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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 민주노총-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촉구 김영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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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고용'과 '노조 인정'. 회사로부터 두 개의 단어를 얻어내기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2명의 동료를 떠나보냈다. 그래서인지 나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출범하고 두 분의 열사를 보내며 5년을 투쟁하는 동안 하루도 미치지 않고 투쟁하지 않은 날이 없다. 삼성과 싸울 때 정말 태산 같은 바위에 매일 머리를 처박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이 5년을 버틴 건 직접고용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노조를 만들며 외쳤던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 삼성을 바꾸고 우리 삶을 바꾼다'라는 구호를 이루기 위해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에서 '삼성노조탄압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및 삼성그룹 민주노조 건설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와의 직접고용 합의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17일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해당 합의서에는 직접고용과 노조인정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에 대해 나 지회장은 "노조 인정이 가장 핵심적인 문구였다"라며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회사와) 논의하지 않으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13일 삼성전자서비스 측이 노조에 연락해, 다음 날인 14일 회사와 노조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노조가 합의서에 직접고용은 물론 '노조인정'이라는 문구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회사가 이를 받아들였다. 그 결과 지난 17일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 합의서가 나온 것이다.

나 지회장은 "합의서를 쓴 날이 4월 17일이다"라며 "이를 거꾸로 뒤집으면 '714'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3년 7월 14일은 저희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이 출범한 날이다"라며 "7월 14일에 노조가 출범했기 때문에 4월 17일의 의미를 '세상을 뒤집은 날'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도 "자본과 권력으로 무장한 골리앗 삼성에 맞선 노동자 다윗의 투쟁 결과"라며 "삼성 무노조 경영에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이 모든 고통의 역사도 새로 쓰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와는 무관...나두식 지회장 "밤새가며 자료 모으는 중"



삼성이 그간 '무노조 경영'과 간접고용을 고수했던 터라, 삼성의 이번 행보가 검찰 수사 무마용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 문건을 입수한 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는 물론 지사를 압수수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검찰은 지난 11일 나두식 지회장을 소환해 피해 사실을 듣기도 했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나두식 지회장은 "검찰 수사와 직접고용 문제는 별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측이) 제게 검찰 수사에 관해 (무엇이라도) 제안했다면 저는 직접고용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6천 건의 문건에 두 분의 열사와 남아있는 조합원들의 삶이 담겼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6천 건 피해사실을 모두 입증하는 게 제 목표다"라며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밤을 새며 자료를 모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직접고용이 삼성이 저지른 어마어마한 범죄의 면죄부가 되면 안 된다"라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무노조 삼성'에 노동자의 봄 올까

김영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맨 오른쪽)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 민주노총-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 무노조 경영에 마침표를' 김영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맨 오른쪽)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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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삼성그룹에 '노조 바람'을 불게 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노조 할 권리가 봉쇄돼 온 25만 삼성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재정과 인력을 투여할 것이다"라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마중물이 되고 모든 삼성 노동자의 희망이 돼 '삼성 10만 조직화'의 중심에 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두식 지회장도 "(이번 합의가 투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라며 3가지 목표인 ▲유니언숍(입사와 동시에 노조에 자동 가입되는 것) 추진 ▲삼성그룹 내 노조확장 ▲삼성의 진정한 사과를 제시했다.

나두식 지회장은 "합의 문구에 노조인정이 담겼다고 해서 '무노조 경영'이 폐기됐다고 보기 힘들다"라며 "직접 고용이 되면 유니언숍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 지회장은 가슴팍에 달고 있던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현실을 알리는 '반올림' 배지를 가리키며 "삼성에는 들어나지 않는 희생들이 많다"라며 "삼성이 희생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정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와 노조는 합의안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나 지회장은 "노조출범일인 7월 14일에 직접고용이 완료됐으면 좋겠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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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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