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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삼촌 쑥부쟁이 카페. 지리산 자락 산수유마을로 가는 길목,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에 자리하고 있다.
 구례삼촌 쑥부쟁이 카페. 지리산 자락 산수유마을로 가는 길목,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에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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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했다.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건 건물의 겉모습이었다. 산골에서는 보기 드문 외관이었다. 첫인상부터 좋았다. 벽면에는 요리사 차림을 한 세 사람의 얼굴 그림과 함께 '구례삼촌 쑥부쟁이 카페'라고 씌어 있다. 쑥부쟁이도, 구례삼촌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난 3월, 산수유꽃 필 때 문을 열었어요. 지리산 자락에서 재배한 쑥부쟁이를 가공하고, 체험하고, 유통시키는 6차 산업화를 하려고요. 구례삼촌은 회원이 제안했어요. 처음엔 다들 촌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는데, 묘한 매력이 있더라구요. 정겹기도 하고. 지리산과 어울리는 이름 같구요."

이명엽(65)씨의 말이다. 이씨는 최규태(54), 류재관(48)씨와 함께 쑥부쟁이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농업회사법인 '구례삼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쑥부쟁이와 우리밀가루를 섞어 만든 쑥부쟁이 머핀.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럽다. 쑥부쟁이 특유의 식감도 살아있다.
 쑥부쟁이와 우리밀가루를 섞어 만든 쑥부쟁이 머핀.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럽다. 쑥부쟁이 특유의 식감도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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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쿠키. 바삭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좋다.
 쑥부쟁이 쿠키. 바삭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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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차. 쑥부쟁이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마음 속까지 상쾌하게 해준다.
 쑥부쟁이 차. 쑥부쟁이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마음 속까지 상쾌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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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삼촌 쑥부쟁이 카페'는 산수유마을로 가는 길목,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에 자리하고 있다. 쑥부쟁이를 우리밀과 버무려 머핀과 쿠키를 만들고, 체험·유통시키는 공간이다. 쑥부쟁이 홍보관을 겸하고 있다.

주 생산품은 쑥부쟁이 머핀과 쿠키다. 지리산을 낀 섬진강변에서 재배한 우리밀을 빻은 밀가루에다 쑥부쟁이를 분말로 만들어 우유와 섞어 버무린다. 달걀도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것만 사용한다. 반죽에 들어가는 세 가지 야채도 인근에서 재배한 것을 쓴다. 가장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는다. 쑥부쟁이 차와 떡, 국수, 나물, 장아찌도 만들고 있다.

쑥부쟁이는 들국화와 비슷하게 생겼다. 비타민C를 많이 머금고 있다. 쌉싸름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지니고 있다. 나물의 맛이 부드럽고 상큼하다. 우리 몸 안의 나트륨 성분을 배출해 주는 역할을 한다. 비만을 억제하면서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는 항염, 해독 작용을 한다고 언급돼 있다. 건강나물이다.

지리산 자락의 밭에서 자라고 있는 쑥부쟁이.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이다.
 지리산 자락의 밭에서 자라고 있는 쑥부쟁이.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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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머핀과 쿠키의 재료가 되는 반죽. 지리산 자락에서 재배한 우리밀을 빻아 만든 밀가루에다 쑥부쟁이 분말을 우유와 함께 버무렸다.
 쑥부쟁이 머핀과 쿠키의 재료가 되는 반죽. 지리산 자락에서 재배한 우리밀을 빻아 만든 밀가루에다 쑥부쟁이 분말을 우유와 함께 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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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삼촌에서는 이 쑥부쟁이를 가미한 머핀과 쿠키를 손으로 하나하나 빚는다. 굽는 과정을 빼고는 모두 수작업이다. 3명의 공동대표가 직접 만들고 판다. 문을 연 지 아직 100일도 안됐지만, 만드는 즉시 다 팔린다. 그동안 크고 작은 행사장을 쫓아다니며 홍보를 하고,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산수유마을로 가다가 건물을 보고 부러 들어오는 여행객도 많다.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어요.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이, 또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찾고 주문을 하는 거죠. 머핀 하나로 한 끼 식사를 때울 수 있고, 쿠키는 간식으로 좋다구요. 맛이 정말 좋거든요."

이씨의 쑥부쟁이 머핀과 쿠키 자랑이다. 실제 맛을 보면 일상에서 만나는 머핀, 쿠키와 다르다는 걸 금세 느낄 수 있다. 머핀이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럽다. 쑥부쟁이 특유의 식감도 살아있다. 쿠키도 바삭바삭 고소하고 맛있다.

머핀은 4개 들이 한 상자에 1만 원이다. 쿠키는 1개당 500원이다. 쑥부쟁이 효소차, 쑥부쟁이 차는 3000∼4000원 한다.

쑥부쟁이 머핀을 만드는 과정. 우리밀가루와 쑥부쟁이분말을 우유와 함께 버무린 반죽에다 건포도와 아몬드를 넣는다.
 쑥부쟁이 머핀을 만드는 과정. 우리밀가루와 쑥부쟁이분말을 우유와 함께 버무린 반죽에다 건포도와 아몬드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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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쿠키. 우리밀가루와 쑥부쟁이 분말을 우유와 섞어 만든 반죽을 조금씩 떼어내 아몬드를 올리고 손으로 눌러서 만든다.
 쑥부쟁이 쿠키. 우리밀가루와 쑥부쟁이 분말을 우유와 섞어 만든 반죽을 조금씩 떼어내 아몬드를 올리고 손으로 눌러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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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려고 왔는데, 쑥부쟁이에 반해서 발목을 잡혔어요. 청주에 살 때 음식점을 내라는 권유를 여러 번 받았는데, 뿌리쳤거든요. 근데 여기 와서 쑥부쟁이 머핀과 쿠키를 만들고 있네요. 나물도 무치구요. 제 팔자인가 봅니다."

이씨는 2011년 10월 구례예술인마을로 내려왔다. 청주에서는 30년 동안 요리연구를 하고 감물염색을 하며 살았다. 구례에서 나물연구회에 들어갔다가 쑥부쟁이를 접했다. 야생화의 6차 산업화에 매달리고 있는 '야생화박사' 정연권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만난 것도 그 무렵이다.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해야죠. 목숨 걸고, 소비자가 흡족할 때까지요. 그게 제 성격이기도 하고요."

이씨의 각오다.

최규태(왼쪽)·이명엽(오른쪽) 공동대표가 쑥부쟁이 쿠키를 만들고 있다. 지난 5월 27일이다.
 최규태(왼쪽)·이명엽(오른쪽) 공동대표가 쑥부쟁이 쿠키를 만들고 있다. 지난 5월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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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의 6차 산업화를 이끌고 있는 정연권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쑥부쟁이 밭에서 쑥부쟁이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이다.
 쑥부쟁이의 6차 산업화를 이끌고 있는 정연권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쑥부쟁이 밭에서 쑥부쟁이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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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태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꽃가게를 운영하다가 내려왔다. 2년 전부터 구례에 살면서 2600㎡에 쑥부쟁이를 재배하고 있다. 머핀과 쿠키를 만들면서 홍보와 판매 일을 맡고 있다.

카페에서 하는 쿠키 만들기 체험도 이들의 몫이다. 20명 이상 단체를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인당 1만 5000원으로 쿠키를 만들고, 가져가는 체험이다. 쿠키가 구워지는 사이 쑥부쟁이 차와 머핀도 맛본다. 체험시간은 1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구례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태·환경운동가로 살았던 류재관씨는 8200㎡에 쑥부쟁이를 재배하고 있다.

"쑥부쟁이로 작은 혁명을 꿈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쑥부쟁이가 구례를 먹여 살릴 겁니다. 쑥부쟁이 6차 산업화로 관광객을 사철 불러들이고요. 천안 호두과자처럼 쑥부쟁이 머핀과 쿠키를 구례의 대표 여행상품으로 만들려고요."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류씨의 포부다.

쑥부쟁이로 작은 혁명을 꿈꾸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구례삼촌의 공동대표들. 왼쪽부터 최규태, 이명엽, 류재관 대표다.
 쑥부쟁이로 작은 혁명을 꿈꾸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구례삼촌의 공동대표들. 왼쪽부터 최규태, 이명엽, 류재관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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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쑥부쟁이, #구례삼촌, #이명엽, #최규태, #류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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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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