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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인가보다."

최근 KBS 9시 뉴스는 보면 KBS가 남한 방송사인지 북한 방송사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물론 타 방송사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개성공단 전면 폐쇄 이후 공영방송·종편을 떠나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연일 오고 가는 강경한 발언 등 경색된 남북관계와 관련된 뉴스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그중 가장 으뜸으로 북한 관련 보도를 하는 곳은 KBS입니다.

실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에 따르면 지난 7일, KBS의 북한 관련 보도는 총 9건으로 TV조선과 함께 8개 방송사 중 단연 최고입니다. 양뿐만이 아닙니다. KBS는 톱 보도부터 <"북, 주요인사·철도기관 사이버공격"> 라는 보도로 사이버테러 위협을 내세웠는데 8개 방송사 중 이를 톱 보도로 다룬 것은 KBS뿐입니다. 바로 다음 보도인 <"북 사이버테러 현실화"... 정부 '대책' 착수>라는 보도는 국정원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이를 따로 1건으로 보도한 것도 KBS뿐입니다.

같은 보도를 두고도 SBS는 관련 보도인 <"북, 정부 주요 인사 스마트폰 해킹">에서 " 스마트폰이 해킹당한 정부 인사가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해킹돼 어떤 자료가 유출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라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선거철 단골메뉴 '북풍'

사실 선거철이 되면 북풍 조장은 보수정권의 단골메뉴입니다.

과거 13대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KAL기 폭파사건 당시 전두환 정권은 폭파범 김현희씨를 대선 하루 전날 국내로 압송하고 이를 생중계 했습니다. 또한 15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은 지지율 상승을 위해 북한에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른바 '총풍사건'이라고 불린 이 사건은 북풍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난 사건으로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사건입니다.

같은 해 당시 안기부는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재미교포를 매수해 김정일-김대중 공모 허위사실을 퍼트립니다. '북풍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권영해 당시 안기부장은 징역 5년을 받습니다.

이후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6.2 지방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5월 24일, 남북경협과 교류를 전면 중단하는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합니다. 5.24조치라고 불리는 대북제재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며, 경실련통일협회에 따르면 5.24조치로 인해 남북경협과 교류협력의 피해액이 15조 8천 억원(약 145억9천만 달러)으로 추정됩니다.

박근혜 정부도 북풍조장, 합리적 투표 필요해

박근혜 대통령 역시 4.13총선을 앞두고 북풍 조장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의 4차 핵실험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독자적 대북제재에 나선 것은 물론,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과 남남갈등 해소를 촉구하는 내용의 국회 특별연설을 진행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정부 예산안 연설을 위해 국회에서 연설한 적은 있지만, 그 이외의 국정 현안으로 '국회 특별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기존 언론들의 편향된 보도 역시 만연합니다. 정치·언론 환경이 치우친 현실 속에서 '북풍'은 총선을 앞둔 4월 13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민권·민생 문제는 사실상 총선 핵심 이슈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결국 답은 이러한 환경을 모두 이겨내기 위해 합리적 '투표'에 나서는 길입니다.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오늘은 3.15부정선거가 발생한 날입니다.

덧붙이는 글 | 홍명근 기자는 (사)시민의날개 운영팀장 입니다.



태그:#총선, #선거, #북풍, #북한, #시민의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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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바꿈세상을바꾸는꿈,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그리고 지금은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사무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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