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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
 지리산 천왕봉.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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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모든 생명과 우리 후손들의 것이다. 당장의 돈에 눈먼 지리산 케이블카 계획 백지화하라."

지리산 케이블카 건설 추진에 대해 경남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 이정옥)이 10일 낸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남도와 산청군 등 지자체들이 다시 지리산 케이블카를 추진하자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산청군은 지난 4월 24일, 시천면 중산리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 5km 구간의 케이블카 건설을 공식화하고 담당조직을 출범시켰다. 

지리산 케이블카는 2007년, 2012년에 사업이 추진되다 환경부가 반려했던 적이 있다. 지리산을 둘러싼 지자체마다 케이블카를 추진하자 환경부가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케이블카를 추진하려는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녹색당은 "케이블카를 타러 온 관광객들은 불편한 시골에서 먹고 자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이동해 갈 뿐이라 지역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재정자립도 8.2%로 전국에서 거의 꼴찌인 산청군(243개 지자체중 218위)이 천억 원이 넘게 드는 건설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며 "결국 민간자본을 끌어들일 것이고 민간 자본을 유치하게 되면 케이블카 운영수익은 대부분 외부로 유출된다. 산청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국 케이블카와 관련해, 이들은 "여수, 통영 해상케이블카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적자이다"며 "때문에 산청군, 산청군민만 엄청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민간자본 유치를 쉽게 결정해선 안된다.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중산리~장터목 구간에 대해, 이들은 "백두대간의 지리산 주능선으로 생물다양성 유지와 생태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복원된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수많은 법정 보호 동식물이 살아가는 원시생태계의 보고이다"며 "인간이 감히 눈앞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짓밟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한번 파괴되면 완전한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국가적으로 생태적 가치가 높아 보존이 중요한 생태 자연도 1등급지역은 전국토의 9.2%밖에 되지않는다. 경남에는 유일하게 지리산 권역이 1등급 지역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케이블카가 생기면 등산객에 의한 산림훼손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 억지다"며 "케이블카로 실어 나르는 수많은 관광객에 의해 지리산 정상부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며, 케이블카 승강장의 거대한 구조물과 수십 개의 케이블 중간 철탑은 허공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햇다.

이어 "지리산 곳곳에 수많은 중장비가 올라가는 길을 만들고,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 기둥을 세워 올리는 대공사를 하는데 어찌 케이블카가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는가"라며 "공사 기간과 케이블카 운행 중에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과 산림파괴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지리산 천왕봉을 감상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들은 "한심한 핑계도 댄다. 지금도 차량이 닿는 성삼재, 정령치, 형제봉, 구재봉에서는 케이블카 없이도 지리산을 충분히 조망할 수 있다"며 "친환경 저상 전기버스 1대도 없는 산청군은 사회적 약자의 복지정책은 하나도 관심 없으면서 비겁하게 그들의 권리를 구실삼는가?"라고 했다.

경남녹색당은 "어머니의 산, 지리산은 임기 몇 년짜리 정치인의 것이 아니다. 지리산에 기대어 살고 있는 온 생명, 주민 그리고 우리 후손의 것이다. 몇몇 정치인, 자치단체장이 무책임하게 당장의 돈과 표를 좇아 삽질하고 파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리산을 지키는 것은, 당장의 돈벌이만 가능하다면 이 땅의 숱한 생명, 생태와 자연을 짓밟고 학살해도 된다는 자본의 논리와 인간중심의 오만함이 초래한 기후재앙을 멈추는 작지만 분명한 발걸음이다"고 했다.

태그:#지리산, #케이블카, #경남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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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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