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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를 따르는 무슬림은 18억여 명 정도다. 현재 지구상에서 기독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종교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슬림 하면 아랍인이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무슬림의 15%만이 아랍계다. 인도네시아(2억 3천만여 명)가 가장 큰 무슬림 국가이고, 뒤를 이어 파키스탄(2억여 명), 인도(1억 9천5백여 명) 순이다.
 
이슬람교의 중심은 메카의 카바 신전이다. 전 세계의 무슬림들은 카바 신전을 향해 하루 5차례 기도 드린다. 하지 순례 때 카바 신전 앞에서 기도 드리는 것은 무슬림의 영광이다.
 이슬람교의 중심은 메카의 카바 신전이다. 전 세계의 무슬림들은 카바 신전을 향해 하루 5차례 기도 드린다. 하지 순례 때 카바 신전 앞에서 기도 드리는 것은 무슬림의 영광이다.
ⓒ Hauwa Abb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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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력 1443년 9번째 달인 올해 라마단은 4월 1일 저녁에 시작해 4월 30일에 끝난다. 이슬람교 금식 기간인 라마단은 축복의 달(月)이며 일 년 중 가장 성스러운 종교 축제이다.

지난주 각별한 사이였던 한 이슬람국가 지인의 부고를 들었다. 무슬림은 신(Allah)이 죽음의 때를 정하고, 망자의 영혼은 심판의 날까지 무덤에서 기다린다고 믿는다. 그런데, 라마단 중에는 지옥문이 닫히고, 천국의 문만 열려 있어 망자의 영혼이 쉽게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라마단 기간에 생을 마감하는 게 축복이라며 망자의 가족을 위로한다.

라마단 기간에도 각 이슬람국가 종교청에서 매일 일출, 일몰, 기도 시간을 공지한다. 요즘엔 스마트폰 앱이 대중적이다. 무슬림은 하루 5번 정해진 시간에 기도해야 한다. 기도는 일출 직전, 정오, 늦은 오후, 일몰 직후, 늦은 밤이다.

라마단 기간 중 금식은 무슬림의 5개 규범 중 가장 대표적으로 건강한 성인이라면 지켜야 한다. 무슬림은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금식하며 침도 삼키지 않고, 마음속 이성적, 물질적 욕망도 삼가야 한다. 물론 출장, 여행할 수 있다. 집에서 약 100km 멀리 간다면 금식을 안 해도 된다. 라마단이 지난 후 못했던 금식 일수를 채우거나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면 된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는 모세와 예수 이후 마지막 예언자라 이슬람교에서 제일 중요하다. 기도문 "알라 이외에 진정한 신은 없다. 마호메트는 알라의 선지지다(La ilaha illa Allah, Muhammad rasool Allah)"에서 알라(Allah)는 아랍어로 "신(神)"을 뜻하며, 알(Al)은 아랍어의 정관사고 라(lah)는 신을 뜻하는 '일라(iIaah)'를 줄인 말이다. 알라는 명칭만 다르지 아브라함 종교인 모세, 예수의 기독교와 유대교의 유일신 창조주와 같은 '하나님'이다. 아랍어 '이슬람'의 어원은 "항복", "종속", "평화", "순수함"이다. 종교적 맥락에서는 "자발적으로 신에게 복종"이다. 그래서, 무슬림이란 "신에게 복종하는 자"란 뜻이다.

이슬람교의 경전은 꾸란(Quran)이다. 꾸란의 뜻은 "암송"이고 무슬림은 대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마호메트에게 게시된 알라의 말씀이라 믿는다. 유대교의 토라나 기독교의 기독 경전과 다르게 꾸란의 아랍어 원문은 지금까지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한 손엔 꾸란, 다른 손엔 칼" 기독교인에게 양자택일하라는 이슬람을 호전적으로 표현하는 대표적인 구절이다. 그러나, 꾸란에 이런 내용은 전혀 없다. 13세기 중엽 기독교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이슬람 원정에서 패한 후 지어낸 말이라는 게 정설이다. 또 있다 "지하드(Jihad) = 성전(聖戰)". 서구가 이슬람교를 부정적으로 오역했으나, 지하드는 아랍어로 '성전'이 아니라 "투쟁" 또는 "노력"을 뜻한다. 꾸란 아랍어 원본에도 '성전'이란 단어 자체가 없다. 서구 시각에서 이슬람교는 오래전부터 부정적이고 폄훼 대상이다.

무슬림은 알라가 지구 위를 걸으며 지팡이를 꽂은 곳에서 석유, 천연가스, 기름야자 열매가 나와 알라의 축복받은 선물이라고 한다. 러시아, 미국 등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국제적 유가에 영향을 주는 산유국은 대부분 이슬람국가 들이다. 그러나, 극소수에게 편중된 막대한 부를 유지하려고 만연한 독재정치, 인권탄압, 부정부패를 왜곡한 종교로 가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마호메트는 "아내에게 친절한 남편이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진정한 이슬람교는 여성들에게 많은 권리를 부여한다. 그러나 많은 이슬람국가 들은 꾸란을 남성들만의 일방적인 해석이나 단순히 오래된 부족 문화를 이슬람교로 포장해 따르며 여성을 억압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

테러 행위, 여성 억압, 명예살인, 여성 할례, 강제 결혼 등은 이슬람 국가에서도 금지다. 테러 범죄집단은 이슬람이란 간판 뒤에 숨어서 테러를 일으키고, 이슬람 사회는 범죄집단을 절대로 지지하지 않는다. 꾸란에도 언급했듯 이슬람교는 평화의 종교다.

이슬람력의 일 년은 354 또는 355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양력)보다 11일이 적다. 라마단은 올 5월 1일 저녁에 끝나며, 7월 28일 이후로는 이슬람력 1444년이 시작된다. 라마단은 한 달 동안 반성하고 알라에게 믿음을 표현하는 종교적 명절로 초승달로 시작하고 끝나는 달의 주기에 의해 결정한다.

라마단에는 서로 "Ramadan Kareem(넉넉한 라마단이 돼라)", "Ramadan Mubarak(축복받은 라마단)"이라고 인사한다. 무슬림은 라마단 동안 자기 수양, 자제력, 희생, 불우이웃 돕기 등을 실천한다. 그래서, 이슬람교의 5대 의무인 믿음의 선언(Shahada), 매일 5번의 기도(Salat), 자선 기부의 실천(Zakat), 금식(Sawm), 메카 순례(Haji)를 되새긴다.
 
라마단과 이드-알-피뜨르 기간에는 온 도시가 화려한 색으로 불을 밝힌다. 해가 지면 무슬림들은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거나 모스크로 향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야경이다.
 라마단과 이드-알-피뜨르 기간에는 온 도시가 화려한 색으로 불을 밝힌다. 해가 지면 무슬림들은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거나 모스크로 향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야경이다.
ⓒ 조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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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식하면 신체 내에서는 지방 퇴적물에 존재할 수 있는 해로운 독소를 깨끗이 처리해준다. 금식 기간 중 살이 빠질 것 같지만, 해가 지면 한꺼번에 먹기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금식을 통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는 소견이 있다. 낮은 콜레스테롤은 심혈관 건강을 증가시켜 심장병, 심장마비, 뇌졸중 등을 많이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보인다는 거다. 라마단 기간 단식이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라는 미국국립의학도서관(NLM)의 연구도 있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라마단 중 금식을 어기는 것은 이슬람에서는 큰 죄다. 하지만, 법적인 형벌이 아니라 자선 기부 등 물질적으로 마음의 죄를 씻고자 재산의 2.5%를 나눔에 실천한다.

마지막 날 밤에 초승달이 뜨면서 라마단의 종식을 언론과 이슬람 사원에서 대대적으로 공표한다. 금식월이 끝나면서 전 세계 무슬림들의 '금식을 깨는 축제(Eid-Al-Fitr)"가 시작된다. 여기저기서 "Eid Mubarak(축복받은 금식)" 인사가 들린다.

다음날 동이 트면 다 같이 모스크에 모여 기도와 설교를 통해 축제(Eid)를 시작한다. 기도 전 대추야자 등 달콤한 것을 먹어 빈속을 달랜 후, '신은 위대하다(Allahu Akbar)'며 신을 찬양하고 꾸란을 암송한다.

사람들은 서로 포옹하며 "축복받은 금식"을 기원한다. 새 옷을 차려입은 아이들이 동네를 돌면 친척과 이웃들은 선물과 돈을 준다. 일부 가족들은 꽃을 들고 조의를 표하기 위해 가족묘로 향한다.

이슬람국가 도시, 마을, 각 가정은 화려한 전등 장식으로 밤새 불을 밝힌다. 이드-알-피뜨르는 무슬림에게는 일 년 중 가장 특별한 종교의식으로, 라마단 기간 용기와 힘을 준 전능하신 알라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이슬람교의 명절이다. 또한 30일간 '타는 듯한 고통' 금식과 고난을 수행한 보상이다.
 
라마단 기간 시장에는 상인들이 판매할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시장 등에서 음식을 구입해 저녁에 가족과 함께 먹는다. 한동안 펜데믹으로 대부분 배달앱을 이용하는 게 추세였다.
 라마단 기간 시장에는 상인들이 판매할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시장 등에서 음식을 구입해 저녁에 가족과 함께 먹는다. 한동안 펜데믹으로 대부분 배달앱을 이용하는 게 추세였다.
ⓒ 조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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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의 헌신과 자제력을 겪은 후, 각자의 신성한 임무의 성취를 축하한다. 많은 이슬람국가에서는 이 축제가 열흘 가까이 이어진다. 가정마다 집 안팎을 청소하고 이슬람의 상징색인 녹색의 화려한 장식을 한다. 대부분 가정은 전통음식을 차리고 오픈하우스를 연다. 이때만큼은 왕족, 수상, 장관, 재벌, 연예인도 대문을 열고 모든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음식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병들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자선을 베풀고 음식을 나눠준다.

9세기 중엽 페르시아 술라이만의 '중국과 인도 소식' 여행기에 "중국 바다 건너에 신라가 있다"고 했고, 고려 시대 개성엔 아랍인들이 살았다고 한다. 유교 영향이 큰 조선 시대 이슬람 사제 이맘이 왕 앞에서 이슬람 의식으로 왕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다는 세종실록을 보면 이슬람은 오랫동안 우리 옆에 있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인 특별기여자들 370여 명이 우리나라에 정착했다. 대부분 무슬림인 그들도 낯선 한국 땅에서 첫 번째 라마단을 경험했고 이드-알-피뜨르를 준비할 것이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는 2018년 기준 국내에 모스크(Masjid) 16곳과 작은 규모의 성원인 무쌀라(Musalla) 80여 곳이 있고, 한국인 무슬림 6만여 명과 외국인 무슬림 20만여 명이 있다고 한다. 거리두기 해제 덕에 국내 거주 무슬림들도 올해 '금식을 깨는 축제'는 2년 만에 다 같이 모일 수 있을 것 같다.
 

태그:#조마초, #마초의 잡설 , #이슬람교, #라마단, #이드알피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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