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아름답고 문화유산이 많은 전남 강진을 찾았다. 남도답사 1번지인 강진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유산이 많기로 이름난 곳이다. 영랑생가와 다산초당, 청자도요지, 병영성 등 돌아볼 곳이 많다. 천년고찰 무위사와 백련사도 있다.
강진은 맛의 고장이기도 하다. 한정식은 남도 음식을 대표할 만하다. 예향과 다강, 명동식당, 청자골 종가집, 해태식당 등이 있다. 이들 업소는 강진의 대표 한정식 집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우리 일행이 강진에서 찾은 곳은 보리밥집이다. 이곳은 음식이 소박하고 맛깔스럽기로 이름난 곳이다. 인심도 후하고 음식에서 남도의 맛이 제대로 배어난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울 때면 종종 찾아가는 그런 곳이다.
보리밥을 주문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보리밥이 없다. 팥죽(팥칼국수)은 가능하다고 하기에 팥죽으로 대신했다. 밥상이 차려진다. 팥죽에는 동치미 하나면 족한데 반찬이 풍성하다. 마지막 남아있는 밥이라며 밥도 한 대접 내놓았다. 남도의 인심은 늘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팥죽이다. 대접 가득한 팥죽에서 행복감이 묻어난다. 남도의 팥죽은 설탕을 듬뿍 넣어 달달하게 먹어야 제맛이다. 참 맛깔스럽다.
팥죽을 쑬 때는 팥을 한번 삶아 팥물을 버리고 다시 또 한 번 삶아내 체에 밭쳐 팥을 걸러낸다. 이렇게 껍질을 제거해야 최고의 맛이 난다. 지극 정성으로 삶아 만든 팥물을 사용해야 진정한 팥죽이다. 팥 껍질을 제거해야만이 혀끝에 감도는 팥 국물의 부드러운 감칠맛이 압권이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팥은 우리 몸에 이롭다. 단백질과 비타민B1 칼륨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노화방지와 피부 미용에 좋다. 또한 식욕부진과 피곤을 덜어주고 다이어트와 이뇨작용에도 효과가 있다.
상차림에서 유독 입맛을 사로잡은 건 매생이국이다. 자연산 굴을 넣어 되직하게 끓여낸 매생이가 입맛을 부추긴다. 매생이국은 굴 대신 쇠고기를 넣어 끓여내도 좋다. 매생이는 이렇듯 되직하게 끓여 젓가락으로 먹어야 맛있다. 부드러운 감칠맛이 매생이국의 매력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