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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사로 부임한 이수혁 전 의원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해 국회에 입성한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주미대사로 부임한 이수혁 전 의원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해 국회에 입성한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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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학교 다닐 때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아빠들이 아이들 등하원시키는 모습이었다. 이런 아빠들을 '라떼파파'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더라. 아빠들은 다 어디 간 거지? 개인적 경험과 의문에서 출발한 법안을 발의하려고 한다."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의 말이다. 이수혁 전 의원이 주미대사에 내정되면서 의원직을 승계한 정 의원은 1983년생, 나이 37세로 14개월 딸아이의 엄마다. '현실 육아맘'으로 국회에 온 정 의원은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첫 대면 인터뷰에서 향후 펼칠 의정활동 방향과 입성 소감 등을 밝혔다. 그가 뒤늦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서, 30대 국회의원은 바른미래당 김수민,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 등과 함께 3명이 됐다. 전체의 1%에 불과하다(10월 24일 현재 국회의원 297명).

그에게 남은 의정활동 시간은 약 6개월 남짓. 정 의원은 "소위 '기득권'인 이들에겐 자기 자신을 지킬 방안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며 "6개월이 짧다면 짧겠지만, 저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자기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50대·남성 국회의원이 다수인 국회에서 30대·여성·청년·워킹맘인 그가 '정은혜 생활법'을 준비 중인 것도 같은 이유다.

"라떼파파 촉진법, 남성들도 자유롭게 육아휴직 쓰게 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이 주미대사에 내정돼 비례의원직을 승계한 ‘현실 육아맘’ 정은혜 의원(사진). 1983년생, 올해 37세이자 14개월 딸아이의 엄마인 정 의원은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발판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이 주미대사에 내정돼 비례의원직을 승계한 ‘현실 육아맘’ 정은혜 의원(사진). 1983년생, 올해 37세이자 14개월 딸아이의 엄마인 정 의원은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발판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 정은혜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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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생활법'이라고, 제 경험에서 비롯된 10여 개 법안을 조만간 낼 예정이다. 빌라에 살면서 층간소음으로 정말 괴로웠는데, 알아 보니 현행법상 경범죄라서 벌금은 10만 원밖에 안 되더라. 이런 문제의식에서 '층간소음방지법'을 준비했다. 또한 악플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경험에서 나온 '악플 처벌법', 5~7세 아동들에게 성평등 교육을 하는 '아동 성교육법' 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말 아이를 낳고 기르며 느낀 내용을 입법으로 소화하려고 한다. 여성뿐 아니라 남녀 모두에 국가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엄마 혼자 키우는 건 아닐 텐데, 현행법 초점은 '여성 육아'에 맞춰진 것 같다. 육아하는 남자들을 위한 '라떼파파 촉진법'이 필요하다."


현행법상(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육아휴직은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이 주로 휴직한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 발표를 봐도 상반기 육아휴직자 10명 중 8명은 여성이었다(남성은 20.7%).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개봉한다. 전 83년생인데, 제 친구들 중에도 '아이는 당연히 여자가 보는 것'이란 인식이 있더라. 고학력 여성들임에도 출산하면 다들 커리어를 포기한다. 출산 뒤 제 남편한테는 '일 열심히 하라'던 사람들은 제게 '왜 일을 하냐, 아이 봐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 돌보기가 엄마만의 몫인가? 남녀 모두에게 각각 3년씩 육아 휴직을 의무화해 남성도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쓰게 만들고 싶다."

"디딤돌 의원으로 기억되길 소망"
 
주미대사로 부임한 이수혁 전 의원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해 국회에 입성한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주미대사로 부임한 이수혁 전 의원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해 국회에 입성한 정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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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입법을 통해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동수당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나라에서 40~50만 원을 카드로 지원해주는데, (저출산극복 등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지원할 거라면 한 가정당 100만 원씩 지급하면 어떨까. 그러면 경제적 고민을 좀 덜하면서 아이를 기를 수 있지 않을까?"

그는 "이런 법안 발의를 통해 사회가 나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본인 아기와 동반 등원을 시도했지만, 입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회의장이 불허한 적이 있다. 정 의원은 "출퇴근 시간이 길어 돌 지난 딸아이를 국회에 데려온 적은 없다, 그러나 본회의장에 아이들과 함께 오면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 같다"라며 "엄마 의원들뿐 아니라, 박주민 의원 같은 아빠 의원들도 아이를 데려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인터뷰 말미, 정 의원은 '미래'를 강조했다. 그는 "의견이 다른 야당과도 잘 싸우는 정치를 하고 싶다"라며 "여야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아동과 청년 등 '미래 세대'에 대해 논의할 때 이견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말이다.

"다가올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싶다. 6개월이 지났을 때, 사람들이 저를 '다음 세대를 위한 발판, 디딤돌이 되어준 국회의원'으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태그:#정은혜, #더불어민주당, #비례, #청년 의원, #여성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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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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