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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었지만 세상은 어지럽고 도리는 무너졌다. 나라 돌아가는 모양새와 정부가 하는 짓만 '혼용무도'(昏庸無道)한 것이 아니다. 대학의 형편도 별로 다르지 않다. 2016년 1월 6일 새해 벽두 강원대학교에서는 개교 이래 가장 치욕적인 일이 일어났다. 나는 이 사태의 전말과 이를 주도한 강용옥 부총장의 만행을 알리고 시민적 연대를 호소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지난해 12월 30일 강원대에는 강용옥 부총장이 소집하고 의장이 된 정기 전체교수회의가 개최되었다. 학기가 이미 끝났고 연말 시점이라 교수들의 참석률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되었지만 예상 밖으로 많은 교수들이 참석해 정족수를 훨씬 넘겼다.

회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연이은 발언을 통해 평교수들은 이미 전체 교수 투표(2015.10.19~20)와 전체 교수 서면 투표 (2015.11.25~26)를 통해 확인된 총장 직선제를 향한 열망을 설득력 있게 피력했고 이날 교수 총회에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총장선출 방식을 두고 직선제와 간선제의 갈림길에 선 강원대학교가 30일 오후 춘천캠퍼스 실사구시관에서 전체교수회의를 열고 토론을 하고 있다.
 총장선출 방식을 두고 직선제와 간선제의 갈림길에 선 강원대학교가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춘천캠퍼스 실사구시관에서 전체교수회의를 열고 토론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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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신승호 총장이 대학구조개혁 낙제 평가결과(D 등급)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직무대리직을 맡아온 강용옥 부총장은 조만간 자신이 간선제, 직선제 여부 결정을 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내뱉었다.

교수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마침내 총장직선제선거를 위한 학칙개정안과 선거규정안을 일주일 내 처리한다는 강원대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의안에 대해 거수투표가 이뤄졌다. 결과는 "469명 중 420명이 찬성하여 발의해 주신 것은 통과되었습니다"였다.

이것은 부총장이 자신의 입으로 공표한 말이기도 하다. 2015년 12월 30일 교수총회 결의는 총장 직선제에 대한 전체 교수들의 지지가 압도적 다수로 확고함을 보여 주었고 민주 자율 대학으로의 재건을 향한 교수들의 뜨거운 열정을 확인했다.

나는 12월 30일 교수총회 의결로 강원대에서 총장 직선제를 향한 발걸음은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강용옥 부총장이 보여온 그간의 불통과 독단 행정을 떠올리며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는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1월 6일 오후 예정된 본부 교무회의에서 대학 본부에서 총장직선제안건을 부결시키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강원대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의 다급한 호소가 들려왔다. 비대위는 1월 5일 아침부터 철야단식농성에 돌입했다. 6일 오후 대학본부 3층에 많은 교수들이 몰려들어 교수 총의를 수용하라고 외치는 가운데 교무회의가 열렸다.

투표에 부친 결과는 37명 참석, 반대 25명, 찬성 8명, 기권 4명이었다. 그리하여 2016.1.6. 교무회의에 의해 그간 전체 교수 투표(2015.10.19~20), 전체 교수 서면 투표, 그리고 전체 교수회의의 의결 (2015.12.30.) 등을 통해 세 번이나 확인, 합의된 교수들의 총의가 뒤집혔다.

이에 강원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전체 교수회의를 소집했으며 그 결의를 모아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2016.1.8.)

1. 교무회의의 부결 결정은 원천 무효다. 국민투표 결과를 국무회의에서 뒤집을 수 없듯이, 전체 교수 합의로 결정된 사안을 임명직 보직교수들로 구성된 교무회의에서 뒤집을 수 없다.

2. '직선제 총장선거를 위한 학칙개정안 및 총장임용후보자 선정규정제정안'(2015년 11월 27일 자)은 여전히 유효하며 평의원회 심의절차를 거쳐 공포되어야 한다. 총장직무대행은 이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

3. 총장직선제 학칙개정을 반대한 교무위원 25명은 학교를 위기에 빠뜨린 책임을 통감하고 당장 보직을 사퇴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이들을 동료교수 및 강대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

4.비상대책위원회는 직선제 총장선출뿐만 아니라 대학에 부여된 헌법상의 기본권인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권을 확보하고 수호해 나가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6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대학본부에서 교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강원대는 이날 직선제 총장선거를 위한 학칙개정안과 규정안을 부결(찬성 8·반대 25·기권 4)시켰다. 이는 사실상 간선제 선택으로 직선제를 희망하는 구성원과의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달을 전망이다.
 지난 6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대학본부에서 교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강원대는 이날 직선제 총장선거를 위한 학칙개정안과 규정안을 부결(찬성 8·반대 25·기권 4)시켰다. 이는 사실상 간선제 선택으로 직선제를 희망하는 구성원과의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달을 전망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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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대위의 이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1월 6일 교무회의를 분기점으로 강원대학교의 사태는 단지 총장 직선제냐 간선제냐 뿐만 아니라, 민주화 시대 민주적 기본 절차의 수호냐 대학공동체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 절차를 파괴한 폭거의 굴종적 추인이냐 하는 문제로 변화되었다.

오늘의 강원대의 위기는 직접적으로는 지난번 교과부에서 시행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권 낙제 수준 평가를 받은 데서 비롯되었으나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대학위기의 타개책으로 전체 교수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한 총장 직선제 민의를 대학본부 측이 마구 짓밟은 것이 진짜 위기의 실체다.

비대위의 입장과 호소에는 강원대학교가 직면한, 개교 이래 유례없는 심각한 위기와 이를 타개해 민주적 자율성을 회복하고 질 높은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절절한 몸부림이 담겨있다. 강원대가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대학, 질 높은 명품대학으로 거듭날 것을 열망하는 강대인들, 교수 학생 직원들이라면 민주적 기본절차를 무시하고 직선제 학칙개정안을 부결시킨 이번 교무회의의 폭거를 결코 용납,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장벽은 강원대 내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교과부가 직선제 총장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각종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겁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우리들은 이 싸움이 간단히 끝날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 강원대가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강대인이 단결할 수 있다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적 합의를 잊지 않는다면, 좌절하지 않고, 가만히 있지 않고 비대위를 중심으로 뭉치고 연대할 수 있다면, 그리고 부산대 고 고현철 교수가 남긴 "무뎌져 있지 말라"는 유언을 잊지 않는다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덧붙이는 글 | 이병천 시민기자는 강원대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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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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