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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와 평화 운동에 헌신해 온 이해동 목사가 자신의 동반자 이종옥 여사와 함께 회고록과 서한집인 <둘이 걸은 한 길> 1편과 2편(<둘이 걸은 한 길 1-이해동·이종옥의 살아온 이야기>, <둘이 걸은 한 길 2-가족 친지들과 나눈 서한집>)을 펴냈다.

지난 23일 오후 6시 30분 서울시청 다목적 홀에서 <둘이 걸은 한 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안경환 교수, 한승헌 변호사, 박원순 서울시장, 함세웅 신부, 김승환 교육감, 천정배 변호사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범구 박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자칭 '얹혀가기 전문가', 타칭 '실천하는 신앙인'

<둘이 걸은 한 길>
 <둘이 걸은 한 길>
ⓒ 대한기독교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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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동 목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올곧은 후배들에게 얹혀왔다"고 자평했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함께 연루됐던 동지이자 이해동 목사가 공인한 '절친'인 한승헌 변호사는 출판기념회 축사를 통해 "그의 삶 전체가 실천으로서 하나님을 증명한 성직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평을 발표한 안경환 교수는 "이 책은 불의의 세월, 격동의 시대를 피하지 않고 민주적인 이상의 정착에 앞장선 두 사람의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때때로 극적인 삶을 산 큰 분들의 글에서 발견되는 과장이나 변명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목사님의 솔직담백한 성격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해동 목사와 인연을 맺은 후배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원순 시장은 축사를 통해 "아름다운가게를 할 때 목사님을 가까이 모셨다. 목사님은 한 번도 자기주장을 안 내세우시고 제 의견을 들어주시고 배려해주셨다. 저뿐 아니라 이 시대를 함께 살아온 수많은 사람에게 베푼 은덕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느티나무가 되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 목사와 같은 고교 선후배라는 인연이 있는 천정배 변호사도 축사에서 "목사님을 언론을 통해 봤을 때는 엄청난 투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모시고 나니 전혀 투사의 모습이 없었다. 저를 대할 때 후배를 대하듯 넉넉하고 자애롭게 대해 주셨다. 투사의 모습도 있지만 따뜻하고 자애로운 모습이 저와 같은 사람들을 구원의 길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 투쟁의 길을 걸으며 자애로움으로 투쟁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옥 여사는 서포터가 아닌 함께 뛰는 선수"

특히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이 목사 내외의 며느리가 제작한 회고 영상을 상영해 감동을 안겼다. 회고 영상 속 이 여사는 "지난 삶을 돌아볼 때 난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특히 이 여사는 "부모가 하는 일에 아이들이 크게 불평하지 않고 자라주었다"며 자녀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여사는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1980년 김대중내란음모사건 등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이해동 목사의 옥바라지를 했다. 더불어 기장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인권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며 민주화 투쟁에 헌신했다.

<둘이 걸은 한 길>을 펴낸 이해동 목사와 이종옥 여사
 <둘이 걸은 한 길>을 펴낸 이해동 목사와 이종옥 여사
ⓒ 윤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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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 변호사는 축사에서 "책 이름부터 아주 부러웠다. 아무리 한 길의 동반자라고 해도 아내는 내조자로 자리매김 된다. 그러나 이 여사는 전혀 다르다. 내조에 그치지 않고 외조까지, 응원단 속의 서포터가 아니라 그라운드에 내려가 같이 뛰는 선수로서, 부군인 이 목사와 동지 관계를 이루며 살았다"면서 "한 분이 주인공이고 다른 한 분은 가족인 것이 아니라 두 분이 함께 주인공인 전례 없는 값진 자리"라며 의미를 더했다.

한편, 출판기념회의 축가는 임정현 테너가 맡아 '주기도문'과 '상록수'를 불러 감동을 더했다. 임정현 테너는 임기윤 목사의 아들이다. 임 목사는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에 연루돼 보안사로 끌려갔다가 의문사를 했다.

이해동 목사는 "작년 제 나이 80이었고, 올해 제 아내 나이 77이다. 부부가 함께한 지 작년이 50년이다. 험상궂은 역사를 살아오는 동안 많은 분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남은 삶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분의 사랑과 도움에 누가 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책이 출간되기까지 도움을 준 정진우 목사, 한홍구 박사와 평화 박물관 식구들을 비롯해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둘이 걸은 한 길, 돌아보니 반독재민주화운동사 한눈에

<둘이 걸은 한 길>은 총 두 권으로 구성된다. 1권 '이해동 이종옥의 살아온 이야기'는 다섯 교회를 섬기며 민주 회복과 인권 회복 운동에 헌신해 온 두 부부의 삶을 담았다. 2권 '가족·친지들과 나눈 서한집'은 총 370통의 편지를 엮었는데, 크게 옥중 서한과 망명 서한으로 나뉜다. 옥중 서한은 1980년 5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이해동 목사가 옥고를 치르면서 가족, 지인들과 나눈 190통의 편지를 담았다.

망명 서한은 1983~1988년 국외체류 당시 받은 181통의 편지를 정리했다. 편지의 발신자는 김대중, 문익환, 이우정, 박형규, 조정하, 리영희, 고은 등 이 목사와 1970~1980년대 반독재 민주화운동 과정을 함께한 인물들로 '사료'로의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태그:#이해동, #이종옥, #둘이 걸은 한 길, #출판기념회, #평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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