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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새로운999 추진위 천막농성 해단식
 23일 새로운999 추진위 천막농성 해단식
ⓒ 문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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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이 끝난 건 아니다. 다만 장외 투쟁에서 장내 투쟁으로 옮겨갈 뿐이다. 여기서 보낸 2년 2개월을 잊지 않겠다."

경기지역 라디오방송 FM 99.9㎒의 새 사업자 선정을 요구했던 천막을 접으며 장주영 경기방송지부장은 이같이 말했다. OBS 경인TV가 FM 99.9㎒의 최종사업자로 확정되자 '새로운 999 추진위원회'는 방통위 앞에서 진행했던 무기한 천막농성을 마무리하는 해단식을 23일 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과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999 추진위원회'는 경기도민의 청취권 회복을 위해 2년이 넘게 투쟁해 왔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해단식에서 "우리가 요구한 공공성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거기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민간자본에게 사업권이 주어줬다고 할지라도, 방송의 주인은 시민이고 국민이고 노동자이다. 현장에 돌아가서 담아내야 할 콘텐츠 역시 거기에 뿌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성의 가장 큰 출발은 노동자들의 건강한 일자리"라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희망을 만들 것인가 여러 고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깃발을 들어준 장주영 지부장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23일 천막농성 해단식에서 머리를 자른 경기방송 조합원
 23일 천막농성 해단식에서 머리를 자른 경기방송 조합원
ⓒ 문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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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도 "여러분이 현업에 복귀하면 단순한 알자리 회복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외면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 경기도의 공공성과 지역성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경기도청과 도의회와 함께 '경기도의 방송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회 및 공청회를 요청해서 OBS와 노조만의 준비가 아니라 경기도와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그래서 진정으로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방송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갈 곳 없는 경기방송 조합원들에게 기꺼이 사무실 공간을 내주며 든든하게 연대해준 최정명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그동안 많은 아픔을 감내하고 투쟁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후 투쟁의 과정도 함께 하겠다"며 약속했다.

30여 개의 현수막으로 연대의 물결을 만들어준 김형삼 민주노총 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 의장도 "앞으로도 힘차게 연대하도록 하겠다"며 투쟁을 외쳤다.

장주영 경기방송지부장은 "유난히 방통위 사거리는 바람이 많이 분다. 혼자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면 피켓이 휘청인다. 그럴 때마다 옆에 와서 든든히 서주던 동지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방통위에 ▲제2의 경기방송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권 자진반납시 후속 조치 마련 ▲방송사의 철저한 관리·감독 ▲지역방송의 지원방안을 요구했다.

이날 해단식에선 해묵은 회한을 버리는 특별 행사도 있었다. '삭발투쟁' 대신 '장발투쟁'을 벌인 이상호 경기방송 조합원이 2년 넘게 기른 머리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싹둑 잘랐다. 잘려 나간 긴 머리카락을 보며 '새로운999추진위'는 "새로운 방송, 새로운 시작"이라는 힘찬 목소리를 내뱉었다.

앞으로 새로운 가족이 될 경기방송 조합원과 OBS 경인TV는 청취자를 위한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오는 25일 오전 OBS 경인TV 본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태그:#OBS, #경기도, #경기방송, #새로운999,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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