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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선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예산군코로나19대책본부 직원들.
 최일선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예산군코로나19대책본부 직원들.
ⓒ <무한정보> 김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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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가족과 함께 행복을 나누는 한가위. 하지만 쉼 없이 지역사회를 주시하는 사람들, 지난 2월부터 7개월여째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예산군보건소(충남 예산군) 직원들이다. 지독한 감염병이 명절이라고 놔줄리는 없을 터, 이들은 추석에도 비상근무에 나서 확진자와 접촉자 발생 등 응급상황에 대비해 상황반과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22일, 보건소에 꾸린 '예산군코로나19대책본부'를 찾았다.

감염병관리팀과 코로나TF팀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구내식당에 새로 마련한 사무실 한편에 놓인 칠판에는 자가격리자와 격리해제자 현황이 자세하게 쓰여있다.

"오전에 자가격리자 대상으로 격리해제 전 검체채취가 있었어요. 항상 긴장을 놓을 수 없죠.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그 압박감이 커요. 하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 대응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박진아 감염병관리팀장이 업무에 열중하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설명을 잇는다.
 
선별진료소 담당자가 검체채취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담당자가 검체채취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무한정보> 김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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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지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9월 10일, 대책본부는 어땠을까.

"당시 홍성군 13번 확진자의 역학조사가 늦어지고 있었어요. 공문이 오고 갈 새도 없이 홍성군보건소에 전화해 군내 어디를 다녀갔는지 확인했습니다. 확인한 장소에 바로 직원을 보내 CCTV와 방명록, 카드사용내역을 조회해 접촉자를 분류했어요. 그날 밤 12시까지 선별진료소에서 접촉자 검체채취가 이뤄졌는데, 워낙 급박하니까 오전부터 충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체를 4번 보냈어요"

그 뒤 2·3번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역학조사는 더욱 긴박하게 이뤄졌다.

역학조사는 선별진료소에서 파악한 기본정보를 토대로 본인진술과 GPS로 추가동선을 확인한다. 팀별로 충남도역학조사관과 소통해 현장 CCTV와 카드내역 조회 등으로 접촉자를 파악하면 3~4시간 안에 모든 접촉자가 분류된다.
 
이인희 주무관이 코로나19 관련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
 이인희 주무관이 코로나19 관련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
ⓒ <무한정보> 김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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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CCTV가 없거나 현금으로 결제해 접촉자 파악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안전안내문자 등을 통해 확진자 동선을 공개한다.

박 팀장은 "이 판단을 빠르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가장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를 모두 찾아낸 경우에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입는 선의의 피해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죠. 원칙에 따라 조치했지만, 동선을 무조건 공개하라는 항의전화를 받을 때나 질타를 받을 때는 힘들기도 해요. 해당 사업장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불시점검이 이뤄지는 현장을 동행했다.

불시점검은 주로 전화모니터링에서 현장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곳을 보건소 담당자와 경찰이 팀을 이뤄 직접 방문한다.

"안녕하세요. 아무개씨 맞으신가요? 보건소 담당자입니다. 건강은 어떠신가요?" 담당자는 접촉을 최대한 줄여 이탈여부 등을 확인한다.

"사실 자가격리자 대하는 게 많이 힘들어요. '잘 있는데 왜 감시하냐'는 등 감정적으로 예민하게 대할 때가 종종 있어요. 특히 전화할 때가 심하죠. 자가격리자도 의도치 않게 확진자와 접촉해 2주를 움직이지 못하니 감염될까 불안해하시며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세요. 우리가 할 일은 건강하게 격리기간을 마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이분들이 전하는 '수고하신다'는 격려가 많은 힘이 되고 보람을 느낍니다"

이들에게 올 추석 계획을 물었다.

"비상상황이 언제 생길지 모릅니다. 항상 집에서 대기해야죠. 저희가 지키고 있으니 주민들께선 증상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보건소로 전화하시면 됩니다. 비대면 추석이지만 모두 풍성한 명절 보내길 바랍니다"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물론 채찍질도 중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작은 응원이 필요한 때가 있다.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모두가 조금씩 지쳐가는 지금이 그때가 아닐까. 이들은 공무원이자 우리의 이웃이고 누군가의 가족이다

"예산군민 모두 안전하고 건강한 한가위 보내시길"
 
선별진료소를 지키는 노정훈·오정후 직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선별진료소를 지키는 노정훈·오정후 직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무한정보> 김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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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응원도 많이 해줘 힘을 얻고 있어요."

이날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오정후(간호)·노정훈(임상병리) 직원이 한마디를 건넸다.

이들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여름을 견디는 일.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는 방호복으로 무장해 찌는 듯한 더위를 참고 이겨내는 수밖에 없었단다.

"지금은 날이 선선해 많이 나아졌지만, 한여름에는 방호복을 입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반나절 입고 있으면 땀이며 눈물이며 온몸에 범벅이 되거든요. 방호복 안에 아이스조끼를 입어 버티곤 했죠. 코로나19로부터 주민들을 지키는데 일조한다는 생각에 보람이 큽니다. 추석 때 번갈아 가며 근무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걸요. 주민들께서도 올해 추석은 해외여행과 이동은 자제하시고, 안전하고 건강한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예산군코로나19대책본부, #코로나 대책본부, #코로나 선별진료소,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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