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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원회 현관 모습.
 국사편찬위원회 현관 모습.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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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육과 편찬을 좌우하는 국사편찬위원회 현직 위원 가운데 56%가 중고교 <역사>국정교과서를 만든 '복면집필'진 또는 '복면편찬'진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사편찬위는 나라안팎에서 일반인과 외국인의 국사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산하에 있는 유일한 역사관련 정부기관이다.

'한국역사' 직접 전공자 82%가 '복면' 교과서 '무더기' 참여

30일, 국사편찬위원 16명의 명단과 경력을 살펴봤더니 7명(복면집필 실무책임자인 진재관 편사부장 포함)이 박근혜 정부 시절 복면집필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몰래 참여해 '복면편찬'진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인물도 2명이 더 있어 국사편찬위원 가운데 복면집필, 복면편찬 참여자는 국사편찬위원 전체의 절반이 넘는 9명에 이르렀다.

특히 한국사(교육)와 직접 관련이 있는 전공(국사편찬위 홈페이지 기준)을 가진 국사편찬위원은 모두 11명이었다. 고고학 1명, 고대사 1명, 고려사 1명, 조선사 3명, 근현대사 3명, 역사교육(학) 2명이었다.

이 가운데 9명이 국정교과서 집필, 편찬 관련자로 '무더기' 참여한 사실이 확인돼 한국사 직접 전공자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미술사, 일본사, 중국사, 서양사 등 한국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국사편찬위원 5명은 모두 국정교과서 관련자도 아니었다.

현직인 제 18대 국사편찬위원 가운데 국정교과서 '집필진과 편찬심의진' 9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국편위원 중 '복면집필'진(7명)

진재관(국정교과서 집필, 편찬 실무책임자, 국편 편사부장, 역사교육학)
최성락 목포대 교수(고고학)
이재범 경기대 교수(고려사)
손승철 강원대 교수(조선사)
한상도 건국대 교수(근대사)
유호열 고려대 교수(현대사)
정경희 영산대 교수(역사교육)

국편위원 중 '복면편찬'진(2명)

이기동 동국대 명예교수(고대사)
허동현 경희대 교수(근대사)

지난 2016년 11월 14일 오전 '국사편찬위 위원 회의' 모습.
 지난 2016년 11월 14일 오전 '국사편찬위 위원 회의' 모습.
ⓒ 국편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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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교육부에 의해 국사편찬위원에 임명된 때는 2016년 3월 18일이었다. 국정교과서 복면집필진의 공모 마감일이 2015년 11월 9일이었기 때문에 국사편찬위원들 가운데 일부가 복면집필 참여 등의 대가로 '위원에 임명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료의 수집·편찬 및 한국사의 보급 등에 관한 법률(한국사보급법)에 따르면 국사편찬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한 국사편찬위원장의 추천에 따라 교육부장관이 임명한다. 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2016년 3월 당시 대통령은 박근혜, 교육부장관은 이준식, 국사편찬위원장은 김정배(지난 5월 사퇴)였다. 3명 모두 국정교과서 핵심 추진자로 지목된 인물들이다.

423개 역사교육단체 정책위원장 "자진 사퇴하거나 해촉해야"

423개 교육역사단체들이 모인 '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 저지 역사정의실천연대'의 이준식 정책위원장은 "소신이나 개인 이익을 위해 엉터리 교과서를 만든 주역들이 국사편찬위원을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들은 모두 사상초유의 교과서 폐기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거나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해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사보급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육부장관은 직무태만, 품위손상이나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위원으로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위원을 해촉할 수 있다"(제 2조의2)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촉의 경우 임기제 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교육부 운신의 폭이 넓지는 않다.

국사편찬위원들의 '무더기' 복면집필 사태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진 편사부장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국정교과서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규정했다.


태그:#국정교과서, #국사편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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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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