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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입학 때, 처음으로 '교복'이라는 걸 입을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엄마가 내게 가져다준 건 빳빳한 새 교복이 아닌, 동네 언니에게 물려받은 헌 교복이었다. 사이즈도 내 몸보다 두세 치수 더 넉넉했다. 그래도 새 교복을 사달라고 투정을 부리지는 않았다. 브랜드 교복값이 너무 비싸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장을 장악한 소수의 교복 회사가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담합'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이다.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선후보 TV토론을 놓고 담합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까지 TV토론을 기피해 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도 상승세에 압박을 느꼈는지, 토론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두 후보는 방송사에 TV토론을 제안했고, 지상파3사 방송사들이 이 제안을 수용했다. 여야간 날짜에 대한 이견이 오갔지만 1월 30일 혹은 31일에 대통령선거 첫 TV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거대양당의 두 후보만 설 연휴 TV를 독식하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
 거대양당의 두 후보만 설 연휴 TV를 독식하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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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TV토론에 '끼지 못한' 안철수·심상정 후보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법원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대 대선 첫 TV토론이라 가뜩이나 이목이 집중되는데, 거대양당 두 후보만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지 않겠나. 참여하지 못하는 두 후보는 지지를 호소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기업이 TV에 잠시라도 자사 상품을 드러내기 위해 PPL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것처럼, 공중파 노출은 대선후보들에게 중요한 기회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TV토론은 대통령 선거기간 3회 이상으로 정해뒀다. 토론 후보자 초청에 대해서도 나름의 기준을 뒀다. 첫째, 국회의원이 5명 이상인 정당의 후보자. 둘째, 직전 전국선거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의 후보자. 셋째, 선거기간 개시 30일 전부터 시행한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자다.

심상정·안철수 후보 모두 이 기준에 부합한다. 하지만 이번에 예정된 지상파3사 토론회는 선관위 주관 토론회가 아닌 방송사 주관 토론회다. 공직선거법상 기준을 지킬 법적 의무가 없다. 

정치에서 담합이 일어날 때, 그 피해는 모든 유권자에 간다

시장에서 담합의 피해자는 소비자이며, 정치에서 담합의 피해자는 유권자이다. 거대양당 위주의 정치구조는 유권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을 제한한다. 게다가 국민의 알 권리 역시 침해한다. 

정치권에 '대선 TV토론'이라는 화두가 떠올랐던 지난 14~15일, 이 기간에 진행된 여론조사가 있다. CBS가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한 조사다. '대선에서 법으로 정해진 토론 외의 토론이 진행될 경우, 어떤 구도로 토론이 진행돼야 하나'라는 항목이 있었다. 

이 질문에 응답자의 40.8%가 '법으로 정해진 참여가능한 모든 후보가 참여하는 구도'라고 답했다. 즉, 안철수 후보도 심상정 후보도 등장하길 원하는 것이다. 반면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양자토론을 선호하는 응답은 13.6%에 그쳤다. 

언론사가 주관하는 토론은 협의 내용에 따라 얼마든 참여자를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4자 토론을 위해 뭔가를 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비초청' 후보자토론회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비초청" 후보자토론회
ⓒ MBC 유튜브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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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국면엔 다양한 TV토론회가 존재한다. '비초청' TV토론회라는 것도 있다. 앞서 언급한 선거법에서 규정한 초청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후보자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다. 가장 최근의 비초청 토론회는 2020년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였다. 29개 정당 후보자들이 참여했는데, 후보자들이 많아 발언 시간은 짧았지만, 다양한 후보자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잘 다뤄지지 않는 환경문제와 청년, 여성문제 등을 대변하는 정당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토론회는 시청자가 적은 낮시간이나 늦은 밤에 주로 편성된다.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초청'과 '비초청'을 나눠서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 '국회의원 5명, 정당득표 3%, 지지율 5%'의 선거법상 기준이 합당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의석 수 순)가 전부가 아니다. 이 4명의 후보 외에도 20명이 넘는 후보들이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다.

20대 대선 정국의 첫 TV토론회는 언론사 주관이기 때문에 적절한 기준이 없어 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후보자간 형평성과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선거법에 영향을 받는 첫 TV토론은 모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걸 검토해보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 위 기사에 인용된 CBS-서던포스트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 글쓴이 최지선은 2021년 송파라 보궐선거에서 미래당 구의원 후보로 출마하였고, 현재 송파에서 환경과 성평등 관련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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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송파에서 환경과 성평등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 인스타그램@ditto.2020 페이스북@jeeseu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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