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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계묘년, 남해여성회가 2022 남해군양성평등기금으로 제작한 박숙이 할머니 달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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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비극은 시간이 흘러도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인상적인 몇몇 장면들만 선명해진다.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알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그 속에서 기록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남해여성회(회장 김정화)가 남해군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박숙이(1922~2016, 고현면 관당마을 출생) 할머니를 사진과 책, 영상 등으로 기록했지만 생활 속에서 계속 기억할 수 있도록 달력을 만들었다. 

달력에는 박숙이 할머니가 바래를 가다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간 16세 소녀의 모습으로 새겨져 있다. 이와 함께 출생부터 영면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반이 담겨 있고, 생전 할머니와 함께 남해여성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했던 모습들이 사진과 글 등으로 담겨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상식과 내용도 담겨 있어 달력이지만 작은 기록서로서의 기능도 함께한다.

남해여성회는 지난해 남해군양성평등기금 을 지원받아 박숙이 할머니 달력을 제작했고, 이 달력은 할머니를 널리 기리기 위해 지난 3일부터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력이 필요한 군민은 누구나 남해여성회(남해읍 망운로 19번길 37)로 방문하거나 유선전화(☎864-6615)로 신청하면 된다. 단, 이번 달력은 150부 한정된 수량이기 때문에 선착순으로 신청이 마감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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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력의 한쪽에는 박숙이 할머니의 생애가 요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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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지사 표창 수여

남해여성회가 소장하고 모아왔던 박숙이 할머니 관련 기록물 314점이 지난해 9월 8일, 경상남도기록원으로부터 기록물로 지정받은 가운데 이를 위해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남해여성회가 경상남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21일 표창을 수상한 남해여성회는 박숙이 할머니를 위해 봉사하고 물심양면으로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점을 비롯해 특히 박숙이 할머니와 관련해 다양한 기록물들을 제작하고 남기는 등 기록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김정화 회장은 "우리 남해여성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활동에 대해 응원과 격려와 같은 상이라 하늘에 계신 박숙이 할머니에게 감사드린다"며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사용하시던 물건부터 활동사진, 영상 등 하나하나가 이렇게나 소중한지 몰랐다. 할머니가 영면하시고 보니 좀 더 다양한 기록물들을 남겼어야 했다는 후회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할머니의 흔적을 우리 생활 속에서 잊지 말자는 차원에서 달력을 제작하게 됐다"며 "계속해서 박숙이 할머니의 기록과 흔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김정화 회장은 "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전국에 10명이 살아 계신다. 경남에는 1명만 남으셨다"며 "남해여성회는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기록물들이 유네스코에 지정되고, 또 역사관이 지어질 수 있도록 염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