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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작가연합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전쟁연습 반대 의지를 표하고 있다.
 민족작가연합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전쟁연습 반대 의지를 표하고 있다.
ⓒ 정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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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작가연합 회원들이 1일 오후 2시 30분,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한·미 군사훈련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금란 공동대표는 여는 발언에서 "어느 때보다 고강도로 진행되는 한‧미 전쟁연습으로 우리 민족의 하늘에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웠다"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진짜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작가들이 나서게 됐다"면서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정영훈 회원(촛불혁명완성연대 대표)은 "한·미 관계를 생각하면 가쓰라-태프트 조약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서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키고 "우리 민족이 해방을 맞아 통일국가를 건설하고자 노력할 때도 미국이 방해"하여 결국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분단 이후에도 미국은 "남과 북의 대결을 부추기고, 한‧미‧일 동맹 강요하면서 한국이 일본과 손잡고 미국의 이익에 봉사할 수 있도록" 강제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봉사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몰아내야"한다고 주장했다.

동분선 회원은 세 번째 발언에서 "북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면서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1년 내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며 수많은 전쟁연습을 자행했다"면서 "특히 5월 25일부터 6월 15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한‧미 연합 전쟁연습은 역대 최대 규모로서 언제든지 실전으로 넘어갈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훈련"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서, "미국의 추종국인 일본의 함정이 전범기인 욱일기를 버젓이 날리며 부산 앞바다에 정박했다"며 이는 "우리 국민에 대한 모독이며 재침 야망을 드러내 놓은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옥효정‧나기주 회원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하여 이들은 "북의 군부대와 전투진지를 초토화하고 개선행진을 한다는 내용의 전쟁연습"은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을 상기시킨다면서 그것은 "평화는커녕 전쟁만 불러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우리 땅에서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무분별하게 위기를 증폭시킨 윤석열 정권에게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해 둔다"고 밝혔다.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외세의 간섭을 끝장내고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면서 "안으로는 외세와 결탁하여 민족을 위기로 몰아넣는 매국노를 처단해야 하며, 밖으로는 자주적인 외교로 민족의 이익과 평화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민족작가연합 한‧미연합전쟁연습 반대 기자회견문]

전쟁 날까 걱정된다! 시대착오적 한·미 화력격멸훈련 중단하라!

한반도에 어느 때보다 짙은 화약내가 진동하고 있다.

한‧미 당국은 건군 75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여 5월 25일부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시작했으며 추가로 6월 2일, 7일, 12일, 15일 등 총 다섯 차례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5월 25일 실시된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서 "북한 후방지역의 핵심표적을 식별하고" "지휘통제체계 및 포병부대를 정밀타격"한 후 "한·미 연합‧합동부대의 동시통합사격으로 북한군 부대와 전투진지를 초토화"하는 훈련을 했으며 "압도적인 힘과 연합‧합동작전으로 작전을 승리로 종결한 한미장병들의 개선행진과 승리의 V사격"으로 훈련을 종료했다고 한다.

북의 군부대와 전투진지를 초토화하고 개선행진을 한다는 내용의 전쟁연습을 소개하는 국방부의 보도자료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명령만 있으면' "점심은 평양에서 먹고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을 수 있다"고 했던 신성모 국방장관의 말이 떠오른다.

윤석열 정권이 극도로 민감한 시기에 북을 자극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고강도 전쟁연습을 연이어 실시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런 일이다.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선제타격' 운운하더니 집권 후 북에 대해 자극의 수위를 높여 가는 윤석열의 모습은 북진통일을 외치던 이승만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이 평화는커녕 전쟁만 불러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쟁연습은 진짜 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다. 만약 우리 땅에서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무분별하게 위기를 증폭시킨 윤석열 정권에게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해 둔다.

또한, 무리한 전쟁연습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음을 지적한다. 민족의 평화는 뒷전에 미뤄 두고 미국을 등에 업고 북을 자극한다는 면에서 이승만이나 윤석열은 판박이다. 미국에 의존하여 상대방을 자극하다가 전쟁의 참화를 불러온 또 하나의 사례를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에게서 본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셀 수 없이 많은 나라들에서 미국은 분란을 조장하고 전쟁을 일으켜 왔다.

외세에 의존하는 한 우리에게 평화는 멀어질 뿐이다. 미국을 믿고 의지하는 한 우리가 보게 될 것은 한반도 해역에 출몰하는 미국의 핵잠수함과 전범기를 달고 부산항에 들어오는 일본 자위대 군함뿐이다. 무엇보다도,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외세의 간섭을 끝장내고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안으로는 외세와 결탁하여 민족을 위기로 몰아넣는 매국노를 처단해야 하며, 밖으로는 자주적인 외교로 민족의 이익과 평화를 찾아야 한다.

자주‧민족‧민중을 가슴에 품고 작품 활동을 펼쳐 나가는 민족작가연합은 오늘의 현실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통일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 평화를 파괴하는 전쟁연습 중단하라!
- 전쟁을 강요하는 한·미동맹 파기하라!
- 친미친일 사대굴종 윤석열을 몰아내자!
- 외세를 몰아내고 민족자주 실현하자!

2023년 6월 1일
민족작가연합

태그:#민족작가연합, #전쟁연습, #군사훈련, #한미군사훈련, #전쟁연습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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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문학박사, 번역가. 충남 청양 출생. 시집 <<송전탑>>(2010). 번역서 <<명상으로 얻는 깨달음>>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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