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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불평등공동행동이 8월 5일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기후재난 희생자 추모와 근본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추모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우리 모두의 삶을 위협하는 가운데, 불평등한 사회 구조 속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더 많은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참가자가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라고 묻고 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한 참가자가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라고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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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주거권실천단 단원이 기후재난 희생자를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한 청년주거권실천단 단원이 기후재난 희생자를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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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난의 이름은 '불평등'이다."

지난해 8월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집'에서 일가족 3명이 숨졌다. 동작구에 거주하던 한 기초생활수급자도 '집'에서 변을 당했다.

가장 안전하고 편안해야 할 '집'.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생존 위협이 도사리는 공간이다. 올해도 폭염, 폭우 등으로 기후 위기는 모습을 드러냈으며 어김없이 가장 약한 사람들을 덮쳤다. 집에서, 길에서, 일터에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일상이 됐다.  
 
김진억 노동자주거권실천단원, 권명숙 서울민중행동 집행위원장, 조항아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사무처장, 하민지 옥바라지선교센터 회원이 추모문화제 마지막 순서인 '우리의 다짐'을 낭독하고 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김진억 노동자주거권실천단원, 권명숙 서울민중행동 집행위원장, 조항아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사무처장, 하민지 옥바라지선교센터 회원이 추모문화제 마지막 순서인 '우리의 다짐'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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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불평등이 재난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올렸다. 버려진 박스를 이용해 손수 만든 피켓을 가지고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이 '불평등이 재난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올렸다. 버려진 박스를 이용해 손수 만든 피켓을 가지고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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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생존 위협받는 반지하… 임시 대책마저 미흡

지난해 8월 10일 서울시가 낸 자료에 따르면, 시는 참사 이후 반지하 주택 20여 만 가구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달 후 1100호 표본조사로 계획을 바꿨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비판 여론이 일자 올해 4월에야 다시 전수조사에 나섰다. 조사는 1~4단계로 진행됐으며 6월에 완료됐다.

지나 5월 서울시가 낸 자료에 따르면, 전체 23만7619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약 88%가 4단계에 조사 진행됐다. 문제는 1~3단계와 달리 4단계에서 지원 범위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1~3단계의 경우 '신속한 대표가 어렵거나 침수 위험이 있는' 곳들이고 4단계는 '비교적 침수 위험이 낮은' 곳들로 분류가 다르다. 

기준이 다소 다르더라도 이전 단계에서는 '불필요'를 제외한 가구를 모두 지원했으나 4단계에서는 침수방지시설 필요 '매우'로 분류된 곳만 예방시설을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보통(4만3739호)', '약간(5만1556호)'으로 조사된 가구는 사고 위험성이 있음에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많은 가구가 배제됐지만 지원이 예정된 건물마저도 설치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침수방지시설인 '차수판'이 설치된 가구는 설치 대상의 21%에 불과하다. 건물주들이 '집값 하락'을 이유로 반대할 경우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에 재난불평등공동행동은 "작년 연말 전수조사를 완료해 올해 초반부터 건물주 등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면 달성률은 훨씬 높았을 것"이라며 '늦장 지원' 등 문제의 책임이 서울시에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반지하 주거민들을 위한 대책으로 서울시가 내놓은 '공공임대주택 이주', '보증금 무이자대출', '월 20만원 바우처 지원' 등의 정책은 전체 반지하 가구의 0.95%에만 적용된다. 
 
한 참가자가 피켓을 머리 위로 올린 채 햇빛을 피하고 있다. 이날 서울 최고기온은 35도에 달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한 참가자가 피켓을 머리 위로 올린 채 햇빛을 피하고 있다. 이날 서울 최고기온은 35도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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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에 참여한 청년주거권실천단 단원이 발언하고 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문화제에 참여한 청년주거권실천단 단원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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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불평등공동행동은 서울시 반지하 대책으로 ▲주거용도 지하층 건축 금지 및 지하 주택 침수방지시설 의무화 ▲매입임대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반지하 밀집지역 등 정비사업 시행 시 공공임대주택 공급 의무비율 확대를 제시했다. 

이들은 추모제에 앞서 7월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주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정책 변화'와 '정의로운 전환'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요구 사항이 적힌 조끼를 입은 홈리스행동 참가자가 청년주거권실천단의 발언 및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요구 사항이 적힌 조끼를 입은 홈리스행동 참가자가 청년주거권실천단의 발언 및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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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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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에 참가한 홈리스행동 회원들이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 "불평등이 재난이다" 반지하 폭우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 문화제에 참가한 홈리스행동 회원들이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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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기후약자, #주거불평등, #주거취약계층, #반지하, #추모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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