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는 매향비라는 비석이 있습니다. 매향이란 복을 빌기 위해 바다에다 향목을 묻는 풍속을 의미하는데요, 이 비는 1387년도에 매향을 하면서 그 내력을 기록한 비석입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정치가 혼란하던 고려 말 때 승려를 중심으로 4100명이 계를 조직하여 임금의 만수무강과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빌었다는 것인데요, 상상해보면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했을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왜구의 침략이 극심하고, 국정은 엉망이었던 려말선초. 당시 민중들은 나라의 평안을 빌고 미륵불의 강림을 빌면서 이 예식을 행했을 겁니다.
궁금한 건 그렇게 묻은 향목의 유무입니다. 비석과 기록은 남아있지만, 아직 향목을 발견한 적은 없다고 합니다. 매향을 불교에서는 으뜸가는 향으로 삼는다고 하니 아마도 이미 도굴됐거나 아니면 아직도 찾지 못한 것일테죠. 천년의 신화를 간직한 매향입니다.
사천 매향비를 찾아가다 보면 아주 생뚱맞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간척사업 때문에 바닷물이 들던 곳이 육지가 되었기 때문인데요, 찾아가실 분들은 너무 놀라지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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