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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 뜨면 손을 뻗어 핸드폰부터 찾는다. 가장 먼저 시계를 확인하고, 다음으로 즐겨찾기에 저장된 사이트에 접속해 글들을 확인한다. 글을 읽다보면 시간이 십 분 이십 분은 기본이다. 느긋한 주말 아침이라면 한 시간 가까이 지나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루를 여는 습관으로는 좋지 않다. 일어나자마자 눈과 뇌가 뻑뻑해진다.

잠에서 막 깨어난 몸은 다시 활동을 시작할 준비가 필요하다. 하루 동안 고생할 몸에게 핸드폰 말고 다른 것을 주고 싶었다. 침대에 누워 그대로 호흡을 몇 번 한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가 끝까지 내쉰다. 손, 발, 척추 구석구석으로 신선한 공기를 보낸다. 발가락 끝까지 쭉 다리를 뻗는다. 두 손도 위쪽으로 쭉 뻗는다. 손가락 끝까지 호흡을 보낸다. 자연스레 하품이 난다.

나는 목이 좋지 않다. 뒷목과 승모근이 항상 뻣뻣하다. 하루를 마치고 나면 목을 제대로 젖힐 수 없을 정도로 굳어있다. 몸에 관한 책을 읽을 때 이런 구절을 본 적이 있다.

'목이 뻣뻣하다는 것은 완고하다는 뜻이다.' 

비록 완고함을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침마다 목 스트레칭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핸드폰을 보는 대신 말이다. 핸드폰을 보는 행위는 오히려 자세를 더욱 굳게 만들 뿐이다. 이번엔 누운 채 좌우로 고개를 움직인다. 도리도리. 목 뒤 근육과 승모근이 조금씩 부드러워진다. 어지럽지 않은 속도로 느리게 백 번 정도 하고나니 한결 목과 어깨 주변이 가볍다.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훨씬 몸이 가뿐하다. 핸드폰을 하다보면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질 때도 있다. 아니 백이면 백 어려워진다. 일과가 없으면 하루 종일 핸드폰만 바라보며 하루를 보낼 수도 있다. 사실 꽤 많은 나날을 그렇게 보내기도 했다. 더 이상 그렇게 살기 싫다는 몸의 외침을 뒤늦게나마 받아들이고자 다짐한 것이다.

그 첫번째 출발로 가볍게 스트레칭을 선택했다. 스트레칭은 몸이 침대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도와주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니 물 한 잔을 더 마시게 되고, 더 바른 자세로 앉게 되었다. 몸에 대한 자각이 생긴 덕분이다. 거창한 무언가를 한 것이 아니다. 침대에 누워 천천히 호흡을 하고, 기지개를 켜고, 고개를 좌우로 움직였을 뿐. 이것은 굳은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내기 위한 동작이면서 부정적인 생각이나 원하지 않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다짐의 몸짓이기도 했다.

아침에 하는 작은 행위가 기분 좋은 출발을 만든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아침을 시작하는지 궁금해졌다. 저마다 아침을 맞이하는 방식이 있을 것이다. 음악으로 혹은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혹시 나처럼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부터 찾는 사람이 있다면, 내일 하루만큼은 핸드폰 대신 스트레칭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깨어나서 가장 먼저 핸드폰이 아니라 몸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몸은 기쁨을 느낀다. 아침의 활기찬 에너지를 빨아들인다. 이미 하루 종일 핸드폰과 떨어질 수 없는 몸, 단 1분 만이라도 느긋하게 기분 좋은 순간에 머무르게 하자. 그 짧은 시간이, 하루를 버티는 에너지가 되기도 하니까.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부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태그:#스트레칭,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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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쓰고 글을 쓴다. 자전거를 타고 춤을 추고 여행을 하는 사람. 글을 쓰고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이 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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