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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김해 장유 용지봉과 대청계곡 일원이 '유적 발굴'로 산림이 벌목된 데다 '누리길 조성사업'까지 추진되고 있어 자연 훼손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대표 신용환)은 김해시에 "대청계곡 누리길 조성사업(2단계)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냈다고 12일 밝혔다.

대청계곡은 불모산 자락에 있고 용지봉(용제봉, 해발 723m)과 연결돼 있다. 대청계곡은 '장유폭포'에서 창원터널 방향과 장유사 방향의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용지봉과 대청계곡 일대는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림청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김해시가 야생동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에는 2008년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삵과 소쩍새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청계곡은 특히 여름철에 많은 피서객이 찾기도 한다.

이곳과 관련한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이미 진행된 '유적 발굴을 위한 벌목'과 앞으로 추진하게 되는 '누리길 조성사업'이다.

①유적 발굴 현장, 벌목한 뒤 잔디 심어 복구
 
김해장유 대청계곡의 장유폭포 위쪽에 유적 발굴을 위해 벌목을 한 현장(사진 아래 쪽이 장유폭포).
 김해장유 대청계곡의 장유폭포 위쪽에 유적 발굴을 위해 벌목을 한 현장(사진 아래 쪽이 장유폭포).
ⓒ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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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장유 대청계곡의 장유폭포 위쪽에 유적 발굴을 위해 벌목을 한 현장.
 김해장유 대청계곡의 장유폭포 위쪽에 유적 발굴을 위해 벌목을 한 현장.
ⓒ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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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폭포 위쪽은 이미 벌목이 이뤄졌다. 김해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곳에서 유적 발굴을 했고, 그 과정에서 나무를 베어낸 것이다.

현장에서는 통일신라시대와 조선시대 건물 터가 확인되었고, 일부 유물이 나왔다. 김해시는 유적 발굴을 끝내고 복구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현장을 살펴본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은 "울창한 수림과 아름드리 나무들이 벌목됐다, 복구를 한다는 게 고랑을 파고 잔디를 심어 놓은 정도다"라며 "곧 장마인데 토사가 대청계곡으로 밀려들어 계곡을 망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유적 발굴을 이런 식으로 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나무를 베어내고, 원상 복구를 했다고 하나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유적 발굴을 할 때 산지일시허가를 받아 진행했다. 지금은 발굴이 끝나 복구작업을 마무리 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는 매장문화재로 건물지가 있었고, 나무뿌리에 의해 일부 파괴되기도 했다"며 "복토를 했지만 건물지를 훼손할 수 없어 나무 식재를 줄이면서 잔디를 심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장마 등 피해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모니터링 하고, 비가 오면 대처도 할 것"이라며 "유적 발굴지는 앞으로 경남도 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②누리길 2단계 조성사업 논란
  
김해장유 대청계곡 누리길 2단계 조성사업 구간도.
 김해장유 대청계곡 누리길 2단계 조성사업 구간도.
ⓒ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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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길 조성사업은 정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되고 있다. 김해시는 2018년부터 대청계곡 출렁다리~희망교 구간에 걸쳐 1단계 사업을 마무리 하고, 등산로를 정비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에 대해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은 의견서를 통해 "대청계곡은 장유 도심에 인접해 있는 자연 상태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곳"이라며 "이미 장유사까지 포장된 도로가 있고 곳곳에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어, 추가적인 누리길 조성은 계곡을 훼손하는 행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계곡 곳곳에 전석을 쌓고 바위를 뚫어 데크를 설치하면서 바닥을 파내 콘크리트를 부어 징검돌로 심고 보행교량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계속 속을 훼손하며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업 자체를 전면 철회하라"며 "오히려 일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청계곡은 장마철이나 집중호우 시 많은 수량으로 인해 유속이 빠른 곳으로 해마다 조금씩 계곡 형질이 변하기도 한다"며 "데크나 징검돌을 설치하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수시로 유실돼 유지 보수를 위해 장비가 재진입해야 하는 등 지속적인 훼손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산림과 야생동물을 언급한 이들은 "다양한 동식물의 주요 활동 반경인 계속 속으로 데크를 설치해 사람만의 길을 만든다는 것은 보호 동물을 더 머리 쫓아내는 행정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은 "자연을 훼손할 누리길 조성사업이 아닌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전환해 울창한 수림을 제거하고, 조성한 '희망공원'의 불필요한 시설물들을 철거해 원래 자연상태의 수림을 조성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정부 공모에 선정돼 추진하는 사업으로, 야생동물과 관련해 해당 부서에 협의 문의를 했고, 산림 훼손을 줄이면서 숲길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장유 대청계곡의 장유폭포 위쪽에 유적 발굴을 위해 벌목을 한 현장.
 김해장유 대청계곡의 장유폭포 위쪽에 유적 발굴을 위해 벌목을 한 현장.
ⓒ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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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장유 대청계곡의 장유폭포 위쪽에 유적 발굴을 위해 벌목을 한 현장.
 김해장유 대청계곡의 장유폭포 위쪽에 유적 발굴을 위해 벌목을 한 현장.
ⓒ 대청천지킴이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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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청계곡, #용지봉, #김해시, #야생동물,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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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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