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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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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소용없어요. 사람들이 접근을 안 하려고 해요. 아예 접촉을 안 하려고 하는 분들이 많아서 판매가 저조해요."

'빅이슈 코리아'는 홈리스를 고용하여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들의 자활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빅이슈>는 서울을 중심으로 대전, 부산 등의 주요 지하철역과 거리에서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잡지 판매가 어려워지자 5000원이던 잡지 가격을 7000원으로 인상했다. 2013년 이후 8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서울 동작구 사당역 3번 출구에서 <빅이슈>를 팔고 있는 박영길(67)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은 코로나19 이후 모든 빅판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10권을 팔았다면 지금은 4~5권밖에 팔리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이후 판매부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했다.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었지만 판매량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역 8번 출구를 지키며 <빅이슈>를 판매하는 오현석(50) 빅판은 "코로나19 이후 판매량이 감소됐지만 그래도 꾸준히 방문해 잡지를 구매해주시는 애독자님들 덕분에 이 상황을 버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빅이슈>는 20~30대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주 독자층이 형성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빅이슈 코리아도 2030 여성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위주로 잡지를 구성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잡지 외의 부수입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굿즈 판매가 확대되었는데, 이 또한 주 독자층인 여성을 타깃으로 한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팬시용품이 대부분이다.

특정 독자층에 의존하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 동덕여대 경영학과 원지성 교수는 "특정 소비계층을 타깃으로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모든 계층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는 결국 아무에게도 어필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빅이슈의 현재 판매방식이 20대 여성이 선호하는 형태는 아닌 것 같다"며 타깃을 바꾸어보는 것도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잡지 가격을 인상한 데 대해 원 교수는 "시기적으로 볼 때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라고 말했다. 거의 대부분의 상품이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가운데 상품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의 반발심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빅판은 가격이 인상되고 처음 한 달 간은 구매 저항 심리가 있어 시민들에게서 가격인상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자님들이 많이 와주시면..."
 
 고속버스터미널역 8번 출구 앞에서 오현석(50) 빅판이 <빅이슈>를 들고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역 8번 출구 앞에서 오현석(50) 빅판이 <빅이슈>를 들고 있다.
ⓒ 조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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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빅이슈 코리아는 잡지 가격을 인상하여 판매부진을 타개해나가려 했다. 그러나 가격인상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실질적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에는 빅판마다 의견이 나뉘었다.

영국의 <빅이슈>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영국 전문출판인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코로나19 어워드'를 비롯한 총 4개의 상을 수상했다. 영국은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락다운(도시봉쇄령)을 시행했다. 첫 번째 락다운 기간 동안 <빅이슈>는 단 한 권도 팔리지 않았다.

영국의 <빅이슈>는 잡지를 거리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앱과 온라인 구독 시스템을 출시했다. 앱으로 빅판의 위치를 나타내고, 실제 거리를 기반으로 기존 구매고객들을 표시해 벤더와 구매자를 연계하는 것이다. 일명 '가상현실 속 길거리'가 구축되면서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잡지 판매가 약 400%가 증가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한국의 빅이슈도 영국처럼 빅판과 시민 간 연대를 잃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고안해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하며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는 박영길씨와 오현석씨는 앞으로도 지하철 출구 앞을 지키며 잡지 판매를 이어나갈 것이다. 오현석 빅판은 자신을 찾아주는 애독자와 시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코로나 때문에 위축이 많이 되신 것 같아요. 우리 다 검사받고 백신도 2차까지 다 맞았어요.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독자님들이 와서 사주시면 감사하고요. 안 사주시더라도 웃으며 지나가면 저도 힘이 나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판매하고 있으니까요. 지금 많이 어렵지만 독자님들이 많이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태그:#코로나, #빅이슈, #빅판,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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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빅판 "판매가 안 되는 게 제일 힘들죠"] 기사는 신예원(gyw557@naver.com) 시민기자와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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