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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가격이 몇 사긴 만에 올랐다는 게시글
 천일염 가격이 몇 사긴 만에 올랐다는 게시글
ⓒ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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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운전이 시작되면서 소금값이 폭등하고 있다. 특히 김치나 장류, 젓갈 등에 사용되는 천일염 가격은 시간대별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신안농협걸로 아까 주문하려고 하던 게 61,500원이었는데 몇 시간 사이에"라는 문자와 함께 천일염 20kg를 9만 원에 파는 이미지가 첨부된 게시글이 올라왔다. 6만 원짜리 천일염이 불과 몇 시간 만에 3만 원이 오른 셈이다. 

실제로 천일염 소비자 가격은 불과 일주일 사이 3~4만 원대에서 9만 원대로 치솟았다.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자인 신안군 지역 일부 생산자와 수협, 농협 등은 쇼핑몰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 재고량이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높은 가격의 천일염은 도·소매 업자들이 재고 물량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일염 가격이 오르자 '정제염' (해수를 공장에서 정제해서 생산하는 소금) 가격도 올랐다. 일부 정제염은 천일염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덩달아 가격이 상승했고, 주문량이 폭주하자 이마저도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82쿡' 등 주부 등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소금대란 속에서 천일염 구매에 성공했다는 글과 함께 이제라도 소금을 구매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12년 전에도 앞다퉈 천일염 사재기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 소금 사재기를 보도한 KBS뉴스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 소금 사재기를 보도한 KBS뉴스
ⓒ KBS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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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소금대란에 소금을 구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정부는 "사재기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소금 사재기는 이미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벌어졌다. 

2011년 4월 KBS는 "방사능 우려 때문에 소금 판매가 급증했다"며 "일본 원전 사고 이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깨끗한 소금을 미리 사두려는 사재기 바람 때문에 천일염이 동이 났다"고 보도했다. 

천일염의 경우 썩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고, 간수를 뺄수록 맛이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어 일반 소비자들은 앞다퉈 천일염 사재기에 뛰어들기도 했다. 

당시 염전 생산자들은 KBS와 한 인터뷰에서 "10배 이상 주문이 늘어났다"면서 "햇 소금은 모두 판매됐고 5년 이상 묵은 소금마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자 천일염 가격은 30년 만에 가장 높은 폭으로 오르면서 30kg 8천 원이었던 소금 가격이 2만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마저도 구할 수 없어 식당과 김치공장, 장류 업체들은 애를 먹었고,  김치와 장류, 식품 가격 등도 덩달아 인상됐다. 

시작에 불과
 
신안군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모습
 신안군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모습
ⓒ 신안천일염생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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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 해수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천일염 가격의 주요 원인은 "기상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장마철 대비 출하 물량 조절"이라며 "천일염 판매량도 감소하여 사재기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주장에서 맞는 것은 '기상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뿐이다. 천일염 생산량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등 이상기후이다. 특히 염전 가동 시기인 3월에서 10월 사이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일조량이 부족해 생산량이 크게 밑돌았다. 

이런 생산량 부족 사태에도 천일염 가격은 생산 원가를 크게 밑돌 정도로 낮았다. 그 이유는 저염식 문화와 김장문화 쇠퇴 등 소금 수요의 감소 때문이다. 결국 염전 농가들은 폐업을 하거나 태양광 발전으로 전환했고 2020년 생산량은 17만톤으로 2017년 30만톤에 비해 40% 이상 급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생산량이 감소된 천일염 수요가 급증하고 소금 사재기가 재연될 것은 눈에 보듯 뻔했다. 이미 2021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결정되자 온라인에서는 수산물과 함께 해수로 만드는 천일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정부는 천일염 대책으로 '정부수매 후 할인 방출'과 '천일염 이력제 의무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취재에 응한 한 생산자는 "정부에서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의미 없는 대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관련기사: 텅 빈 창고, 천일염 20kg 9만 5천원..."오염수 방류 이후 대폭락 우려" https://omn.kr/24dz4).

소금 사재기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을 비롯해 해수를 사용한 절임배추와 장류 등 식품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앞다퉈 나온다. 

정부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불안감을 괴담이라며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고발조치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국민의 입은 막고 원전 오염수 대책은 비루한 정부를 보면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감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소금사재기, #천일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일본 대지진, #소금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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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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