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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수산과학원은 정어리 무리가 출몰한 해안가에서 용존산소량을 측정한 결과 산소 부족으로 나왔다고 했다. 사진에서 위쪽이 정어리 무리 출몰 모습.
ⓒ 국립수산과학원	관련사진보기

 
경남 마산만‧진해만의 정어리 떼죽음과 관련해 일부에서 '멸치 어선 폐기'를 원인으로 제기하자, 국립수산과학원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며 '용존 산소 부족'이 주원인이라고 재차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9일 낸 설명자료를 내 "정어리 집단폐사는 종합적인 과학적 조사결과와 전문가 자문 등을 근거로 산소부족을 주원인으로 결론지었다"고 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수거된 폐사체 사진에서 아가미 근처에 일자로 파인 선명한 상처는 그물코에 걸렸다가 그물을 털어 강제로 빠져나가면서 생긴 것으로 멸치잡이 어선에서 버린 것"이라며 멸치잡이 어선 선주의 정어리 폐기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은 "마산만·진해만의 정어리 폐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해양환경, 질병, 중금속, 해양물리, 해수유동, 적조, 수산자원생태, 해외사례, 전문가 자문 등 다각적인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실시한 뒤 종합적으로 결론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일어종으로 무리지어 다니며 산소 소비량이 많은 정어리가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있는 반폐쇄성 해역에 대량으로 들어와 산소부족으로 질식사해 집단폐사했다는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현장에서 채집한 정어리 폐사체를 분석한 결과,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에 흔히 나타나는 입벌린 개체가 73%였고, 아가미 열림 증상도 다수 발견됐다"며 "멸치권현망은 자망(刺網)과 달리 세목망(細目網)과 피시펌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멸치, 정어리 등이 그물에 아가미가 걸릴 확률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립수산과학원은 "아가미 근처에 일자로 파인 상처라고 한 것은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에 흔히 나타나는 아가미 열림 증상을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또 국립수산과학원은 "해수유동모델 결과, 최초 폐사지점은 만 내측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고, 수협 어업정보통신국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량 폐사와 가장 근접한 기간인 9월 30일부터 10월 2일 사이에 만 내측에서 조업한 멸치 권현망어선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어선에서 버린 정어리 폐사체 일부가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만 외측에서 폐사체를 버렸을 경우에는 해수유동모델 결과 만 내측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홍합과 굴은 유영능력이 없어 속수무책 당하지만 정어리는 회피능력이 탁월해 피할 수 있어 정어리가 죽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립수산과학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홍합, 굴 등 정착성 패류는 어류보다 산소부족에 견디는 힘이 훨씬 강하며, 이해 반해 정어리는 같은 목(目)의 멸치나 청어보다도 산소소비량이 3배 이상 돼 산소부족에 매우 취약한 어종"이라면서 "정어리의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사 사례는 미국, 칠레,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도 종종 보고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에 자원량이 늘어난 정어리 떼가 포식자를 피하거나 불빛을 보고 산소가 부족한 반폐쇄만에 들어온 것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나 정어리의 이동특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밖에 "부조리한 규제로 인한 투기임을 인정하기 부담스러우니 다른 이유를 찾아 끼워 맞춘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 발생한 정어리 폐사원인 분석에 있어서는 국민적 관심사항에 대해 과학적인 조사 및 종합적 분석에 의한 결론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양수산부는 총허용어획량(TAC), 금어기‧금지체장, 혼획제한 등 어업 규제들로 인한 현장의 불편을 호소하는 어업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정어리 무리 출현 해안가에서 용존산소를 측정하는 장면의 영상을 함께 언론사에 제공하기도 했다.

마산만‧진해만 정어리 폐사는 9월 30일부터 발생했고, 창원시는 220톤 넘게 수거해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