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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12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부문은 한겨레의 '김영한 업무일지 관련 심층 보도'(김규남·서영지·박태우·오승훈 기자)가, 방송부문은 SBS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단독 보도(최우철 기자)가 선정되었다. 온라인 부문은 머니투데이의 '해수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대응문건 폭로' 보도(박다해 기자)가 선정되었다. 기자들과 함께 하는 시상식과 간담회는 1월 24일(화) 오후 7시 공덕동 민언련 교육공간 <말>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기자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앞둔 2016년 12월 6일, 머니투데이는 <끝나지 않은 세월호 ①/"소모적인 세월호 이슈 확산 막아라"…'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대응문건' 만든 해수부>(12/6 https://goo.gl/Lm8GHt)에서 "지난해(2015년)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인 4월 6일 전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양수산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제정 관련 대응방향' 문건을 폭로했다.

△ 해수부가 세월호 진상규명에 사실상 훼방을 놓았다는 증거가 담긴
머니투데이 해부수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제정관련 대응방향’ 문건 보도
 △ 해수부가 세월호 진상규명에 사실상 훼방을 놓았다는 증거가 담긴 머니투데이 해부수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제정관련 대응방향’ 문건 보도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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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해수부는 시행령 논란에 대한 검토 가능한 대안을 소개하며 "입법 예고한 시행령 원안을 고수할 경우" "'특조위 활동 방해'를 이유로 세월호 이슈가 정치쟁점으로 확대, 재생산 우려"가 있으며 "재협의할 경우"에는 "세월호 이슈의 정치 쟁점화를 방지"하는 효과는 있지만 "위원회에 대해 (해수부의) 수세적 구도가 형성돼 향후 위원회 관련 대응 업무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같은 구절에 대해 머니투데이는 "해수부가 특조위 업무에 대한 주도권을 잃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었다는 해설을 덧붙였다.

대안 검토 끝에 해수부가 선택한 것은 "일부 오해 있는 문안 등에 대해 보완, 수정"하는 안이다. "세월호 이슈의 확대·재생산을 막고 합리적 수준에서 갈등 해소를 도모하기 위해 불필요한 오해가 있는 일부 문안의 조정 등 조치(가) 필요"한데 해당 안이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수부는 해당 보고서에서 2015년 당시 해수부가 만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 반발하는 야당의 요구를 "무분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해수부는 대체 왜 이런 문건을 만들어야 했던 것일까?

'조사 대상' 해수부가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권한 남용한 주요 증거자료

이 보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2015년, 해수부가 제안한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아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의 문제점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당시 해수부가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은 특별법에서 120명 이내로 규정한 정원을 90명으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과 '조사대상 기관'인 해수부 파견 공무원이 특조위 전체 업무를 총괄하고 조정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진상 규명 업무 내용도 정부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특조위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정부 조사결과에 대한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특조위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었다. 실제 특조위와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등은 해당 안이 나온 직후 "특조위 기능과 권한에 대한 무력화 시도"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후 해수부가 의견 수렴을 했다며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에서도 정부 파견공무원이 특조위 전체 업무를 총괄하고 조정한다는 '원안의 취지'는 그대로 이어졌다. 그런데도 해당 시행령은 그대로 통과됐고, 끊임없이 세월호 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에 걸림돌이 됐다. 해당 시행령을 밀어붙인 유기준 전 해수부 장관 20대 총선 출마를 이유로 7개월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즉, 머니투데이가 공개한 문건은 "'조사 대상'인 해수부가 진상규명을 위해 출범한 세월호 특조위 활동에 적극 개입, 권한을 남용"한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주요한 증거자료인 셈이다.

그럼 혹시 '참고용 문건'일 뿐, 어떤 영향력도 없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머니투데이가 내놓은 대답은 '아니다'이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시행령은 해당 문건에서 '수정' 대안으로 명시된 그대로 조정, 공포"됐다. 파견 공무원 수만 "'대응문건'에 명시된 수(40명)보다 4명을 더 줄인 36명으로 최종 수정"됐을 뿐,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대응문건'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명시한 내용과 사실상 다른 것이 없었다는 의미다. "해수부 브리핑 자료의 '원안유지사항'"의 경우 아예 '대응문건'과 일부 문구가 아예 똑같은 부분까지 있었다. 세월호가 이슈가 되지 않고, 해수부가 진상규명 과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길 바랐던 해수부의 '계획'이 현실이 된 것이다.

'끝나지 않은 세월호' 기획 보도의 시작 격인 해당 보도는 '편집자 주'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가 다시 커지는 가운데 지난 9월 강제 해산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다시 출범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해당 기획이 사실상 '세월호 특조위 재출범'에 힘을 싣기 위한 것임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세월호 특조위 재출범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권 없이 반쪽 권한만 가진 채 출범했던 과거 특조위의 행적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기존의 특조위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원인이 특조위 내부의 문제가 아닌 외적 요인' 때문이었다는 것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당 보도는 그 '외적 요인'에 대한 주요 증거를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그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이에 민언련은 머니투데이의 <"소모적인 세월호 이슈 확산 막아라"…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대응문건' 만든 해수부> 보도를 2016년 12월 '이달의 좋은 온라인보도'로 선정했다.

덧붙이는 글 | 민언련 활동가 배나은입니다.



태그:#민언련, #머니투데이, #세월호 특별법, #해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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