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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청 공무원들이 8일 오전 노조원들의 시청사 로비 점거 농성 상황에서도 점심시간 1시간 전부터 구내식당 앞에 줄지어 서있다.
 광주광역시청 공무원들이 8일 오전 노조원들의 시청사 로비 점거 농성 상황에서도 점심시간 1시간 전부터 구내식당 앞에 줄지어 서있다.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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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광주시립 제1요양·정신병원 노조원들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4시간 가량 시청사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광주시는 업무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광주경찰청에 시설보호를 요청해 경력이 긴급 투입됐지만, 상당수 시 공무원들은 점심시간 1시간 이전부터 구내식당 앞에 도열하면서 근무 태만 논란을 불렀다.

임금 체계를 일방적으로 개편한 위·수탁 재단의 계약 취소를 요구하며 파업과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광주시립 제1요양·정신병원 노조원 등 80여명은 8일 오전 10시부터 시청사 1층 로비에서 강 시장 면담을 요구했다.

앞서 청원경찰 및 공무원들과 몸싸움 끝에 로비로 진입한 노조원들은 시장 집무실로 통하는 엘리베이터 출입구에서 재차 진입을 시도했으나 가로막히자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진입 과정에서 청원경찰과 공무원 수 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기도 했으며, 단식 중이던 노조원 5명도 탈진 증상을 보여 119구급대에 의해 이송됐다.

광주시는 노조원들이 청사 진입을 시도하자 광주서부경찰서 측에 구두로 시설보호를 우선 요청하고, 이후 정식 공문을 발송했다. '광주시청사 무단점거에 따른 시설보호 요청' 공문에는 이날부터 점거 상황 종료 시까지 노조원들의 시청사 사무공간 진입을 제한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광주시의 요청을 접수한 광주경찰청은 기동대 2개 중대와 형사·수사·정보 등 인력 150여명을 투입해 노조원들의 사무공간 진입 시도를 막았다. 이들은 노조가 조건부로 점거 농성을 푼 오후 2시까지 점심도 거른 채 청사 방호 업무를 수행했다.
 
광주시립 제1요양·정신병원 노조원들이 8일 오전 광주광역시 시청사 로비에서 강기정 시장의 면담과 위·수탁 재단의 계약 취소를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립 제1요양·정신병원 노조원들이 8일 오전 광주광역시 시청사 로비에서 강기정 시장의 면담과 위·수탁 재단의 계약 취소를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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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광주시 공무원 상당수는 지하 1층 구내식당 앞에서 점심시간 훨씬 이전부터 식사를 기다리는 촌극을 연출했다.

노조원들과 청원경찰,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오전 10시45분께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 공무원들은 오전 11시께가 되자 100여명이 긴 줄을 이뤘다.   

구내식당으로 내려가는 일부 엘리베이터가 노조원들의 진입 저지를 위해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도 계단을 이용해 구내식당 앞에 줄을 선 공무원들은 일상인 듯 태연하게 식당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식사 인원 분산을 위해 부서별로 점심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때도 있었고, 평소 식당 운영과 업무 효율을 위해 오전 11시30분부터 줄을 서왔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광주시와 협상을 이어가던 노조원들은 오후 2시께 담당 국장 면담을 조건으로 점거 농성을 풀었고, 광주경찰도 최소한의 경력만 남기고 철수했다.

노조 측에서는 김혜경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본부장과 김영정 광주전남본부 사무처장이, 광주시 측에서는 정영화 복지건강국장과 송혜자 건강정책과장이 면담을 진행했다.

광주시립 제1요양·정신병원 노조는 빛고을의료재단으로 운영자가 변경되면서 임금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자 55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또 일부 노조원들은 지난달 25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광주시 한 관계자는 "점거 농성으로 인한 청사 방호업무 교대자와 소방 등 긴급업무 교대자들이 구내식당을 먼저 이용한 것으로 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근무시간을 어긴 경우는 없는지 복무 점검을 해보겠다"고 해명했다.

태그:#광주시, #근무태만, #점거농성, #시설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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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통신 기자를 거쳐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보와 제휴·광고 문의는 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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