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자연형 친수공간인 경주 충효천 생태하천으로 산책을 나갔다. 목재테크에 부착된 사진 1장을 본 적이 있었는데, 광고성 사진인 것 같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3일 오후 잠시 산책로로 나갔다가 무슨 내용인가 하고 자세히 읽어보니,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내용들이다.
반려견 목줄 하기와 배설물 처리하기 내용이 담긴 표지판에다 배설물 사진 3장을 직접 찍어 부착해 놓았다. 충효천 생태하천 시점과 종점 곳곳에 여러 장 붙어있었다. 코팅까지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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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로, 왜가리 등이 찾아오는 자연형 친수공간인 경주 충효천 생태하천 모습 |
ⓒ 한정환 | 관련사진보기 |
충효천 생태하천은 길이가 2.730km로 인근 주민들이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즐겨 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 배변 주머니도 소지하지 않고,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개를 데리고 다니면서 아무 데나 배설을 하고 치우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개똥을 밟으면 기분이 어떨까?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을 해보고 반려견과 산책해야 한다. 반려견 키우는 인구는 계속 늘어난다. 거기에 맞춰 기본 매너도 함께 고양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기만 하다. 정말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배설물 치우기 캠페인 사진을 부착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른다. 그러나 기분 나쁘지 않게 공감이 가는 사진을 찍어 부착해 놓은 정성이 놀랍다. 공원이나 산책로 표지판에 세워진 경고성 문구보다 이 사진 1장이 더 가슴 깊숙이 메아리처럼 들려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