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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강원도지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양성의 대전환! 강원도가 시작합니다>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양성의 대전환! 강원도가 시작합니다>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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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가 불신을 키운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레고랜드 사태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측과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현 강원도지사 측 사이의 '책임 미루기' 공방으로 번지는 가운데(관련 기사: "레고랜드 사태 방화범은 김진태, 방조범은 윤석열 정부"), 야당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이번 김진태 지사의 채무 미이행 선언 및 번복을 두고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앞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개발을 맡았던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큰 빚을 떠안으며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가 지급 보증해 발행한 총 2050억 원 어치의 기업어음(ABCP)이 문제가 됐다. 최문순 전 지사 시절 강원도가 보증을 선 채무다.

그런데 김진태 지사는 도의 부담이 과도하다며 기한이 도래했는데도 채무를 이행하는 대신 기업회생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자 국내 채권시장에 큰 혼란이 일면서 금융시장 전체로 파장이 번졌다. 문제가 커지자 강원도는 뒤늦게 2023년 1월까지 전액 상환 계획을 밝히고, 정부도 급히 대책을 내어 놓았다(관련 기사: 윤 대통령, 레고랜드 사태에 "시장 안정화 조치 신속집행"). 하지만 이미 한 번 무너진 신뢰로 인해 시장의 혼란이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이다.

주호영 "미이행 발표로 불신 키워... 신중에 신중 거듭해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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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원도 레고랜드의 고정 채무 미이행 선언으로 채권시장에 큰 혼란이 야기됐다"라며 "정부가 즉각 50조 원 플러스 알파 규모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언제든지 유사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강원도 재정 자립도가 올해 기준 24.7%에 불과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최하위권에 해당한다"라며 "이런 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벌인 전임 최문순 도지사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강원도가 채무 이행을 할 수 있음에도 미이행 발표로 불신을 키운 점에 대해선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며 김진태 지사의 책임도 에둘러 언급했다.

그는 "나비의 날개가 태풍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모든 일을 신중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라며 "이제는 우리가 집권하고 도정을 맡았으니 결과에 나쁜 것까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는 전날(23일) 박정하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과는 다소 뉘앙스가 달라진 셈이다. 박정하 대변인은 "경제 아마추어리즘으로 무장한 문재인 정권의 '퍼주기식 포퓰리즘 리스크'가 채권 시장에 폭탄을 던졌다"라며 "정치적 쇼에 나라의 미래를 팔아넘겼다" "이제 파티는 끝났다"라고 강도 높게 전임 정권을 비난한 바 있다.

유승민 "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금융시장 전체가 공포"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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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 역시 김진태 지사를 향해 한층 더 날을 세웠다. 그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빚보증은 조심해야 한다. 일단 빚보증을 했다면 파산에 이르기 전에는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라며 "개인이든 회사든 정부든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약속(계약)이 지켜진다는 믿음 위에 시장경제가 존재하며 금융시장이 작동한다"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법원에 GJC(중도개발공사)의 회생을 신청하겠다'는 강원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채권 시장이 마비되고 금융 시장에 공포가 덮쳤다"라며 "일요일(23일)에 경제장관들과 한국은행 총재가 긴급히 모여서 50조 원이 넘는 유동성 대책을 발표했지만 금융 불안이 진정될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특히 "강원도 전체가 파산하지 않는 한, 강원도는 GJC 어음(ABCP) 2050억 원에 대한 지급보증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라고 반복했다.

유 전 의원은 "'레고랜드만 부도 내고 강원도는 무사한 방법'은 애당초 없다"라며 "지방정부의 꼬리자르기식 회생 신청은 불가능하다. 지방정부는 파산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재정규율에 대한 원칙을 정비해야 한다"라며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과 지급보증, 지방공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 그리고 지자체의 파산에 대해 그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규정해둬야 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금융시장 전체가 공포에 빠지는 사태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태그:#주호영, #유승민, #김진태, #강원도지사, #레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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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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