여행을 가고 싶어진다. 그런데 막상 떠나려고 해도 어디로 여행을 가야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마땅한 계획이 없다면 충남 서천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신성리 갈대밭은 금강변에 자리 잡은 서천의 대표 명소라고 할 수 있다. 금강변에 자리 잡은 넓은 갈대밭은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이다. 여러 갈래의 탐방로가 있는데, 어느 길로 가더라도 높다란 갈대숲을 원없이 걷게 된다. 마치 갈대로 만들어진 미로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몇 년 전에 가족들을 데리고 왔던 곳인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해서 조금 낙담했다. 하지만 기억이 안 난 덕에 새로운 여행지에 온 것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우습기도 했다. 

아직은 초록을 자랑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제대로 갈대의 멋이 살아날 것이다.
▲ 신성리 갈대밭 아직은 초록을 자랑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제대로 갈대의 멋이 살아날 것이다.
ⓒ 이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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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정자와 벤치들은 가을을 감상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아침 일찍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신발이 이슬에 젖는 번거로움만 조금 참으면 말이다. 갈대밭을 둘러보고 나오니 가족들의 신발이 모두 젖어버렸다. 그래도 색다른 곳을 봤다며 모두 좋다고 했다.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것일까?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지만, 그전부터 아주 운치있던 곳이다.
▲ 신성리 갈대밭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지만, 그전부터 아주 운치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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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리 갈대밭이 유명해진 것은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인데, 2000년에 개봉한 영화라서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듯하다. 갈대가 우거져서 비무장지대 장면을 촬영하기에는 더 없이 좋았을 것 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는 드라마 촬영도 했다는데, 드라마를 보지 못해서 어떤 장면에서 신성리 갈대밭이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갈대밭을 헤매면서 가을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홍원항, 물오른 고소한 전어로 입맛 돋우기

서천 홍원항에서 점심을 먹었다. 홍원항은 가족들과 세 번째 방문한 것이었다. 규모도 큰 편이고, 등대도 아름다운 곳이다. 홍원항에서는 전어를 먹었는데, 아직 본격적인 가을이 아니었지만, 싱싱한 전어를 보고 그냥 넘어가기 어려웠다.

수산물가게 수조에 남아있던 전어를 2만 원에 몽땅 사서 조리를 해주는 2층 식당으로 올라갔다. 주방에 회와 무침, 구이를 골고루 해달라고 주문했는데, 회는 아내와 딸이, 구이는 아들이, 회무침은 내 메뉴이다. 입맛들도 참 제 각각이다. 그래도 전어가 맛있다는 것에는 만장일치~!

가을 전어의 철이 오고 있다. 미리 맛 본 전어가 정말 맛있었다.
▲ 홍원항 가을 전어의 철이 오고 있다. 미리 맛 본 전어가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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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홍원항을 둘러보면서 소화도 시킬 겸 등대까지 산책을 갔는데, 경치가 참 좋았다. 작은 수산물 시장도 있는데, 구경할 만하다. 꽃게와 오징어 종류가 많았는데, 모두 싱싱해 보여서 조금 사갈까 말까 고민도 잠시 했다.

하지만 워낙 배불리 먹은 후라서 더 사다가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 점심에 전어를 산 가게에서 저녁에 가볍게 구워먹으려고 조개를 샀는데, 조개를 넉넉하게 넣어주어서 저녁은 아이들과 조개구이 파티를 했다.  

전어회와 회무침도 아주 맛있다. 홍원항 등대의 경치가 좋다.
▲ 홍원항 전어회와 회무침도 아주 맛있다. 홍원항 등대의 경치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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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항에서는 9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전어축제가 열린다. 가을에 홍원항을 가보니, 인간적으로 축제 기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주차하기도 당연히 어렵다.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이니 가서 함께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축제 전에 가서 조금은 한가롭게 전어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한산모시관, 판교, 국립생태원은 제 각각의 매력이 있는 서천의 명소이다.
▲ 서천여행 한산모시관, 판교, 국립생태원은 제 각각의 매력이 있는 서천의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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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으로의 가을여행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해결해 준다. 갈대밭에서 가을을 만끽하고, 맛이 제대로 오른 전어와 꽃게로 허기를 채우면 안성맞춤 가을여행이다. 갈대밭 가까이에 있는 한산모시관도 둘러보고, 모시송편을 먹어보는 것도 서천 여행에서는 빼놓지 말아야 한다. 몇 십 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한 판교를 둘러보는 것도 가을여행에 추억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서천, #신성리 갈대밭, #홍원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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