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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우라늄 연료봉 다발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고리원전의 포화율은 83.8%에 달하며 포화 시점은 2031년으로 예상한다.
▲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 지역"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우라늄 연료봉 다발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고리원전의 포화율은 83.8%에 달하며 포화 시점은 2031년으로 예상한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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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연장과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임시 건식저장시설 건설 추진을 둘러싸고 부산시·부산시의회에 입장 발표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행동이 본격화한다. 원전이 생산한 전기를 쓰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반감기만 수십만년, 가득 찬 고준위핵폐기물 어쩌나

한수원은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의 계속운전뿐만 아니라 발전소 부지 내에 포화 상태의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건식시설 건설을 계획 중이다. 2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과 윤석열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 따른 과정으로 한수원은 조만간 관련 안을 이사회에 상정한다.

고리원전 내 수조에는 막대한 열에너지를 방출하고 남은 방사능 덩어리인 우라늄연료(폐연료봉) 다발체가 수천 개 보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포화율(영구정지 고리1호기 제외)은 고리2호기 89.1%, 고리3호기 95.7%, 고리4호기 97.0%, 신고리1호기 63.9%, 신고리2호기 62.8%다.

고리원전의 전체 포화율은 83.8%에 달하며 포화 예상 시점은 2031년이다. 윤석열 정부와 한수원은 중간·영구저장시설 마련 전까지 발전소 지상에 가득 찬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맥스터(조밀건식저장시설) 등을 운영하는 월성원전 등과 비슷한 방식이다. 

한시적이라는 점이 강조됐지만, 지역의 반발은 거세다. 부산과 울산지역 단체는 "이렇게 간다면 고리가 영구적 처분장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한다. 노후 원전도 모자라 핵폐기장의 위험성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을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리원전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임시 건식저장시설 추진 논란을 둘러싸고, 부산지역 환경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20일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전달할 질의서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고리원전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임시 건식저장시설 추진 논란을 둘러싸고, 부산지역 환경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20일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전달할 질의서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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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반대 입장을 밝혔던 탈핵부산시민연대는 20일 부산시·시의회를 찾아 공개적인 질의서를 전달했다. 부산지역 70여 개 단체로 꾸려진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시의회가 처리한 부산시 원자력안전 조례 기본원칙에 수명연장과 시설 추가 금지가 명시됐고, 폐기물 등에 대한 시장의 안전대책이 규정돼 있다"라며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시의회 의장의 역할을 따져 물었다.

사용후핵연료 논란은 부산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할 태세다. 부·울·경을 포함한 전국의 환경, 시민사회단체는 조만간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활동에 나선다. 

이는 최근 국민의힘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국회의원 등 11명이 발의한 개정안과 관련돼 있다. 이들은 "비원전 지역에도 임시저장시설을 건설하고, 인구수에 비례해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해야 한다(17조의2 신설)"라는 내용의 방사성폐기물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원전에서 전력만 가져가는 수도권이 이 문제에 답해야 한다는 태도다.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질의서는 박형준 부산시장에 이어  다음 주 오세훈 시장과 김동연 도지사에게도 전달한다. 답변 또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원전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바라는 '더30㎞ 포럼'은 지난 19일 2차 토론회에서 "사용후핵연료 등 원전 문제는 전국적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발제자로 참여한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수도권에 대부분의 전기가 집중된다는 걸 안다면 지역 희생 강요 구조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태그:#사용후핵연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부산시장,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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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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