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코로나로 인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 지 어언 1년 반 정도가 지나간다. 이제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대면으로 살아가는 생활 방식에 어느 정도 적응해 가는 듯싶다.

작년 2학기 동안 대면 수업 대체 방법으로 줌을 통한 실시간 수업보다는 녹화를 해서 올리는 방식이 더 많이 사용되었다. 아직 화상 회의가 어색해서였을까, 많은 교수님은 녹화 방식을 선호하셨고 나는 2020년 초 줌을 사용해 본 경험이 적다.

카메라 앞의 일상
 
일상 생활에서 줌이나 화상회의 앱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일상 생활에서 줌이나 화상회의 앱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 elements.envato

관련사진보기

 
이러한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익숙해졌을 때쯤 작년과 바뀐 점이라고 하면 내 일상 생활에서 줌이나 화상회의 앱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매주 화요일이면 항상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줌을 켜고 노트북 앞에 앉는 일상이 반복된다.

아침에 일어나 점심을 먹은 후 오후 1시면 줌을 켜고 화상 회의를 진행한다. 2시간 후 3시엔 전공 실시간 수업이 있어 다른 링크를 통해 수업에 참여한다. 저녁을 먹고 6시 나는 다시 노트북 앞에 앉는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강의를 듣기 위해 다시 카메라를 켜고 2시간 동안 강의를 듣는다. 이렇게 오후 8시까지 노트북 화면만 바라보는 하루가 끝난다.

컴퓨터 앞에서 카메라를 켜고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삶이란 코로나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상이다.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카메라와 화면을 통해 본다는 게 아직도 어색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덕에 화상을 통해서라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니 다행인가 싶다.

4월 초 중간고사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친구들과 도서관을 가는 대신 여전히 집에서 줌을 사용한다. 예전엔 도서관이나 스터디 카페를 주로 갔지만, 이제는 사람이 많이 몰리고 밀폐된 장소는 꺼리게 된다.

같이 공부를 하기로 한 친구들 4명이서 줌을 통해 카메라를 켜고 만났다. 한 명이 대표로 줌에서 회의를 할 수 있는 방을 하나 개설한다. 다음으로 그 링크를 친구들에게 공유해 주면 쉽게 접속이 가능하다.

혼자 있으면 공부가 잘 안 되기 마련인데, 줌을 사용하면 이렇게 어느 정도 서로를 의식하고 질문도 편하게 할 수 있다. 공부할 교재를 가지고 각자의 집에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생겼다. 코로나로 인해 이렇게 공부 방식 또한 변화해 간다는 걸 느낀다.

4월 20일 중간고사 기간에 모바일로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학교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학생이 동시간에 몰린 탓인지 로그인을 할 수 없었고, 나는 장장 한 시간 동안 시험을 치르지 못하고 허탈하게 앉아 있었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줌을 통해 학생들을 다 보고 계셨던 교수님을 비롯해 많은 학생들이 당황했고 불편함을 느꼈다. 결국 다른 시간대에 재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나는 불편함과 속상함에 부모님께 전화로 자초지종을 설명 드렸더니 "하하" 웃으시며 "코로나 시대라서 그런 경험도 해볼 수 있는 거야~ 아마 오래 기억에 남을 걸?"이라며 나를 위로해 주셨다.

부모님 말씀을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았다. 코로나 이전 시대에는 화상 통화와 관련한 앱들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또한 컴퓨터를 통해 치르는 중간고사는 더욱 상상할 수 없었다. 코로나로 인해 이렇게 비대면을 통한 화상 회의가 한순간에 우리들의 삶에 녹아들었으니 이것이 진정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아닐까?
 
중간고사가 끝난 뒤 친구들과 비대면으로 만난 모습이다
▲ 줌 화상통화 중간고사가 끝난 뒤 친구들과 비대면으로 만난 모습이다
ⓒ 김유진

관련사진보기

 
중간고사가 얼추 마무리된 기념으로 오랜만에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서울, 대구, 부산 등 너무 다양한 지역에 사는 친구들이라 한 장소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우리는 줌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서로 편한 시간대를 정하고 온라인으로 만났다. 

예전 같았으면 "교통비도 부담스럽고 서로 맞는 시간도 많이 없으니 다음에 만나자" 하고 넘겼을 텐데, 오히려 모바일이 더 편하다는 것을 알았다. 비대면으로 화면을 통해 만나는 친구들이 어색하면서도 반가웠고, 왜 진작 예전에는 이런 방법을 쓰지 못했을까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다.

줌은 무료로 회원가입할 수 있고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그리고 데스크톱이나 태블릿, 모바일 기기 등 모든 장치에서 구분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회의 방에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도 있고, 대기실을 만들어 회의 주최자가 허락을 해야만 들어올 수 있게 설정도 가능하다. 그렇기에 "혹시나 다른 사람이 우리 회의 방에 들어와서 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보안성도 철저하게 유지되는 만큼 더 자주 사용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화상으로 진행하는 회의뿐만 아니라 채팅의 기능까지 있어 공지도 손쉽게 가능하다. 단체 메시지를 비롯해 지정인에게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1:1 채팅도 가능하다. 그리고 회의 진행에 있어서 내가 어떤 화면을 보고 있는지 다른 참가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화면 공유' 기능도 있어 비대면 회의에 적합한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우여곡절이 많은 시기에도 기술 덕분에

코로나 상황 덕분에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분야에 있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새로운 기술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비대면'이라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기술들을 익혀간다.

나중에 코로나 종식 후 이 시기의 삶을 되돌아본다면 정말 기억에 남을 것이다. 모바일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회의를 진행하며 인터넷으로 시험을 봤다. 아니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이러한 비대면 방식을 사용할 것 같아 기억에 남지 않으려나? 코로나가 끝난 미래가 잘 상상이 가질 않는다. 궁금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코로나로 인해 화상 회의 분야가 급속도로 발전을 이루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화상 기술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조차도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사용하고 배운다. 코로나가 아니었더라면 이렇게 편리한 기술 분야가 발전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나름의 위안으로 삼아 본다.

줌은 이렇게 대학생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분야를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화상 기술뿐 아니라 앞으로 어떤 기술들이 새로 등장해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있어 잘 적용하게 될지, 얼마나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해 줄지 궁금하다.

태그:#대학생활, #줌, #화상회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