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의 댄스 세리머니가 화요일 저녁 축구장을 찾아온 1798명 홈팬들을 흥겹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춤 동작보다 실제 골 장면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3게임 연속골로 득점 랭킹 6위(7골, 게임 당 0.41골)까지 올라선 것을 입증하듯 웬만한 골잡이들도 흉내내기 힘든 180도 터닝 발리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김도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FC가 21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게임에서 전반전 교체 선수 둘이 모두 골을 터뜨린 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두고 리그 순위 8위(5승 3무 9패 23득점 29실점)까지 올라서며 상위권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물오른 '이승우'의 골 감각

예상했던 것처럼 홈 팀 수원 FC는 비교적 이른 시간인 15분에 22세 이하 나이 기준에 해당하는 두 선수(정재윤, 이기혁)를 불러들이고 에이스 '이승우-김승준' 콤비를 나란히 들여보냈다. 결과적으로 이 두 선수가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내는 골들을 터뜨렸으니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게임이었다.

그 중에서도 이승우의 존재감은 수원 FC에게 절대적이었다. 28분, 역습 과정에서 포항 수비수들 셋을 차례로 따돌리는 정교한 드리블 감각부터 남달랐고, 42분에는 포항 스틸러스 중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수빈을 퇴장시키는 과감한 돌파 실력도 뽐냈다. 27분에 첫 번째 옐로 카드를 받은 적 있는 이수빈은 이승우의 유망한 역습 드리블 기회를 고의적으로 저지했다는 이유로 신용준 주심으로부터 레드 카드를 받은 것이다. 

포항 스틸러스 중원의 빈 자리는 후반전에 불어올 거센 바람을 말하는 것이었다. 웬만한 바람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수원 FC 에이스 이승우의 몸놀림은 세리머니로 흥겨움을 선물하는 것 이상의 춤바람이었다.

63분에 이 게임을 지켜보고 있던 축구팬들 모두가 입을 다물 수 없는 슈퍼 골이 터져나왔다. 무릴로의 오른쪽 코너킥이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그랜트 머리에 맞고는 포물선을 그리며 뒤로 떨어지는 순간, 이승우의 경쾌한 180도 터닝 발리슛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는 포항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2022 K리그 1 올해의 골 후보작 중에서도 손꼽을 수밖에 없는 놀라운 기술 그 자체였다.

이승우는 이 골로 지난 달 28일 열린 홈 게임(수원 FC 1-2 울산 현대) 선취골, 6월 17일(금) 김천 상무와의 어웨이 게임 결승 헤더골에 이어 3게임 연속골 기록을 찍었고 득점 랭킹 6위까지 뛰어올라 울산 현대가 자랑하는 '레오나르도 - 엄원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승우의 댄스 세리머니로 승리 기운을 확인한 수원 FC는 77분에 빠른 스로인을 이어받은 골잡이 라스의 절묘한 어시스트 패스로 이승우와 나란히 전반전 15분에 그라운드를 밟은 김승준이 빈 골문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왼발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에 42분 이후 상대적으로 1명이 적게 뛰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의 다리는 풀릴 수밖에 없었지만 후반전 추가 시간에 슈퍼 서브 허용준이 신광훈의 왼쪽 크로스 어시스트를 받아 헤더 골을 터뜨려 따라붙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모자라 10명의 포항 스틸러스는 1골 차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 멋진 승리로 리그 순위 8위까지 올라온 수원 FC는 오는 토요일(25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수원 블루윙즈(10위)와 시즌 두 번째 수원 더비 매치를 펼치게 된다. 4위 포항 스틸러스는 그 다음 날 오후 7시 스틸야드로 9위 김천 상무를 불러들인다.

2022 K리그 1 결과(6월 21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종합)

수원 FC 2-1 포항 스틸러스 [득점 : 이승우(63분), 김승준(77분,도움-라스) / 허용준(90+1분,도움-신광훈)]

2022 K리그 1 개인 득점 순위
1 스테판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 FC) 11골 / 16게임(게임 당 0.69골)
2 조규성(김천 상무) 11골 / 17게임(게임 당 0.65골)
3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10골 / 17게임(게임 당 0.59골)
4 레오나르도(울산 현대) 7골 / 14게임(게임 당 0.5골)
5 엄원상(울산 현대) 7골 / 16게임(게임 당 0.44골)
6 이승우(수원 FC) 7골 / 17게임(게임 당 0.41골)
7 허용준(포항 스틸러스) 6골 / 12게임(게임 당 0.5골)
8 아마노 준(울산 현대) 6골 / 14게임(게임 당 0.43골)
9 고재현(대구 FC) 6골 / 14게임(게임 당 0.43골)
10 세징야(대구 FC) 5골 / 14게임(게임 당 0.36골)

2022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36점 11승 3무 2패 26득점 13실점 +13
2 제주 유나이티드 29점 8승 5무 4패 20득점 14실점 +6
3 전북 현대 28점 8승 4무 4패 18득점 12실점 +6
4 포항 스틸러스 26점 7승 5무 5패 22득점 16실점 +6
5 인천 유나이티드 FC 24점 6승 6무 4패 18득점 17실점 +1
6 대구 FC 22점 5승 7무 5패 24득점 22실점 +2
7 FC 서울 21점 5승 6무 5패 18득점 16실점 +2
8 수원 FC 18점 5승 3무 9패 23득점 29실점 -6
9 김천 상무 18점 4승 6무 7패 19득점 21실점 -2
10 수원 블루윙즈 18점 4승 6무 6패 12득점 17실점 -5
11 강원 FC 15점 3승 6무 7패 15득점 22실점 -7
12 성남 FC 11점 2승 5무 10패 13득점 29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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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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