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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힌남노 태풍과 함께 쓸려간 톨게이트(요금소) 수납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힌남노 태풍과 함께 쓸려간 톨게이트(요금소) 수납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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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태풍 힌남노 때 일부 차량 통제가 된 도로에서 요금수납원들이 근무하면서 공포에 떨었다며, 안전과 인권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힌남노 태풍과 함께 쓸려간 톨게이트(요금소) 수납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문제 삼은 요금소는 경남하이웨이(주)가 운영하는 민자 '창원~부산간 도로'의 창원‧녹산 영업소다. 경남하이웨이는 요금 수납업무를 하청업체에 맡겼다.

이 도로는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부산→창원 방향은 차단하지 않았지만, 창원→부산 방향 도로는 오전 3시부터 8시까지 통제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6일 아침 교대 근무자에게 오전 5~6시 사이 출근하도록 했다.

당시 근무를 한 김영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경남)일반노동조합 창원녹산톨게이트지회장은 "지난 5~6일은 초긴장 상태였다. 역대급 위력의 태풍으로 온나라가 떠들썩 했고, 그 시각에 수납원들은 근무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 통제로 도로에는 회사 순찰차 이외에 통행량이 거의 없었다"며 "강한 비바람에 부스가 통째로 날아가지 않을까, 산사태가 나지 않을까 하는 공포 속에 떨었다. 다행이 아무런 문제가 없이 태풍이 지나가서 다행이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섰다. 우리는 좀더 안전하게 일하고 싶은 욕심이다. 인간으로서, 직원으로서 말이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역대급 최강이라는 소식에 시민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빠르게 퇴근하였고, 정부는 출근 시간 조정을 권고하기도 하였다"며 "그러나 힌남노로부터 전혀 보호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있다"고 했다.

요금소 수납원에 대해 이들은 "태풍이 치는 한복판에 요금 부스 좁은 공간에 갇혀 있었다. 산사태 우려로 인해 도로는 통제한 상황이었지만, 사업주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 노동자를 대피시키거나 하는 조치는 전혀 없었다"며 "노동자들을 극도의 공포에 떨며 창원에 태풍이 상륙한 오전 6시까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더구나 업체측은 새벽 5시에 노동자들을 출근시키기까지 하였다는 것.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차량이 뒤집힐 수 있는 강력한 태풍이었지만, 사업주는 출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조치는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사업주에게는 노동자가 느끼는 극도의 공포와 불안 그리고 안전과 인권보다는 차량이 요금소를 통과할 때 내는 비용 1000원(소형 승용차 통행료)이 더 중요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으며,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즉각적 대피를 시키게 되어 있다"며 "굳이 법을 따지지 않더라도 태풍이 몰아치는 공간에서 돈을 받으라고 떠미는 행위는 일반 국민의 상식에도 어긋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단순히 창원-녹산 간 톨게이트의 수납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강력한 태풍이 불어도 작업을 중지하지 못하는 모든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의 문제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노동자의 인권과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이번 일도 안전, 인권, 생명에 관한 문제이다"며 "태풍으로 교통통제까지 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조그마한 공간에 앉아서 엄청난 바람이 부는 공간에서 외롭게, 무섭게 견뎌내야 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용병 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우리는 민자 도로의 요금 수납원의 여러 안전에 대해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아직까지 완전하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더 분노가 생긴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태풍이 닥쳤을 때 요금소 근무를 한 수납원들에 대해 법률 검토를 거쳐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영업소 업체측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해 다른 도로의 영업소에서도 그날 근무를 했다"며 "당시 태풍은 최대 12.5(초속)로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그:#태풍, #힌남노, #요금수납원, #민주노총 경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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