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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 지역에서 오랫동안 장학재단을 운영하며 안성청소년들의 꿈을 지원하는 일을 해온 정재흠(꿈퍼나눔마을 촌장)씨. 그가 서울 청와대 앞으로 상경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왜, 무슨 이유로 그런 걸까. 아래는 15일에 이뤄진 일문일답 인터뷰 내용이다.

- 본인 소개를 하신다면?
"안성에서 경제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을 돕고 있는, 말하자면 이들의 도움 단체인 꿈퍼나눔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마을 촌장 정재흠입니다."

- 언제부터 일인시위를 했으며, 향후 1인시위 계획은?
"지난 설 연휴가 막 시작하던 2월 6일에 처음 시작했으며 앞으로 누리과정예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시간 되는대로 할 예정입니다."

- 안성에 사시면서 일인시위 장소를 청와대 앞으로 택한 이유는?
"누리과정예산 논쟁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좀 더 들어가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 교육청간의 다툼인 듯합니다. 안성에는 다툼의 당사자는 없고 피해 어린이들만 있을 게 뻔해 보입니다. 그래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곳에서 저의 의사표현을 해야 하지 않나 싶어 청와대에서 하게 된 겁니다."

꿈퍼나눔마을 정재흠 촌장이 청와대 앞에서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일인시위 꿈퍼나눔마을 정재흠 촌장이 청와대 앞에서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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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 사태에 대한 1인시위를 하는가?
"사실 1인시위의 결정적 계기는 절대적 빈곤 속에 처한 아이들이 먼저 걱정되고 또 눈에 아른거려서 그랬습니다. 중앙정부는 교육청에 누리과정예산 편성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고 교육청은 예산은 뻔한데, 시늉이라도 내려고 하면, 예산 돌려막기를 할 거란 거죠. 그렇게 하다 보면 결국 경제적으로 빈약한 가정에 있는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거란 생각에 이르게 되더군요.

계기는 그렇지만 1인시위의 목적은 이와 다릅니다. 누리과정이 파산나게 되면 우리나라의 장래가 될 어린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지경에 이를 겁니다. 이것은 막아야죠. 두 힘 있는 기관의 갈등이 대한민국 미래마저 어둡게 한다는 점을 청와대나 교육청 모두 깨닫길 바랍니다."

- 다른 방법도 있을 텐데, 굳이 일인시위라는 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다수의 대중들이 집회를 열어 시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1인시위를 통하여 의사표현과 주장을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당신이 인지하는 '누리과정 예산 사태'의 현재 정국 상황은 어떤가?
"이 싸움이 누리과정예산을 두고 중앙정부와 지방 교육청간의 핑퐁게임처럼 보이지 않으세요? 중앙정부는 교육청에 누리과정예산을 편성하면 국고를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교육청들은 정부가 재정지원을 미끼로 자신들을 길들이겠다는 심산이라며 반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 그렇다면 이 사태가 어떻게 번질 걸로 보시는가?
"힘 있는 이 두 기관은 아주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기 싸움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 자칫 어린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을 내팽겨치는 사태로 다다를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누리과정예산 논쟁과 다툼으로 인하여 그 타격은 애꿎은 아이들에게 돌아갈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있는 거예요. 보육대란에 이어 교육대란까지 예견됩니다."

- '교각살우'란 표현을 써셨는데, 그 이유와 배경은?
"오늘 이 사태를 바라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 바로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교훈이었어요. 어른들끼리의 다툼(교각)으로 애꿎은 아이들의 미래,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소)가 망치겠구나, 하는 걱정이 눈앞에 아른거렸던 겁니다. 교각살우는 절대로 안 됩니다. 어른들끼리 다툼으로 대한민국 미래인 우리 소중한 아이들의 꿈, 희망, 웃음을 빼앗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 이 사태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며 누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시는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교육청의 돈(예산) 문제가 문제의 핵심 아닌가요? 누구의 돈으로 누리과정에 있는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을 책임지느냐, 하는 것일 테죠. 이런 시각으로 들여다보면, 누리과정 예비비 예산을 편성한 교육청을 우선으로 지원하겠다느니 마느니 등의 주장은 어른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은 국고지원이 절실합니다. 이 방책 또한 급한 불만 끄게 되는 형국이겠습니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한민국에서 권한과 책임이 제일 큰 대통령께서 대승적 차원으로 나서셔야 한다고 봅니다."

정재흠 촌장이 그의 사무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그는 '교각살우'란 사자성어를 강조하며 누리과정 사태가 하루 속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무실에서 정재흠 촌장이 그의 사무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그는 '교각살우'란 사자성어를 강조하며 누리과정 사태가 하루 속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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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라는 바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한민국에서 권한과 책임이 제일 크신 대통령께서 대승적 차원으로 나서셔서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구성하여 주셔야 합니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교육기관, 육아문제전문가, 교육전문가 등 여러 전문가와 예산집행 권한 있는 분들이 함께 숙의하여 보육과 교육 정책을 내놓고 합의하여 주세요. 오늘 이 문제는 단순한 예산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사의 발전과 영속성 차원으로 보시어 통치권차원의 역사적 판단을 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 "대통령께서 이 사태를 해결할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 달라"는 게 1인시위의 핵심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안성지역 신문에 당신의 '국민의당 총선예비후보 안성지역 출마설'이 다뤄지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건가.
"스무날 전인가요? 국민의당에서 꿈퍼나눔마을 촌장인 제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민간영역에서 민생과 나눔 활동을 풍성히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큰 차원에서 당에 들어와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민생과 복지 정책 쪽을 고민하면 어떻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많은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그 또한 매우 보람 있는 일이라 싶어, 보름 전쯤에 국민의당 인재영입에 응했고 국민의당에 가입도 했습니다(참고로 정재흠씨는 국민의당 18번째 영입인사다)."

- 이 시위는 당과 연관이 있는가?
"아닙니다. 당과 상의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1인시위가 정치적인 수사나 행동으로 보일까봐, 저의 언어나 저의 신분 노출을 매우 신중하게 처신했습니다. 언론에 노출된 저의 신분은 오로지 어린이 청소년 도움 단체인 꿈퍼나눔마을 촌장으로만 밝혔습니다."

- 이 시위 후 이 사태에 대한 향후 계획은?
"앞으로도 눈을 부릅 뜨고 두 힘 있는 기관들의 행동을 지켜볼 겁니다. 정작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면서 대한민국의 장래인 아이들을 모른 척한다면 계속해서 1인시위를 펼칠 뿐만 아니라 저의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과 연대해 의사표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히 고려해 볼 생각입니다."

그의 인터뷰 속에서 그가 강조한 '교각살우'를 다시 떠올려본다. 어른들 싸움에 아이들과 아이들의 가정이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교각살우'의 위협을 느끼는 가정들이 '구사일생'에 이르는 날을 기대해본다. 아래는 정재흠씨가 일인시위를 시작하던 날 작성한 '대통령께 드리는 글'

'대통령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대통령님,

어른들의 누리과정예산 논쟁과 다툼으로 인하여 그 타격은 애꿎은 아이들에게 돌아갈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보육란에 이어 교육란까지 예견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가뜩이나 저출산 국가로 전락한 우리나라는 출산장려 대책이 시급한 마당인데 그러지는 못할망정 보육대란에 이어 교육대란이 코앞에 닥친 현실 앞에 어떤 부모가 아이를 낳고 보육하고 싶겠나, 하는 걱정과 안타까운 마음에 청와대 앞으로 나왔습니다.

대통령님, 이런 환경이 계속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나라요, 인간이 존중되는 나라요, 그래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고 교육시키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리과정 예비비 예산을 편성한 교육청을 우선으로 지원하겠다느니 마느니, 하는 주장은 어른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은 국고지원이 절실합니다. 이 방책 또한 급한 불만 끄게 되는 형국이겠습니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한민국에서 권한과 책임이 제일 크신 대통령님께서 대승적 차원으로 나서셔서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구성하여 주십시오.

중앙정부, 지방정부, 교육기관, 육아문제전문가, 교육전문가 등 여러 전문가와 예산집행 권한 있는 분들이 함께 숙의하여 보육과 교육 정책을 내놓고 합의하여 주십시오. 오늘 이 문제는 단순한 예산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사의 발전과 영속성 차원으로 보시어 통치권차원의 역사적 판단을 해 주십시오.

교각살우(矯角殺牛) 안됩니다. 어른들끼리 다툼으로 대한민국 미래인 우리 소중한 아이들의 꿈, 희망, 웃음을 빼앗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6.02.06

꿈퍼나눔마을 촌장 정재흠 드림



태그:#일인시위, #보육대란, #누리과정, #정재흠,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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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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