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컷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MCU 페이즈의 다섯 번째 막이 올랐다. 첫 번째 포문을 연 히어로는 '앤트맨'이다. 앤트맨(폴 러드)은 어벤져스 중 능력치가 최하에 속하지만 가족과 팀을 이루어 난관을 헤쳐 나가는 캐릭터다. 이번 영화의 포인트도 양자 역학과 가족이다.
 
이를 이용하는 행크(마이클 더글라스), 재닛(미셸 파이퍼), 와스프/ 호프 (에반젤린 릴리) 그리고 딸 캐시(캐서린 뉴튼)까지. 양자 역학 속으로 빨려 들어간 앤트맨 패밀리가 그 세계 속 크리쳐와 마주치고 정복자 캉과 엮이면서 겪게 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일까.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은 언제나 협력한다. 스캇과 캐시의 부녀 관계, 호프와 재닛의 모녀 관계 등 90년대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가족 영화의 향기가 난다. 디즈니는 가족애를 추구하면서도 지구, 나아가 우주까지 지켜내려는 MCU의 대의를 드러내고 있다. 고로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이 있기에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건전한 주제를 중심에 둔다.

단순한 주제와 꼬여버린 이야기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지만 단순한 주제와 상반되는 꼬여버린 이야기. 점점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MCU는 공부하고 봐야 하는 영화로 전락했다. 가볍게 기분전환하거나 즐거움을 얻기 위해, 때로는 시간 때우기로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넘어섰다. 복습과 예습이 필요한 만큼 피로감도 크고 팬층은 좁아졌다. 넓은 층을 아우르기보다 충성도 높은 마니아를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시동을 걸더니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완다비전'과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부터 본격화했다. 드라마를 알지 못하면 영화의 이해가 쉽지 않다. 광고마저도 함께 했다. 두 콘텐츠를 함께 시청하라는 문구가 보였다. 고도의 1+1 전략은 통했다. 쿠키 영상은 어떤 이야기와 엮일지를 추측하는 떡밥으로 크게 환영받기 시작했다.
 
미리 말하지만 쿠키 영상은 2개다. 드라마 '로키'를 보지 않았다면 어리둥절할 내용이다. 마블 페이즈4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려는 듯 새로운 메인 빌런이 등장했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로키'에 나왔던 시간선 붕괴를 일으킨 남아있는자 '캉'이 정복자 '캉'으로 재등장했다.
 
'캉'은 타노스보다 막강한 힘을 가진 최강 빌런이다. 멀티버스 곳곳에 존재하며 시간선을 관장하면서도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유일무이 존재다. 죽여도 되살아나기 때문에 무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효자 캐릭터다. MCU의 모든 타임라인에 속할 수 있다는 변종이라, 연결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엄청나다.
 
때문에 설명에 설명을 더하는 '설명 가득한' 영화가 나와 버렸다. 124분짜리 캉의 자기소개서가 따로 없다. 수많은 우주에 존재하는 캉은 드라마를 보지 못한 영화 팬들 입장에서 호불호가 갈릴 매력이 부족한 빌런이다. 여러가지 일을 했고 엄청난 존재감이 있는 건 알겠는데,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마블팬, 멀티버스에서 하차할까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컷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앤트맨>에서 처음 등장했던 양자 역학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신비한 탐구생활이다. 양자 영역의 수많은 크리쳐와 '스타워즈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기시감도 든다. 여전히 심오하고 철학적인 세계관은 계속된다. MCU는 페이즈4를 형편없는 흥행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새롭게 시작하자며 페이즈5의 포문을 '앤트맨'으로 열었지만 관객을 설득할지 의문이다. 전과자 출신 '부족한' 아빠의 평범한 일상과 성장을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마블 영화가 나왔다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영화를 보는 팬들은 또 다시 갈림길에 서게 됐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피로감을 극복하고 계속 따라갈 사람과 손 놓을 사람을 가리는 분기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멀티버스에 겨우 탑승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하차벨을 누르고 내릴 사람이 다수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첨언하자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제임스 건 감독이 경쟁사 DC 스튜디오의 CEO가 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가 마블에서 만든 마지막 영화이자 페이즈5의 두 번째 작품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가 되었다. 앞으로 DC와 마블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기대해봐도 좋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장혜령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 됩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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